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유럽축구도 사실상 전면적인 파행이 불가피해졌다. 이탈리아 세리에A,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등 유럽 축구 주요 리그 역시 중단을 선언했다. 일부 대회는 무관중으로 경기를 진행하기도 했다. 유벤투스의 수비수 다니엘레 루가니 등 프로 선수들 중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하며 코로나에 대한 공포감은 점점 심해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사태를 두고 '세계적 대유행'(팬데믹 pandemic)을 선언하면서 유럽축구연맹(UEFA)은 향후 대처 방안을 놓고 17일 연맹 가입국 주요 관계자들이 모두 참석하는 화상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럽 현지 주요 언론에서는 이 자리에서 향후 유럽축구 일정을 좌우할 '중대한 결정'이 내려질 거라는 전망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유럽클럽대항전 중단, 유럽대륙선수권 대회(유로 2020)의 개최 연기 가능성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현재 유럽챔피언스리그와 유로파리그는 16강전까지 진행중이다. 정규리그의 경우 각국의 프로연맹에서 자체적으로 일정을 조절할 수 있지만 여러 리그와 팀들간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유럽클럽대항전은 경기를 축소하거나 일정을 변경하는 식의 인위적인 조율이 쉽지 않다. 일각에서는 UEFA가 올시즌 유럽클럽대항전을 우승팀을 가리지않고 완전 중단하는 결정을 내릴 수도 있다는 추측도 나온다. 만일 성사될 경우 유럽클럽대항전 창설 이래 최초의 사태가 된다.
 
 지난 9일(한국 시각)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 유벤투스-인터 밀란은 무관중으로 경기를 진행했다.

지난 9일(한국 시각)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 유벤투스-인터 밀란은 무관중으로 경기를 진행했다. ⓒ EPA/연합뉴스

 
아틀레티코나 아탈란타, 파리 생제르망같이 이미 8강행을 확정한 클럽들은 억울할 수 있다. 지금까지의 공들인 노력과 승리가 모두 허사가 되기 때문이다. 만일 유럽축구연맹이 클럽대항전을 포기하지 않는 쪽에 무게를 둔다면, 현재로서 그나마 가능한 대안은 8강 이후의 일정을 단판승부로 하는 것이다. 기존 홈 앤 어웨이 토너먼트 대신 단판 승부로 경기수를 줄이고, 잔여 경기는 모두 결승전처럼 중립 지역에서 개최하는 방법도 있다. 월드컵이나 올림픽같은 A매치 대회처럼 일정 기간 내에 클럽대항전 잔여경기를 중립 지역에서 한꺼번에 소화하는 방식이라면 현실성이 있다. 자국리그 일정과 겹칠 수 있는 문제는 각국 연맹과 협의 하에 조율이 가능하다.

하지만 문제는 코로나 사태가 유럽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심각한 상황에서 지금은 안전한 중립 지역을 찾기도 쉽지 않다는 점이다. 또한 이탈리아 클럽들은 이미 국가적으로 모든 스포츠 일정이 강제 중단됐다. 구단의 의지와 별개로 정상적인 활동이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다. 각 리그와 팀들의 사정을 무시하고 유럽클럽대항전만 참여하라고 강요할 수도 없다. 또한 일방적으로 대회를 강행했다가 만일 추가로 확진자가 나오기라도 한다면 더 걷잡을 수 없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유로 2020도 지금으로서는 정상 개최가 불투명하다. UEFA는 오는 6월 12일부터 7월 12일까지 잉글랜드 런던, 독일 뮌헨, 이탈리아 로마,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스페인 빌바오 등 총 12개국 12개 주요 도시에서 유로 2020을 성대하게 개최할 예정이었다. 불과 2~3일전만 해도 UEFA는 유로2020의 연기 가능성에 대한 소문이 나오자 전혀 논의된바 없다고 부정했다.

하지만 그 사이에 상황은 또 달라졌다. 코로나 사태 악화로 유로 2020의 유럽 전역 동시 개최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졌다, 여기에 유럽 프로리그 일정도 줄줄이 중단되거나 지연되며 각국의 시즌 종료 시기가 늦춰질 것이 유력하다. 선수들은 휴식할 틈도 없이 또 A매치에 나서야하는 만큼, 시간적으로도 유럽선수권의 6월 개최는 너무 촉박해보인다. 개최 시기를 내년 여름으로 연기하여 유로 2021 대회가 되는 방안이 현재로서는 가장 유력해보인다.

현재 초점은 유럽클럽대항전과 A매치 일정에 맞춰지고 있다. 하지만 시즌 막바지에 이른 정규 리그도 지금으로서는 무사히 재개된다는 보장이 없다. 리버풀의 우승이 거의 확실시되는 잉글랜드나, 코로나 확진자 급증으로 4월 리그 재개가 불투명한 이탈리아 세리에A, 스페인 라리가 등은 이번 사태에 더욱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유럽의 각국 리그들은 이제 어떤 방식으로 잔여 시즌을 정리할 것인지 고민해야할 시점이다. 각팀의 순위경쟁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우승팀도 우승팀이지만 무엇보다 '상하위리그 승강팀 자격'을 어떻게 가려야할 것인가하는 문제가 가장 민감한 이슈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야말로 전대미문의 사태에 직면한 유럽축구계가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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