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임파서블> 포스터

<더 임파서블> 포스터 ⓒ 롯데엔터테인먼트

  
전염병, 태풍, 화재, 화산폭발 등 재난은 자연의 거대한 분노 속에서 인간의 존재가 얼마나 작은지 느끼게 해준다. 최근 발생한 코로나19 사태는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를 패닉으로 몰아넣었다. 특히 이탈리아의 경우 세계 2차 대전 때보다 상황이 더 심각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국가에서는 자가격리를 의무화하고 최대한 사람 간 접촉을 막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재난을 담아낸 영화들은 재난 상황을 실감나게 묘사해내며 공포와 불안을 유발한다. 물건을 쓸어 담는 사재기부터 이득을 얻기 위해 가짜뉴스(영화 <컨테이젼>)를 유포하는 모습, 전염병을 막기 위해 국민을 희생시키려는 정치인들의 이기적인 결정(영화 <감기>) 등을 담아내며 극적인 긴장감을 높인다.

하지만 이는 영화 속에서만 벌어지는 일이 아니다. 현재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덮친 상황에서 유럽을 비롯한 전 세계는 사재기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코로나 초기 마스크 사재기로 인해 물량부족 문제를 겪은 바 있다. 또 일본의 경우 코로나19 감염 검사 자체를 소극적으로 행하고 있다는 안팎의 비판을 받고 있다. 
  
 <더 임파서블> 스틸컷

<더 임파서블> 스틸컷 ⓒ 롯데엔터테인먼트

 
재난도 이겨낼 수 있는 힘 '휴머니즘'

하지만 사람은 이런 재난 속에서도 좌절만 하지 않고 이겨낼 수 있는 용기를 얻곤 한다. 그 바탕엔 바로 휴머니즘이 있다. 내가 아닌 우리를 생각하고 함께 위기를 극복해 나가려는 마음을 확인한 순간 재난의 그늘은 걷힌다.

2013년 국내에서 개봉한 <더 임파서블>은 여느 재난 영화들과 그 방향성이 조금은 다른 작품이다. 블록버스터의 규모와 긴장된 상황을 중점으로 이야기를 전개시키는 영화들과 달리 이 작품은 재난 이후의 상황과 재난에 빠진 인물들의 모습에 중점을 둔다. 때문에 기존 재난 영화들의 포인트라 할 수 있는 영웅주의나 희생정신에 매몰되지 않는다. 

작품은 2004년 동남아시아에서 30만 명의 사상자를 낸 쓰나미 속에서 살아남은 한 가족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마리아와 헨리는 크리스마스 휴일을 맞이해 세 아들과 함께 태국으로 휴가를 떠난다. 해변이 보이는 리조트 풀장에서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을 때 갑자기 쓰나미가 들이닥친다. 단 10분 만에 쓰나미는 지상의 모든 것들을 쓸어버린다. 그리고 헨리 가족은 모두 뿔뿔이 흩어진다.
 
실감나는 쓰나미 장면 이후 영화는 재난을 통한 오락코드를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다. 대신 상처 입은 사람들을 조명한다. 마리아는 첫째 아들 루카스와 함께 떠내려갔다. 엄마와 함께 있다는 안도감도 잠시, 루카스는 다리를 심하게 다친 엄마 마리아의 모습에 당황한다. 상처 입은 어머니의 모습은 아들을 우울하고 혼란스럽게 만든다. 무섭다는 루카스의 말에 '나도 무섭다'고 답하는 마리아의 모습은 재난이 지닌 공포를 실감하게 한다. 
 
루카스는 마리아의 곁에서 그녀를 돌보고 싶어 하지만 마리아는 다른 사람들을 도와주라 말한다. 그녀는 남편 헨리, 두 아들과 떨어져 있는 상황에서도 다른 사람들을 먼저 걱정한다. 마리아는 공포 속에서도 주저앉지 않는 용기와 남을 바라볼 줄 아는 따뜻한 마음을 지니고 있다. 그런 그녀의 마음은 루카스에게 전달된다. 루카스는 다른 이들이 가족을 찾는 걸 도와주며 아버지 헨리와 두 동생을 찾고자 한다.
  
 <더 임파서블> 스틸컷

<더 임파서블> 스틸컷 ⓒ 롯데엔터테인먼트

 
헨리는 다른 두 아들과 함께 있지만 생사를 알 수 없는 아내와 루카스 때문에 마음을 졸인다. 그는 연락을 취하기 위해 휴대전화 배터리를 빌리고자 하지만 쉽지 않다. 하지만 위기의 상황에 찾아와 도움을 주는 구조대처럼 재난 속에서도 개개인에 대한 사랑과 믿음을 보여주는 이들이 있다. 헨리는 도움을 받아 휴대전화 배터리를 빌리고 긴급재난센터를 돌아다니며 헤어진 가족을 찾아다닌다. 
 
재난 이후 남겨진 사람들의 모습 조명

<더 임파서블>은 기존 재난영화의 구성을 따르지 않는다. 위기-극복이 반복되며 심화되어 가는 위기를 묘사하는 대신 재난 이후 남겨진 사람들의 모습을 따뜻하게 담아낸다.

그래서 이 영화에는 재난영화의 포인트라 할 수 있는 '인재(人災)'를 연상시키는 악역이 등장하지 않는다. <부산행>에서 잘못된 판단이나 이기심으로 사람들을 위기로 몰아넣는 용석이나 <컨테이젼>에서 자신의 이익을 위해 가짜뉴스를 유포하는 앨런 같은 캐릭터가 없다.
  
 <더 임파서블> 스틸컷

<더 임파서블> 스틸컷 ⓒ 롯데엔터테인먼트

 
대신 사랑을 품은 이들이 존재한다. 특히 마리아는 가족과 헤어진 불안감과 심한 상처를 입은 몸, 지켜야 될 아들이 있는 상황 속에서도 타인을 향한 배려와 사랑, 위기를 이겨낼 수 있는 용기를 잃지 않는다. 이런 마리아의 모습은 극한의 이기심이 피어날 수 있는 재난 상황에서 인간됨을 잃지 않는 품격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이 영화의 제목 'The Impossible(더 임파시블)'에서 Impossible(임파시블)은 '불가능한'이란 뜻을 지닌다. 이 작품의 불가능은 재난과 고통 속에서도 사라지지 않는 타인을 향한 따뜻한 마음과 인류애를 뜻한다. 그 어떤 재난도 휴머니즘을 무너뜨리는 건 불가능하다는 걸 보여준다.

수많은 재난 상황 속에서 이를 이겨낼 수 있는 힘은 항상 휴머니즘이었다. 국내에서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되었을 때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이 대구로 향했고 일반 시민들은 자가격리와 마스크 착용을 실천하며 힘을 보탰다. 

재난을 이겨내는 건 인간의 몫이고 인간을 구해줄 수 있는 건 오직 인간만이 품을 수 있는 사랑과 믿음이다. 작품은 그 가치를 통해 재난 속에서 우리가 해야 될 행동이 무엇인지 조명한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준모 시민기자의 블로그에도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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