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눈부신 세상 끝에서, 너와 나> 포스터

영화 <눈부신 세상 끝에서, 너와 나> 포스터 ⓒ Echo Lake Entertainment

 
한 소녀가 다리 위에 서 있다. 소녀는 자살을 시도하려는 것처럼 보인다. 음악을 들으며 조깅을 하던 소년은 반갑게 소녀에게 인사를 건넨다. 갈 길 가라는 소녀의 말에 소년은 소녀를 따라 다리 위에 오른다. 이렇게 상처 입은 소녀 바이올렛은 그녀의 인생을 바꿔놓을 시어도어 핀치와 만나게 된다.
 
제니퍼 니븐의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장르로 분류하자면 하이틴 로맨스다. 두 주인공은 같은 학교에 다니고 있고 시어도어는 그가 좋아하는 바이올렛과 짝을 이뤄 과제를 하게 된다. 처음에는 시어도어에게 반감을 느끼던 바이올렛은 그녀를 즐겁게 만들어주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에 서서히 마음을 연다.
 
 <눈부신 세상 끝에서, 너와 나> 스틸컷

<눈부신 세상 끝에서, 너와 나> 스틸컷 ⓒ Echo Lake Entertainment

 
다소 우울했던 영화의 분위기는 이 시점에서 서서히 밝아진다. 언니의 죽음으로 슬픔에 빠진 바이올렛은 세상 모든 것을 사랑하지 않기로 마음먹는다. 마음에 크게 남은 구멍은 모든 기쁨과 행복을 느낄 수 없게 만들었다. 친구도 부모도 채울 수 없을 만큼 언니는 바이올렛에게 큰 존재감을 지녔고 그런 언니가 교통사고로 사망한 사건은 자살마저 꿈꾸게 만든다.
 
시어도어는 바이올렛이 행복해졌으면 한다. 그는 버지니아 울프의 작품 속 문구를 인용해 연락한다. 지적인 호기심을 자극당한 바이올렛은 버지니아 울프의 작품을 찾아보기도 하고 세상 끝에 무엇이 있었으면 하느냐는 시어도어의 현학적인 질문에 고민하기도 한다. 그리고 시어도어는 바이올렛을 목장에 데려가는가 하면 함께 드라이브를 가는 등 그녀에게 다양한 추억을 만들어주고자 노력한다.
 
 <눈부신 세상 끝에서, 너와 나> 스틸컷

<눈부신 세상 끝에서, 너와 나> 스틸컷 ⓒ Echo Lake Entertainment

 
함께 저수지에서 다이빙을 하며 사랑하는 사이까지 발전한 두 사람은 여느 하이틴 로맨스처럼 달달한 모습을 보여준다. 이렇게 행복할 것만 같았던 두 사람 사이에 예기치 못한 일이 생긴다. 사랑을 나누는 데 취한 나머지 밖에서 밤을 지새우게 되고 바이올렛의 부모는 밤새 걱정한다. 헌데 이 해프닝을 대하는 시어도어의 모습은 어딘가 불안해 보인다.
 
그는 제발 바이올렛을 혼내지 말아달라며 애원한다. 눈물을 흘리는 시어도어는 쉽게 안정을 찾지 못한다. 사람 사이에는 동질감이라는 게 있다. 자신과 비슷한 처지, 비슷한 마음을 지닌 사람에게 더 애정과 관심을 보이게 된다. 시어도어가 바이올렛에게 관심을 가진 건 동정 때문이 아니다. 그는 바이올렛에게서 동질감을 느꼈고 그녀가 자신처럼 아프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최선을 다해 노력한 것이다.
 
바이올렛은 항상 밝고 유쾌하고 다정한 시어도어가 교실에서 학생을 향해 의자를 집어던졌다는 말을 듣게 된다. 바이올렛이 아는 시어도어와 달리 주변 친구들이 생각하는 시어도어는 '위험한 애'다. 위태로운 바이올렛을 시어도어가 안아준 반면 시어도어를 안아주는 이는 아무도 없다. 바이올렛은 밝고 유쾌한 모습만 보고 사랑만 받은 나머지 시어도어 역시 자신처럼 마음 한 구석에 구멍이 뚫렸다는 걸 알지 못한다.
 
 <눈부신 세상 끝에서, 너와 나>

<눈부신 세상 끝에서, 너와 나> ⓒ Echo Lake Entertainment

 
이 작품은 로맨스보다 청소년 문제에 초점을 맞춘다. 바이올렛의 문제가 해결되면 따뜻한 로맨스를 선보일 줄 알았던 영화는 그 이면에 감춰진 시어도어의 내면을 비추며 우리가 쉽게 간과하고 있는 청소년 문제를 체험하게 만든다. 학생들의 소외와 고독, 가정 내에서 겪는 우울과 불안 혹은 폭력의 문제는 깊게 관심을 두고 지켜보지 않으면 알아채기 힘들다.
 
세상의 끝에서 혹은 죽음으로 위로와 사랑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 아이들에게 영화는 지금 이 세상에서도 너희들은 위로 받을 수 있다고 말한다. 하이틴 로맨스의 매력을 살려내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지만 두 주인공의 감정에 집중한 연출은 인상적이다. 여기에 엘르 패닝과 저스티스 스미스, 두 젊은 배우의 섬세한 캐릭터 표현은 영화의 메시지에 집중할 수 있는 힘을 보여준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준모 시민기자의 블로그에도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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