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EFA는 60주년을 맞는 유로2020 대회를 1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UEFA는 60주년을 맞는 유로2020 대회를 1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 UEFA


 
'축구 대륙' 유럽은 매 2년 마다 월드컵과 유로대회로 들썩인다. 특히 유로대회는 '유럽의 월드컵'으로 불리며 유럽뿐만 아니라 전세계 축구팬의 시선까지 잡아 끈다. 유럽이 세계 축구시장의 중심인 데다 대회 결과는 2년 뒤 열리는 월드컵 우승 향방을 점치는 유력한 근거가 되기 때문이다. 

스페인은 오스트리아와 스위스가 공동 개최한 유로2008에서 우승했고, 여세를 몰아 2010남아공월드컵 우승까지 거머쥐었다. 프랑스는 자국에서 열린 유로2016에서 포르투갈에 밀려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2018러시아월드컵에선 크로아티아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올해는 의미가 더하다. 올해 대회는 출범 60주년을 맞는 해이고, 그래서 당시 미셸 플라티니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은 일찌감치 유로2012년 대회 결승전을 앞둔 기자회견 자리에서 유로2020 대회는 유럽 13개 도시에서 개최하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뜻밖의 돌발변수가 생겼다. 바로 코로나19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2일(현지시간) 기준 유럽대륙 확진건수는 이탈리아 4만7021건, 스페인 1만9980건, 독일 1만8323건, 프랑스 1만2475건에 이른다. 

UEFA는 19일(현지시간) '유로2020' 대회명칭을 유지하기로 했지만 개최시점은 1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팬과 스태프 그리고 선수들의 건강을 최우선의 가치로 두고, 올 시즌을 안전하게 마치는 방안을 논의했다. '이윤'이 아닌 '가치'가 이번 긴급회의의 대원칙"이라는 게 알렉산데르 체페린 UEFA 회장의 설명이다. 

1996년 잉글랜드 대회 이후 유로 대회 전경기를 거의 놓치지 않고 본 팬으로서 무척 아쉽다. 그러나 코로나19 여파가 유럽을 강타하는 시점이고, 팬과 선수의 건강을 고려한다면 1년의 시간은 얼마든지 기다릴 수 있다. 

'올림픽 연기' 판가름할 IOC의 시간

이제 도쿄올림픽을 살펴볼 차례다. 일단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연쇄 긴급 회의를 열어 정상개최 의지를 밝혔으나 최근 "다른 시나리오를 고려하고 있다"며 연기 가능성을 내비쳤다.  

올림픽의 정상개최에 반발하는 목소리도 잇따르고 있다. 노르웨이 올림픽 위원회가 코로나19가 진정세를 보일 때까지 도쿄올림픽을 미루자는 입장을 IOC에 전했고, 미국수영연맹과 영국육상연맹도 올림픽 연기를 요구하고 나섰다. 캐나다는 도쿄올림픽을 1년 연기하지 않으면 불참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했다.

 
  영국올림픽위원회(BOA)가 오는 7월 개막 예정인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선수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험하게 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사진은 영국올림픽위원회가 19일(현지시간) 발표한 코로나19 관련 입장문.

영국올림픽위원회(BOA)가 오는 7월 개막 예정인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선수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험하게 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사진은 영국올림픽위원회가 19일(현지시간) 발표한 코로나19 관련 입장문. ⓒ 연합뉴스


   
이와 관련, 의미 있는 보도가 나왔다. 영국 <로이터> 통신은 22일 "우리는 연기에 대비한 시뮬레이션을 마련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복수의 일본 올림픽조직위원회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복수의 관계자는 <로이터 통신>에 "우리는 플랜B, 플랜C, 플랜D 등 연기 시점에 대비한 다른 대안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올림픽 개최규모 축소, 무관중 경기, 개최시점 1~2년 연기 등이 대안으로 거론 중이라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이에 대해 도쿄올림픽조직위와 IOC는 즉답을 피했다. 

4년마다 한 번 씩 찾아오는 올림픽을 목표로 땀 흘린 선수들의 처지를 고려해 볼 때, 올림픽 연기는 파장이 불가피하다. 특히 은퇴를 앞둔 시점에 있는 선수에게 개최 연기는 출전 기회 자동 박탈을 의미한다. IOC나 도쿄올림픽조직위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하지만 '공정'이란 시선에서 볼 때, 충분히 검토해야 할 일이라는 판단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올림픽 각 종목 예선경기 일정이 줄줄이 취소되는 중이다. 이로 인해 일부 종목의 경우 본선 도전 기회조차 박탈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수구를 예로 들면, 올림픽 출전권이 걸려 있는 2020아시아수구선수권대회가 코로나19로 취소되고 아시아수연연맹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상위 3대 팀에게 출전자격을 줬다. 이로 인해 당시 5위를 차지한 한국 남자 수구대표팀은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도쿄행 꿈을 접어야 했다. 

또 코로나19 여파로 훈련 시설도 폐쇄돼 훈련하고 싶어도 훈련할 곳을 찾지 못하는 선수들도 없지 않다. 이런 와중이라면 본선이 예정대로 열린다 한들, 각 종목 출전 선수들이 자신의 기량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바흐 위원장도 당초 정상개최에 힘을 실었지만 최근 온탕과 냉탕을 오가는 모습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바흐 위원장은 "코로나19의 전세계 확산에 따른 복수의 시나리오들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하지만 독일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선 "올림픽은 주말 축구 경기처럼 연기할 수 없다"고 강경입장을 고수하기도 했다.

IOC는 이번 주 이사회를 열 예정이다. 이번 이사회에서 올림픽 개최 연기여부를 결정할 것이란 전망이 외신을 통해 나오는 중이다. 

UEFA는 유로2020 60주년이라는 상징성을 과감히 포기하고 1년 연기를 선택했다. IOC는 어떤 결단을 내릴까? 무엇보다 '이윤' 보다 선수와 관중의 건강과 안전을 고려한 결정을 내려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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