"때로는 거창한 무엇보다 작고 투박한 말 한 마디가 가장 와닿는 위로가 될 때가 있다." - 세정 <화분> 음반 설명 중에서.

요즘처럼 사람과의 관계가 단절되고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 나 혼자만 외롭게 서 있는 듯한 시기가 언제 또 있었으랴. 쉽지 않은 시절을 보내는 요즘 같은 때에 누군가를 위로해줄 수 있는 존재 중 하나는 음악이다. 당신의 마음에 따뜻한 기운을 전해주는 발라드 신보 2장 역시 공교롭게도 '위로'의 정서를 공통 분모로 삼고 있다.

세정 '화분'... '꽃길', '터널'에 이은 힐링 발라드 3부작
 
 세정의 첫 솔로 미니 앨범 <화분> 표지

세정의 첫 솔로 미니 앨범 <화분> 표지 ⓒ 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걸그룹 구구단의 멤버이자 연기자, 솔로 가수로도 활동하고 있는 세정이 데뷔 4년 만에 솔로 미니 앨범을 발표했다. <화분>은 그간 발표했던 그녀의 발라드 '꽃길'(2016년), '터널'(2019년)에 이어 이른바 '힐링 발라드' 연작으로 불러도 좋을 법한 동명의 곡 '화분'을 전면에 내세운다.

Mnet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으로 데뷔한 세정은 당시 "꽃길"이라는 단어를 여러 번 언급했다. 이를 그대로 활용했던 솔로곡 '꽃길'에선 한송이 꽃을 피우기 위해 헌신한 당신(어머니)의 사랑에 고마움을 표시했다. 지난해 12월 발표한 '터널'을 통해선 칠흑 같은 어둠 속 청춘들에게 한 줄기 빛이 되어주는 희망을 노래했다. 각각 지코, 박우상이 작곡한 이 음악들은 세정의 목소리를 만나 생명력을 얻었고 동세대 청춘들에게도 위안이 되어 주는 존재가 됐다.

총 5곡이 담긴 <화분> 역시 기존 세정의 장점을 잘 살린 차분한 감성의 발라드곡들을 전면에 내세웠다. 싱어송라이터 선우정아(작사/작곡)와 바버렛츠 안신애(작사)의 작품 '화분'은 물론, 세정이 직접 작사, 작곡에 참여한 '오늘은 괜찮아', '꿈 속에서 널' 등도 인상적이다. 이 곡들은 어쿠스틱 피아노, 기타 한 대에 현악 연주를 첨가하는 정갈한 편곡을 거쳐 목소리에만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한다. 이런 부분들은 지친 음악 팬들에게 <화분>은 모처럼 마음의 안식을 안겨준다.
 
 세정의 신곡 '화분' 뮤직비디오 중 한 장면.

세정의 신곡 '화분' 뮤직비디오 중 한 장면. ⓒ 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수록곡 중에선 모던 록 형식을 취한 'Skyline'이 기대 이상의 즐거움을 제공해준다. 기존 솔로 세정의 음악세계에선 보기 힘들었던 트렌디한 사운드로 중무장된 이 곡은 제대로 된 주인을 만난 듯 경쾌하게 3분여의 고공 비행을 이끌어낸다. 음악의 형식은 앞서 소개한 발라드들과 결을 달리하지만 가사("그 안에 담긴 모든게 더 빛이 나기를") 속 의미 만큼은 일관성을 유지하며 듣는 이들을 매료시킨다.

음반 전체적으로 진성과 가성을 적절히 오가며 표현하는 세정의 목소리는 그 어느 때보다 진실된 울림을 선사한다. 아이오아이, 구구단 활동을 통해서 이미 검증된 실력파 보컬이기도 하지만 햇수가 쌓여진 만큼 그녀는 한층 더 성장을 이뤄냈다. 간만에 만나는 '웰메이드' 발라드 음반으로 감히 칭해본다.
 

'노리플라이' 권순관 < Connected >... 7년만의 솔로 음반 
 
 권순관의 솔로 2집 <커넥티드> 표지

권순관의 솔로 2집 <커넥티드> 표지 ⓒ 해피로봇레코드

 
지난 2017년 발매된 그룹 노리플라이의 정규 3집 <뷰티풀> 이후 3년만, 솔로 1집 <어 도어> 이후론 무려 7년 만에 권순관이 새 음반을 들고 돌아왔다.

정규 음반치곤 소박한 숫자인 총 8곡을 담은 솔로 2집 <커넥티드>는 그간 담백하고 때론 봄내음처럼 정감 어린 팝 발라드를 들려줬던 그의 기존 노선에서 크게 벗어나진 않는다. 대신 이별의 정서가 녹아있던 <어 도어>와 다르게 결혼을 계기로 행복함이 녹아 있는 노랫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설레임 혹은 풋풋함이 어려 있는 순수한 감정이 곳곳에 자리잡고 있다.

서정성을 극대화시키는 피아노 선율과 현악기 중심의 단순한 악기 편성이지만 특별한 기교를 배제하고 소박함이 배어 있는 멜로디와 목소리는 웬지 모를 자기 반성의 시간을 마련해준다. 그리고 어느 순간 권순관의 음악은 외로움에 지친 이들에게 큰 위안을 선사해준다. 이에 대해 편지 형식을 취한 본작의 소개문을 쓴 유명 작사가 김이나는 "상상 이상의 용기를 내게 해준 작품"이라고 <커넥티드>를 정의내린다.  
 
 권순관의 신곡 '너에게' 뮤직비디오 중 한 장면. 예전 1950~60년대 영화 필름처럼 가로 방향으로 넓게 설정된 해상도의 화면과 뿌연 질감으로 촬영해 음악 속 서정성을 더욱 극대화시킨다.

권순관의 신곡 '너에게' 뮤직비디오 중 한 장면. 예전 1950~60년대 영화 필름처럼 가로 방향으로 넓게 설정된 해상도의 화면과 뿌연 질감으로 촬영해 음악 속 서정성을 더욱 극대화시킨다. ⓒ 해피로봇레코드

 
타이틀곡으로 채택된 '너에게'는 자신의 아내에게 고마움을 표시하는 지극히 개인적인 러브송이면서도 두려움 없이 함께 걸어가자는 내용으로 세상 속 다른 이들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메시지를 담았다.

전체적으론 차분한 감성을 자극하는 곡들을 담았지만 음반의 동명곡 'Connected', '너에게만은 아름답기를'에선 그루브를 강조한 R&B적 요소를 전면에 내세우며 잠시 동안의 음악적 일탈을 꿈꾸기도 한다. 특히 데뷔 이래 처음 피처링 음악인을 활용한 'Connected'에선 크러쉬의 참여를 통해 색다른 변신을 도모한다.

이밖에 어두운 곳에서도 당신은 충분히 빛을 내고 있다고 'Stay', '터널' 등의 곡을 통해 그는 사람들을 위로하며 음반 제목 처럼 마음과 마음을 연결시킨다. 30여 분 남짓한 음반의 런닝타임은 모처럼 경건함을 갖게 하는 자기 반성의 시간이자 동시에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긍정의 메시지를 전해주는 시간이기도 하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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