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킹덤> 왕세자 이창 역할을 맡은 배우 주지훈 인터뷰 사진

ⓒ Netflix

 
*주의! 이 기사에는 드라마의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1회부터 주요 인물들이 계속 죽어서 깜짝 놀랐다. 뒤에 이야기를 어떻게 이어가려고? 매번 경악하면서 봤다. 괜히 '갓은희'가 아니구나 싶었다. 재미있게 읽으면서도 앞으로 (촬영하려면) 고생길이 훤하겠구나 그런 생각했다."

20일 배우 주지훈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킹덤> 시즌2 대본을 처음 읽었을 때의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그만큼 지난 13일 공개된 <킹덤> 시즌2는 충격적인 스토리와 속도감 있는 전개로 시청자들을 만족시켰다.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 태국, 말레이시아 등 해외 여러 나라에서도 <킹덤>이 넷플릭스 스트리밍 상위권을 차지한 이유이기도 하다. 이날 인터뷰는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온라인 화상채팅으로 진행됐다.

지난해 1월 시즌1을 공개한 이후부터 전 세계적인 인기 시리즈물로 자리 잡은 <킹덤>은 죽은 자들이 되살아나 산 사람을 뜯어먹는 '역병' 때문에 생지옥이 된 조선을 그린다. 주지훈은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권력을 탐하는 혜원 조씨 가문을 막고 백성을 구하기 위해 애쓰는 왕세자 이창 역을 맡아 연기했다. 
 
이번 시즌2에서 이창은 괴물이 된 아버지 왕(윤세웅 분)과 스승처럼 여겼던 안현대감(허준호 분)을 직접 죽이는가 하면, 둘도 없는 동료 무영(김상호 분)까지 잃었다. 그 와중에도 백성을 위해 감정을 추스르고 앞으로 나아가야 했다. 시청자로 그저 지켜보기에도 고통스러운 장면이 많았던 만큼, 이를 연기하는 배우 역시 만만치 않았을 터다. 

"김은희 작가님 글이 보고 읽기는 재밌고 쉽다. 잘 읽힌다. 그런데 연기를 하려면 진짜 죽어난다. 대본을 보고 '이걸 어떻게 연기하나, 정말 곤란하다' 싶더라. 순간순간 숨소리 하나, 눈빛 하나로라도 그런 감정을 이어가려고 노력했다. 그게 잘 표현됐는지 궁금하다. 보시는 분들이 느껴야 하는 거니까. 요즘은 리뷰를 찾아보면서 그런 게 보였는지 확인하려고 한다.

또 무영은 창에겐 친구이자 유일한 기댈 곳이었다. 날 배신했지만 역설적으로 어깨를 내주고 싶은 친구였기 때문에, 저는 무영의 죽음이 제일 슬펐다. 현장에서 (김)상호 선배에게 의지하는 부분도 엄청 컸다. 김상호 선배가 없는 현장이 벌써 적적할 것 같다. 생각만 해도. 혼자 그런 상상도 했다. 시즌2 마지막 장면이 북녘에서 끝나지 않았나. 거기서 무영의 사촌 캐릭터가 나오는 거다. 똑같이 생긴 인물(웃음). 그런 상상도 혼자 할 정도였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킹덤> 왕세자 이창 역할을 맡은 배우 주지훈 인터뷰 사진

ⓒ Netflix

 
"결말이 좋았다, 이창의 선택에 동의"

힘든 건 감정적인 부분만이 아니었다. 6회 내내 괴물로 변해 쫓아오는 백성들을 물리쳐야 했기 때문에 크고 작은 부상도 많았다. 주지훈은 가장 힘들었던 촬영으로 6회 후반부 저수지 장면을 꼽았다. 그는 "하루에 다 찍을 수 없는 액션 신이었다. 물에 빠져야 했기 때문에 수조세트에서도 촬영하고, 외부 세트 촬영도 있었다. 여러 번의 촬영 동안 감정과 호흡을 이어가야 하는데, 피로도도 쌓여서 정말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고 털어놨다. 
 
이어 주지훈은 생사역(역병에 걸린 사람) 배우들의 피에 절은 삼베옷 때문에 고충을 겪었던 얘기도 공개했다. 

"(조선시대 배경이라) 의상이 삼베옷이었다. '생사역'들의 한복에 피 칠갑이 돼 있는 게 점점 굳어졌는데, 그게 상상도 못했던 부상으로 이어지더라. 굳은 삼베 옷을 잡아당기면 손이 다 벗겨졌다. 일대일 전투가 아니라 다수의 전투여서 유기적으로 카메라에 담겨야 했다. 그러다 보니 한 호흡만 틀어져도 모두 다 다시 찍었다. 액션 팀도 고생하고 합을 맞추는 저희도 고생스러웠다. 심적으로도 힘들었다. 가짜 칼이지만 어쨌든 제가 쥐고 있는 게 칼이지 않나. CG로 작업하고, 장검 대신 짧은 칼로 썼는데 스치기만 해도 피부가 찢어지기 쉽더라. 제가 타인을 다치게 할 수 있다는 심적 부담감이 엄청 컸다. 육체적인 것보다 그게 부담스러웠다."

혜원 조씨를 몰아내고 자신의 자리를 되찾겠다던 이창은 오히려 시즌2 결말부에서 왕이 되기를 포기한다. 서자이자 아버지를 죽인 반역자인 자신보다 (실제로 왕의 핏줄은 아니지만) 어린 원자가 왕위를 물려받는 게 나라를 안정시키실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일부 팬들은 이를 두고 "좋은 왕으로 성장한 이창의 모습을 기대했는데"라며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주지훈은 "이창의 선택에 동의한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저는 (결말이) 되게 좋았다. 옳은 일을 위한 희생은 당연한 것일까. 많은 영화, 드라마의 주제이지 않나. 창은 그걸 어떻게든 막으려 했다. 물론 이상적이긴 하지만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 보려고 한 것이다. 어쨌든 저는 제 손으로 왕을 죽인 왕세자이니 논란의 소지가 있고, 실제로는 아니라도 적통인 원자에게 그걸 물려준 것이다. 전시상황을 빠르게 안정되게 만들기 위해 좋은 선택을 한 것 같다. 생사초의 비밀이 아직 다 밝혀지지 않았다. 그걸 아무한테나 얘기할 수도 없고, 믿을 수 있는 사람에게 맡겨야 한다. 창과 동료들이 앞으로도 비밀을 찾아내기 위해서 그림자로 들어가는 선택이니까 (왕이 되지 않아도) 괜찮았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킹덤> 왕세자 이창 역할을 맡은 배우 주지훈 인터뷰 사진

ⓒ Netflix

 
이창은 끔찍한 일들을 겪으면서도 좌절하지 않고 대의를 위해 나아간다. 주지훈은 그런 창에게 공감한 부분이 많다고 고백했다. 이어 그는 과거 드라마에서 연기력 논란에 휘말렸을 때를 회상하며 자신 역시 당시에 스스로 이겨내려고 노력했던 경험을 털어놨다.

"창은 분명히 극적인 선택을 하는 인물이다. 하지만 저도 살면서 창처럼 그런 상황에 놓인 적이 많았다. 좌절할 만한 경험을 겪고 난 이후에, 오히려 이 악물고 한 적이 있었다. 나도 드라마 <궁> 때 연기 못한다고 되게 비판을 받지 않았나. 그런데 여기까지 왔다. 스스로 생각해봐도 내 앞에 난관이 있을 때, 이 악물고 버텨나갔던 것 같다. 물론 주변에 훌륭한 사람들의 도움도 있었다. 

그런 일이 있을 때 무너지는 사람도 있고 좌절하는 사람도 있고, 좌절했다가 다시 일어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실제로 우리도 그렇지 않나. 또 나는 문지방에 새끼 발가락만 찧어도 죽을 것 같은데, 다큐멘터리를 보면 독립운동하셨던 분들은 모진 고문을 겪고 이겨내시지 않았나. 그런 분들이 실존하셨기에 창도 그럴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연기했다."


"시즌 3 제작되면 안 할 이유 없어"

한편 시즌2 가장 마지막 장면에서는 배우 전지현이 카메오로 등장해, 새로운 국면의 시즌3에 대한 기대를 남겼다. 주지훈은 전지현의 합류 소식을 듣자마자 "두손 두발 다 들고 환영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 장면 만으로도 아주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압도 당하는 느낌이었다. 앞으로 시즌3 촬영을 함께 한다면 호흡을 맞출텐데 기대가 된다"며 "시즌3는 관객 여러분들이 갈구해 주셔야 넷플릭스가 움직인다. 우리 배우들은 <킹덤>을 정말 애정하고 있고, 시즌3이 제작되면 안 할 이유가 없다. 넷플릭스를 움직여 달라"고 웃으며 호소했다. 

이날 주지훈은 인터뷰 직전에도 김은희 작가와 함께 시즌3에 대한 수다를 떨고 왔다고 전했다. 그는 "시즌3에 이런 액션이 있으면 어떠냐, 이런 장면도 좋겠다. 서로 아이디어를 뿜어내고 있다. 신나서 이야기하다가 왔다"며 "사실 김은희 작가는 시즌3 1화에서도 주인공을 죽일 수 있는 분이기 때문에, 저는 불안해 죽겠다. 저는 살아남고 싶다. 창이가 죽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면서도 관객들이 전혀 예상치 못한 시즌3이 나올 수도 있다고 예고하기도 했다. 

"<킹덤>의 '생사초'(죽은 사람을 깨워 좀비를 만드는 풀) 이야기에 확장 가능성이 있지 않나. 다른 나라로 갈 수도 있고, 이창을 죽일 수도 있다. 주인공이 바뀔 수도 있다. 대단한 필력을 갖고 계신 김은희 작가는 그러고도 남을 사람이다. 시대가 달라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생사초는 풀이니까. 그 풀이 어딘가에서 계속 자란다면 현대로 올 수도 있다. 관객들을 아주 만족시킬 만한 퀄리티의 이야기이면서도, 뭔가 완전히 선을 넘어가지는 않는 시즌3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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