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킹덤> 박인제 감독 인터뷰 사진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킹덤> 박인제 감독 인터뷰 사진 ⓒ Netflix

 
"넷플릭스 슬로건이 '창작자의 자율성을 보장해주겠다'는 것인데, <킹덤> 시즌2 작업을 하면서 정말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킹덤> 시즌2를 연출한 박인제 감독은 19일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작품을 만드는 데 관여를 한다든지, 간섭하는 부분이 전혀 없었다. 극 중에 얼음 깨지는 장면 CG가 조금 어려운 작업이어서, 오픈 날짜를 미룰 수도 있었는데 그 역시 넷플릭스 측에서 충분히 이해해주는 부분이었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넷플릭스의 간섭 없는 지원이 '웰메이드' 한국식 좀비 드라마를 탄생시킬 수 있었던 셈이다. 이날 인터뷰는 '코로나 19' 확산을 우려해 온라인 화상 채팅으로 진행됐다.

지난 13일 넷플릭스를 통해 시즌2를 공개한 <킹덤>은 죽은 자들이 살아나 생지옥이 된 위기의 조선시대를 그리는 판타지 스릴러 드라마다. 시즌1이 조선시대에 역병이 돌게 된 전체적인 배경을 설명했다면 시즌2에서는 백성을 살리려는 왕세자 이창(주지훈 분)과 권력 만을 탐하는 영의정 조학주(류승룡 분) 및 혜원 조씨 일가의 사투를 본격적으로 그려나갔다.

박인제 감독은 시즌1을 연출한 김성훈 감독에 이어 메가폰을 잡았다. 김성훈 감독의 추천으로 <킹덤>에 합류하게 된 박 감독은 "시즌1은 훌륭한 작품이었고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래서 제가 시즌2 작업에 임하는 것 역시 부담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라면서도 "(김성훈 감독이) 날 선택한 이유는 들은 적 없다. 한 번 물어보고 싶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하지만 그간 <모비딕>, <특별시민> 등을 통해 권력의 이면을 그려냈던 박 감독은 "김은희 작가의 <킹덤>이 권력의 부조리와 모순을 표현하고 있고 나 역시 그런 부분에 끌렸다"고 털어놨다. 무엇보다 박 감독은 좀비 장르의 팬이라고 고백했다. 시즌2가 시즌1보다 더욱 잔인하다는 반응이 많은 것 역시 박 감독이 의도한 부분이었다고.

"프로덕션 과정에서 시즌1이 만들어 놓은 어떤 세계관을 이어가야겠다고 생각했다. 또 좀비 장르를 좋아하는 팬들의 니즈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 저도 좀비 장르의 팬이다. 시청자 입장에서 이걸 봤을 때 재미있을 만한 요소들을 많이 넣으려 했다. 

일단 제가 좀비 장르, B급 장르를 좋아하는 관객으로서 스스로 충족이 돼야 했다. 좀비물에 잔인한 장면이 많이 나오지만, 그게 괴물이기 때문에 느껴지는 통쾌함도 있지 않나. 그런 것들을 충족시키기 위해 고민을 한 부분이 있다. (시각적인 효과를) 최대치로 끌어올리려고 했다. 하지만 연출부에서 '너무 잔인하면 비호감으로 보일 수 있으니, 적정 수위를 지키자'는 얘기는 나왔다. 좀비물의 잔혹성 최대치를 보여주려고 하긴 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킹덤> 박인제 감독 인터뷰 사진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킹덤> 박인제 감독 인터뷰 사진 ⓒ Netflix

 
특히 <킹덤> 속 좀비들은 화살을 맞거나 총을 맞아도 쓰러지지 않고 아주 빠른 속도로 사람들을 향해 달려오며 긴장감을 만들어낸다. 일부 팬들은 해외의 느린 좀비들과 다르다며, 'K좀비'라고 부르기도 했다. 시즌2에서 이 좀비들은 궁궐을 뛰어다니고 문도 부수고 들어오는가 하면, 기와 지붕 위를 뛰어다니기까지 한다. 이날 박인제 감독은 이 장면에 대해 "사실 안전을 위해 세트를 만들어 촬영한 것"이라는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했다.

"궁에 있는 지붕의 높이는 보통 3미터 이상이다. 배우들이 그 위에 올라가서 액션을 하는 건 너무 위험했다. 안전사고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낮은 높이의 세트를 만들었다. 50~60m 길이의 지붕을 길게 만들어서 그 위에서 (좀비들이) 달리고 액션을 하는 장면들을 찍었다. 대신 배경은 컴퓨터 그래픽의 도움을 받아서 했다."

한편 시즌2에서는 앞선 시즌에서 공개되지 않은 역병의 비밀이 밝혀지기도 했다. 죽은 사람이 되살아나 산 자의 피와 살을 탐하는 생사역은 생사초 이파리 뒤에 붙은 기생충의 알 때문이었다. 박인제 감독은 사람 몸에 들어간 기생충을 표현하는 장면에 대해 "(시청자들의 반응 중에) 영화 <연가시>같다는 이야기를 봤다. 사실 노량진 수산시장에 가면 방어같은 생선에 고래해충이 있지 않나. 그런 모양을 참고했다. 고래해충을 죽일 때도 염수가 아닌 담수에 풀어놓으면 죽는다더라. 그런 것들을 레퍼런스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킹덤>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많은 화제를 모으고 있다. 특히 해외 팬들은 극 중 출연진들이 쓰고 다니는 가지각색의 모자에 주목하고 궁궐 사람들의 의복을 궁금해하기도 했다. 이는 그만큼 <킹덤>이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잘 담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박인제 감독 역시 그 부분을 많이 신경썼다고 고백했다.

"넷플릭스라는 해외 플랫폼을 통해 (외국인들의) 접근성이 높아진 건 사실이다. 과거 한국의 의상이나 건물들이 외국인들에게 신선하게 다가간 것 같다. 드라마 마지막에 나온 종묘는 개인적으로도 너무 좋아하는 공간이다. 종묘가 주는 건축적인 아름다움, 소박하지만 위압감이 있는 느낌은 전 세계 어느 건축물도 줄 수 없는 감흥을 준다고 생각한다. <킹덤> 작업을 하면서 종묘에서 꼭 찍고 싶어서 제작 팀한테 많은 요구를 했다. 허가를 받기가 쉽지 않더라. 

종묘 신은 (드라마 내용상) 7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뒤이기 때문에 (극 중 배경인) 겨울이 아니어도 상관 없었다. 허가 받는 데 시간을 끌어도 되는 상황이었다. 어렵게 어렵게 허가를 받아 촬영했다. 카메라, 필터링을 거친 최종 영상은 실제 공간에 가서 느끼는 공기와는 비교할 수 없는 것 같다. 해외 팬들이 (이 장면을) 재미있게 보고, 관광을 오면 참 좋을 것 같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킹덤> 박인제 감독 인터뷰 사진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킹덤> 박인제 감독 인터뷰 사진 ⓒ Netflix

 
시즌2는 맨 마지막 장면에서 배우 전지현을 깜짝 등장시키며 모두를 놀라게 했다. 극 중에서 전지현은 좀비의 발에 방울을 달아두고 상자에 가둬두는 등 좀비들을 잘 다룰 줄 아는 인물처럼 보였다. 특히 이 장면에서는 현대적인 배경음악이 흘러나오며 완전히 새로운 국면을 예고하기도 했다.

박인제 감독은 "시즌3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고 있는데 저도 아직 아무것도 모른다"면서도 <킹덤> 시즌 1, 2가 끝나고 새로운 <킹덤>이 나올 것이라는 걸 그 장면을 통해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시즌2에서 창(주지훈 분)이 이 모든 걸 해결하고, 북방까지 생사초의 근원을 찾아갔다. 그 장면은 열린 결말이기도 하다. 결이 다른 음악을 통해 새로운 일이 벌어진다는 걸 말하고 싶었다. 어쩌면 시즌1, 2를 이끈 <킹덤>이 마무리 되고 어린 왕이 새로 태어나지 않았나. 그 어린 왕이 새로운 <킹덤>을 이끌어갈 수도 있다. 끝이지만 새로운 출발선상이라는 느낌을 주기 위해서 그런 음악을 넣었다. 시청자들이 궁금증과 흥분된 상태에서 이 시즌을 마무리 했으면 하고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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