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마와 죄수' 스틸컷

'야생마와 죄수' 스틸컷 ⓒ 넷플릭스

 
한국뿐 아니라 각국의 교도소에서는 다양한 '사회 재활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영화 <야생마와 죄수>는 시골 교도소에 수감된 가결수가 야생마를 길들이는 사회 재활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의 인간성을 재발견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영화의 주인공 로먼 콜먼(마티아스 쇼에나에츠)는 과거에서 벗어나려 애쓰는 인물이다. 네바다 시골 교도소에 수감된 그는, 그곳에서 다루기 까다롭다는 야생마 마키스를 길들이는 일을 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진심 어린 교감을 느끼며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하는 마음을 먹게 된다. 

마키스와 로먼의 만남은 운명적인 느낌을 띤다. 어느날 일을 하기 위해 이동중이던 로먼은 야생마 마키스가 여러 사람들의 제지 속에서도 앞발을 내뻗으며 뛰는 모습을 보게 된다. 마키스에게 동질감을 느끼듯 아련한 모습으로 쳐다보던 로먼은 베테랑 트레이너 마일스의 눈에 들게 되고 마키스를 길들이는 일을 맡게 된다. 그는 동료 수감자인 곡마사 헨리의 도움으로 마키스를 길들이는 과정이 쉽지 않다. 마키스 못지않게 로먼 역시 야성으로 똘똘 뭉친 사내이기 때문이다.
   
그는 진정하라는 자신의 말을 듣지 않는 마키스를 주먹으로 때린다. 그 모습에 마키스는 발차기로 응수하고 주변 사람들은 아연실색한다. 로먼은 과거를 잊고 싶어 하지만 이 과정은 쉽지 않다. 그저 교도소에서 판사가 정해준 죗값을 다 치르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임신한 딸 마르타는 로먼을 떠나 새로운 삶을 시작하고자 하고 감방 동료는 밖의 친구들이 마르타를 가만두지 않을 수 있다며 마약을 구해오라 강요한다. 
 
 '야생마와 죄수' 스틸컷

'야생마와 죄수' 스틸컷 ⓒ 넷플릭스


로먼은 죄를 범하기 이전처럼 딸과 가까워질 수도 없고 범죄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을 꿈꿀 수도 없다. 그는 거칠고 사나운 존재였다. 마치 마키스처럼 말이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외면을 받았고 돌이킬 수 없는 잘못을 저질렀다. 그는 마키스만은 다른 삶을 살기를 바란다. 그래서 자신의 힘으로 마키스를 길들여 사람들에게 예쁨 받는 쓸모 있는 존재로 바꾸고자 한다. 자신은 돌아갈 수 없는 그 길을 마키스에게 열어주고 싶어 한다.
 
작품은 마키스에게 동질감을 느끼며 교감을 나누는 로먼의 모습과 함께 죄에 대해 진중하게 이야기 하고자 한다. 집단 상담에 참여한 로먼을 비롯한 죄수들은 '범죄를 저지르기로 마음먹을 때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렸느냐'는 질문을 받게 된다. 이들이 말한 답은 몇 분이 아닌 몇 초다. 단 몇 초 만에 그들의 인생이 송두리째 바뀌게 된 것이다. 살인, 강간, 방화 등 다른 이의 삶을 무너뜨린 그 순간은 그들 삶 전체를 통틀었을 때 순간에 불과하다.
 
이 상담에서 죄수들이 지니게 되는 공통의 감정은 후회다. 작품이 보여주는 어두운 색체와 대사 없는 장면들은 이런 후회를 담아낸다. 로먼은 자신은 물론 딸의 인생마저 망쳐버렸다. 그래서 야생마 마키스에게 만큼은 그런 순간이 닥치지 않았으면 한다. 
 
<야생마와 죄수>는 소재가 지닌 참신함을 바탕으로 한 참회록이라 할 수 있다. 우울하고 무거운 분위기가 감돌지만, 중간중간 역동적인 야생마의 모습을 보여주며 균형을 유지한다. 로먼이 교도소에서 겪는 일과 마르타에게 표하는 진심을 통해, 로먼이 마키스에게 품는 감정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며 은유의 매력을 더한다. 익숙하지 않은 정서와 표현이기에 완벽하게 와 닿을 수는 없지만 이 작품만의 느낌과 표현은 특별함을 선사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준모 시민기자의 블로그에도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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