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해 한국 사회가 일시정지 상태에 놓인 지도 어느덧 두 달이 넘었다. 사회가 제 기능을 되찾으려면 일상 속에서 이뤄지던 모든 일들이 정상적으로 돌아와야 하는데, 프로 스포츠를 관전하는 일도 그 중 하나일 것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그 시점이 불확실하다. 겨울에 치르는 국내 프로배구(3월 23일)와 프로농구(여자부 20일, 남자부 24일)는 시즌을 조기 종료했다. 시즌이 중단된 시점의 성적을 기준으로 리그 우승 팀들을 결정했으며 일부 리그는 포스트 시즌에 배당되었던 상금을 코로나19 기부금으로 내놓았다.

2월 마지막 주말에 개막할 예정이었던 남자 프로축구(K리그)도 개막 일정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프로야구 KBO리그 역시 각 팀의 스프링 캠프 일정만 마친 상태에서 시범경기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 보통 지금 쯤이면 시즌 개막을 앞두고 각 팀들이 시범경기를 통해 팬들과 미리 인사를 나눠야 하지만, 각 팀은 관중 없이 자체 청백전만 치르고 있다.

개막은 추가 연기... 4월 20일 이후 예정

시범경기를 취소한 시점에 KBO리그는 당초 3월 28일로 예정되었던 KBO리그의 개막을 2주 연기하며, 추후 상황에 따라 추가 연기 여부를 검토한다고 발표했다. 이후에도 단장들의 실행위원회와 구단 대표이사들이 모이는 이사회를 통해 리그 일정에 대한 논의가 수시로 이뤄졌다. 

그리고 지난 24일 KBO리그 이사회가 다시 한 번 열렸다. 최근 정세균 국무총리의 담화(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기간)와 관련하여 코로나19 위기 극복 및 국민 건강을 위한 정부 시책에 KBO리그가 동참한다는 취지에 따라 개막 일정이 다시 한 번 변경됐다. 

당초 계획대로 2주 연기라면 KBO리그는 4월 11일이 개막일이다. 그러나 이사회는 보다 신중하게 개막해야 할 필요성에 의견을 모아 정규 시즌 개막을 4월 20일 이후로 추가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정부가 정한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기간은 4월 5일까지인데, 리그 개막에 최소 2주 이상의 시간이 필요한 점을 감안하여 더 늦춘 것이다. 

야구경기를 기다리는 팬들의 갈증을 풀어줄 방안도 함께 준비한다. 이미 각 구단은 자체 청백전 훈련 모습을 각자 인터넷 방송 플랫폼을 통해 생중계하고 있다. KBO리그 측에서는 4월 7일 타 구단과의 연습경기가 시작되면 이에 대한 TV 생중계를 편성할 예정이다.

타 구단과의 연습경기 역시 현재 진행되는 구단 자체 청백전과 마찬가지로 무관중 경기로 진행된다. 2연전, 3연전 등으로 편성되지 않고 숙박 없이 당일에 원정을 떠나 경기를 치르고 바로 귀가할 수 있는 경기로만 편성할 예정이다.

국내의 모든 프로 스포츠 경기들이 중단되면서 스포츠를 중계하는 방송사들의 콘텐츠가 고갈되는 상황도 고려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과거의 명승부 경기들을 찾아서 재방송하는 것은 추억을 회상하는 취지에서는 좋지만, 그 자료의 양도 한정될 수밖에 없다.
 
하이파이브 하는 롯데자이언츠 24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롯데자이언츠 청백전 경기 후 선수들이 하이파이브하고 있다.

▲ 하이파이브 하는 롯데자이언츠 24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롯데자이언츠 청백전 경기 후 선수들이 하이파이브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 때문에 각 구단의 동선을 최소화하는 등 외부인과의 접촉을 최대한 줄이는 범위에서 연습경기가 편성될 것으로 보인다. 대체로 수도권 지역에 있는 팀들끼리 연습경기를 치르고, 남부지역에 있는 팀들끼리 연습경기를 치르는 방식이다.

일단 수도권 5팀의 동선은 잠실(LG 트윈스, 두산 베어스)과 고척(키움 히어로즈), 인천(SK 와이번스) 그리고 수원(kt 위즈) 사이에서 이뤄진다. 서로의 경기장 간의 거리가 아무리 길어도 50km가 되지 않기 때문에 교통상황이 나쁘지 않다면 여유있게 1시간 전후로 이동할 수 있다.

문제는 남부지역 팀들 사이의 이동 거리다. 롯데 자이언츠(부산)와 NC 다이노스(창원) 사이의 거리는 57.8km로 그나마 가까운 편이지만, 삼성 라이온즈(대구)는 롯데나 NC를 상대로 원정을 다녀오려면 편도 거리만 해도 90km가 넘는다.

한화 이글스(대전)는 남부지역 팀들 중 지리적으로 수도권과 가까운 편이라 정규 시즌에는 다른 남부지역 팀들에 비해 이동 거리가 짧은 편이다. 그러나 남부지역 5팀으로 한정했을 경우에는 그나마 가까운 대구까지의 이동 거리만 해도 최소 160km 이상이다.

KIA 타이거즈(광주)는 정규 시즌에도 다른 9팀들에 비해 이동 거리가 가장 긴 팀이었다. 영남 지역에는 3팀이 모여있지만, 호남 지역엔 KIA 1팀만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가까운 대전까지의 이동 거리만 해도 176.5km이며, 다른 지역으로 갈 경우 기본 200km 이상은 이동해야 한다.

이 때문에 남부지역 팀들은 이동 과정에서의 체력 문제로 매일 꾸준하게 연습경기를 편성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힘들다. KBO리그 측에서도 이에 대하여 팀당 1주 6경기가 모두 편성되지 못할 수 있으며, 하루 5경기가 모두 편성되지 못할 수도 있음을 인정했다.

조심스럽게 준비되는 개막, 외인 선수들도 모두 돌아온다

코로나19와 관련된 상황은 개막 연기를 결정했던 2주 전과 비교하면 나아졌다고 보기 어렵다. 3월 24일 0시 기준으로 확진 판정 이력자가 9000명을 넘었다. 그나마 희망적인 요소는 확진자 증가 추세가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30팀 중 29팀이 연고를 두고 있는 미국은 코로나19 확진자가 4만 명을 넘기는 등 상황이 나빠지고 있다. 토론토 블루제이스를 연고로 하는 캐나다는 자국민의 직계 가족과 미국인을 제외하고 출입국을 통제한 상황이라 류현진은 플로리다 주 스프링 캠프장에 발목이 묶여있는 상태다.

KBO리그의 각 팀들은 스프링 캠프를 마무리하면서 5팀은 외국인 선수들을 모두 데리고 입국했으며, 나머지 5팀은 일단 귀가 조치하여 대기토록 했다. 그러나 외국인 선수들을 두고 왔던 시점은 대한민국의 상황이 상당히 좋지 않은 때였다.

지금은 대한민국과 미국의 상황이 뒤바뀌었다. 오히려 메이저리그 선수인 최지만(탬파베이 레이스)이 팀의 캠프장과 경기장이 모두 폐쇄되어 훈련할 곳을 찾기 위해 고향 인천으로 일시 귀국했을 정도다. 최지만은 당분간 형이 운영하는 훈련 시설에서 개인 훈련을 진행한다.

상황이 이렇게 바뀌자, 대기하고 있던 외국인 선수들도 입국을 서두르고 있다. SK는 제이미 로맥(캐나다)만 16일에 따로 입국하고 나머지 2명은 선수단과 함께 들어왔다. 로맥은 아내의 출산을 함께하는 사정으로 입국이 늦어졌으며, 캐나다가 출국을 제한하기 전에 비행기를 탈 수 있었다.

kt는 이후 다른 4팀 중 가장 먼저 외국인 선수 3명이 모두 조기 입국했다. LG는 22일 타일러 윌슨이, 23일 로베르토 라모스가 입국했으며, 25일에 케이시 켈리도 입국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확진자가 가장 많은 대구를 연고로 하고 있는 삼성의 외국인 선수들도 24일에 모두 돌아온다.

한화의 제러드 호잉과 채드 벨은 25일, 워윅 서폴드도 26일에 돌아온다. 마지막으로 키움의 외국인 선수들도 27일 같은 비행기를 통해 인천공항에 도착한다. 이들은 각 국제공항에서 검사를 받은 뒤 음성 판정을 받을 경우 바로 선수단에 합류할 수 있다.

올림픽 1년 연기 확정... 경기 일정 재편성 불가피

4월 20일 이후 개막으로 가닥을 잡았지만, 팀당 경기수 등 세부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24일 낮에 있었던 이사회에서는 팀당 144경기를 그대로 진행할지, 128경기 선으로 단축할지에 대한 세부 요소들을 아직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올해 편성되었던 일정에는 7월 말에서 8월 중순까지 한시적으로 시즌이 휴식기에 들어갈 예정이었다. 올 여름에 예정되었던 2020 도쿄 올림픽 때문이었다. 그러나 24일 저녁 일본의 아베 총리와 IOC의 바흐 위원장이 올림픽을 2021년으로 연기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올림픽이 연기된 관계로 KBO는 올해 리그 일정을 다시 편성해야 하고, 2021년으로 연기된 올림픽 일정에 맞춰 2021년 시즌 계획도 일부 수정해야 한다.

KBO리그 측에서는 개막이 계속 연기될 경우 시즌 규모를 일시적으로 줄일 수 있음을 감안하고 있다. 개막 후에도 어느 정도 영향이 있다고 판단되면 무관중으로 경기를 진행하다가 상황에 따라 관중들을 조금씩 제한적으로 받는 방식으로 증가시킬 계획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현 시점까지는 정규 시즌을 팀당 144경기로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올림픽 연기로 인하여 비어있던 18일 중 올스타 브레이크를 제외하면 2주 동안 팀당 12경기씩을 편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개막이 3주 이상 늦춰졌기 때문에 당초 계획보다 정규 시즌이 끝나는 시점은 미뤄진다.

다만 개막이 추가 연기될 경우 잔여 경기 일정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 2014년에 주말 3연전에 한하여 순연된 경기를 월요일에 실시하는 방법을 사용했는데, 이럴 경우 어느 정도 잔여 경기를 줄일 수 있는 효과가 있다. 가을 잔여 경기에 편성되는 일정은 평일 3연전 중 순연된 경기만 편성하면 되기 때문이다.

조심스럽게 시즌을 준비하고는 있지만,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 24일만 해도 KIA가 훈련을 도중에 중단하고 선수단을 귀가 조치했다. 선수 1명이 출근 과정에서 한계치 온도(37.5도)와 근접한 체온이 나왔기 때문이었다. 한계치를 넘기진 않았지만, 예방 차원에서 해당 선수를 선별진료소로 보내고 25일 예정되었던 자체 홍백전도 취소했다.

다행히 KBO리그에서는 24일 오후 5시 현재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선수가 나오지 않았다. 선수들은 확진되지 않았으나 다른 팀들의 협력 업체 직원들이 의심 증상으로 검사를 받는 등 아직 불안 요소들이 상주하고 있다.

선수단에서 1명만 확진되어도 리그 모든 일정이 중단된다. 진행되고 있던 시즌을 종료한 배구나 농구와는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일단 언제 시작할지 모르는 시즌을 안전하게 준비하는 것 이외에는 방법이 없다. 팬들은 늦게 시작되더라도 건강하게 경기를 즐길 수 있는 야구를 기다리고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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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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