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사랑하고 있습니까>에 출연한 배우 김소은.

영화 <사랑하고 있습니까>에 출연한 배우 김소은. ⓒ 윌엔터테인먼트

 
이제 서른을 막 넘겼을 뿐인데 데뷔 20년 차다. 그간 TV 드라마와 예능 <수요 미식회> 등으로 대중에 친근하게 다가갔던 배우 김소은이 영화 <사랑하고 있습니까>로 관객과 만남을 기다리고 있다. <사랑하고 있습니까>는 봄에 걸맞은 가벼운 멜로 장르 영화다. 김소은은 소심한 성격이지만 동시에 뚝심 있게 집안 생계를 책임지는 소정 역을 맡았다. 

코로나19 사태로 개봉과 홍보 일정 진행에 어려움이 있던 가운데 김소은은 "내부에서 많이 고민했다. 민감한 시기기도 하고 그래도 좋은 쪽으로 생각해서 언론 시사회만큼은 하자고 결정했다"며 "보러와 달라고 말하기엔 조심스럽지만 최대한 안전하게 타인에게 피해가 안 가게 관람해주시기 바라는 마음이 있다"고 운을 뗐다.

결혼에 방어적 청춘들에 "희망주고 싶었다"

이런 양가감정이 이해되는 건, 김소은으로선 2014년 <소녀괴담> 이후 6년 만의 영화 출연이기 때문이다. 또 <사랑하고 있습니까> 자체가 2017년 촬영 종료 이후 2년이 넘게 개봉하지 못하다가 겨우 극장에 걸리게 됐다.

"<우리 갑순이>가 끝난 후 바로 촬영했었다. 사실 조금 쉴까 하던 차에 감독님께서 꼭 참여했으면 좋겠다고 하시기도 했다. 제가 영화에 딱 맞는다고 하셔서 하게 됐다. 처음엔 소녀가장 이미지가 강했는데 상의하면서 지금의 귀엽고 사랑스러운 모습이 강조됐다. 소정이란 캐릭터가 팍팍한 상황에서도 꿈을 놓지 않는데 그게 이 시대에 맞겠다고 생각했지."

자기 일에 충실하면서도 사랑의 감정엔 소극적인 소정. 김소은은 그런 면이 본인과 비슷하다면서 캐릭터 표현이 수월했다고 말했다. 갈수록 연애와 결혼에 방어적이 되는 요즘 청춘들의 모습을 보며 "희망의 메시지를 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사랑하기를 주저하지 말고 너무 어렵게 생각 안 했으면 좋겠다. 이것저것 따지다 보면 운명의 짝을 못 만나니 먼저 마음을 열고 용기를 내면 사랑을 쟁취할 수 있지 않을까. 근데 막상 저도 쑥스러움을 많이 타서... 앞으로 잘해보려 한다. 이 영화를 20대 마지막 자락에 찍었는데 서른 초반인 지금 제 연애관도 많이 달라지긴 했다. 예전엔 외모를 좀 봤다면, (웃음) 이젠 절 많이 웃게 해주면 좋을 것 같다. 이 직업이 밤낮이 따로 없고, 개인 시간도 적잖나. 그런 부분이 잘 맞아야지."
 
 영화 <사랑하고 있습니까>의 한 장면.

영화 <사랑하고 있습니까>의 한 장면. ⓒ 강철필름

 
주제나 내용은 많이 다르지만 훤칠한 남성 캐릭터 여럿이 등장한다는 점에서 김소은의 출연작인 드라마 <꽃보다 남자>가 떠오를 법도 하다. 드라마 땐 'F4'(김현중, 이민호, 김범, 김준)였다면 <지금 사랑합니까>는 카페 직원 'F3'(성훈, 김선웅, 이판도)로 홍보되고 있다. 

"<꽃남>이 벌써 12년 전 작품이라! (웃음) 그래도 최근작인 영화 속 F3에 더 애정이 간다. 성훈 님을 제외하고 다 동생들이라 현장에서 절 잘 따라주었다. 김선웅씨가 지금 군복무 중인데 어제 메시지가 왔다. 자기만 빠져서 아쉽다고. 제대하면 출연 배우들끼리 뭉치자고 했다. 개봉이 지연되면서 사실 제가 엄청 물어보기도 했다. 중간에 영화 편집실에 찾아가기도 했다. 기다리는 시간이 길었지만 이렇게 개봉하게 돼서 너무 다행이다. 20대 마지막에 찍은 거니 <꽃남> 이미지는 이 작품을 끝으로 벗어야 할 것 같다(웃음)."
 
이른 시기 데뷔해 작품 경험도 많기 때문에 현장에서 후배 배우들뿐 아니라 성훈마저 심적으로 김소은에게 의지했다고 한다. 2주 안에 모든 촬영을 끝내야 하는 빡빡한 일정도 한 몫 했다. 그는 "집중력을 잃지 않으려 현장서 혼자 있기도 했고, 후배들에게 이것저것 설명하기도 했다"며 "그래서 저보고 후배들이 깐깐하다고 한 것 같다. 사실 제가 대본에 소품 위치를 적어놓을 정도로 장면 연결에 민감하다"고 웃으며 소개했다. 

그렇기에 현장에서 소정 엄마로 출연한 선배 배우 고 전미선에 대한 감정 또한 특별했을 터. 지난 17일 언론시사회 당시 고인 관련 질문이 나오자 눈물을 보였던 김소은이었다. "사실 선생님에 대해선 최대한 말을 아끼는 게 맞다 싶었지만 질문이 나와서 답을 했어야 했다"는 김소은은 "저도 그날 완성된 영화를 처음 봤는데 마음에 여운이 계속 남아 있었다. 엄마의 분량이 좀 편집돼서 아쉽긴 했다"고 당시 소회를 밝혔다.  
 
 영화 <사랑하고 있습니까>에 출연한 배우 김소은.

영화 <사랑하고 있습니까>에 출연한 배우 김소은. ⓒ 윌엔터테인먼트

 
김소은의 '작은' 바람들

이른 나이 연예계 활동을 시작해 학창시절을 조금 다르게 보낸 게 아쉽다고 했지만 동시에 김소은은 "그래도 출연작이 쌓이면서 나름 시간을 알차게 썼음을 느낀다"고 나름의 속마음을 드러냈다. 긴 공백 없이 나름 차곡차곡 연기 활동을 이어온 그다. 이젠 좀 더 여유로운 마음도 생겼고 일상의 소중함 또한 느끼면서 동시에 작품에 대한 도전 의식 또한 갖고 있었다.

"30대 들어 너무 조급할 필요 없고 한 번씩 돌아볼 시간이 필요하다는 걸 느낀다. 부모님을 좀 더 많이 생각하게 됐다. 그래서 가족 여행도 다녀오고, 외식도 자주하고 있다. 제가 <수요미식회>에 출연하다 보니 그런 맛집으로 안내한다(웃음). 그리고 건강을 챙기게 됐다. 영양제야 20대에도 잘 먹었는데 요즘 체력을 열심히 키우고 있다. 코로나 사태 전까지 필라테스랑 헬스를 꾸준히 했지.

작품 준비는 꾸준히 하면서 기다리고 있다. 기존 이미지는 조금 벗어나 다른 캐릭터를 찾아가 보려 한다. 사실 연기 시작하면서부터 계속 (캐릭터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근데 초심 하나는 변하지 않았다. 죽을 때까지 연기하고 싶다. 제가 가장 잘할 수 있고, 보람도 있다. 배우라는 것에 자부심이 있다. 좀 더 성숙한 여인의 모습을 보이고 싶다. 격정 멜로 같은? (웃음) 저도 경력이 어느 정도 되다 보니 저만의 색깔을 갖고 싶다. '김소은이 나온다면 믿을 수 있겠다' 평가받는 정도의 배우가 되고 싶다. 희망사항이다! 마흔 전까진 꼭 잘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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