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필 프리티' 포스터

'아이 필 프리티' 포스터 ⓒ 씨나몬(주)홈초이스

 
현대인들이 겪는 문제는 더 이상 물질적인 측면에 머무르지 않는다. 그 어떤 세대보다 풍족한 삶을 누리는 이들이 자신들을 향해 '불행하다'고 말하는 이유는 정신적인 측면과 연관되어 있다. 상대적 박탈감과 지나친 경쟁은 자신감을 잃어버리게 만들고 진정한 자신을 보여주지 못하는 걸림돌이 된다. 영화 <아이 필 프리티>는 자신을 '아름답다' 느끼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르네 베넷(에이미 슈머)은 명품 화장품 회사의 온라인 팀에서 일하고 있다. 패션과 화장에 관심이 많은 그녀지만 통통한 체격 때문에 사람들 앞에 제대로 나서지 못한다. 그녀는 회사의 CEO 에이버리(미셸 윌리엄스)처럼 날씬한 몸매와 세련된 미모를 지닌 이들만이 회사의 얼굴이 되어 앞으로 나설 수 있다고 생각한다. 헬스장 사이클 위에서 열심히 페달을 밟으며 워너비 몸매가 되길 바라는 그녀에게 예기치 못한 사고가 발생한다.
 
너무 운동에 열중하다 사이클 아래에서 떨어진 것. 머리에 통증을 느끼며 눈을 뜬 르네는 자신의 몸을 바라보고 깜짝 놀란다. 날씬하고 탄력 넘치는, 그녀가 꿈꿔온 워너비 몸매와 외모가 된 것이다. 하지만 실제 그녀의 모습은 그대로다. 머리에 이상이 생겨 르네의 눈에만 그렇게 보이는 것일 뿐. 이런 작품의 설정은 자신만 다른 시각을 지니고 있다는 점과 그 시각이 미의 기준이라는 점에서 <내겐 너무 가벼운 그녀>를 연상시킨다.
  
 '아이 필 프리티' 스틸컷

'아이 필 프리티' 스틸컷 ⓒ 씨나몬(주)홈초이스

 
잭 블랙과 기네스 펠트로가 주연으로 출연한 이 영화는 '여자는 무조건 날씬하고 예뻐야 된다'는 신조를 지닌 할 라슨(잭 블랙)이 절세 미인 로즈메리(기네스 펠트로)를 만나지만 사실 그녀는 뚱뚱한 몸매의 소유자라는 반전을 지닌 로맨틱 코미디다. 할은 심리상담가 로빈슨이 실시한 최면요법에 의해 오해를 하게 되었지만 이내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에 대해 깨닫게 된다. <아이 필 프리티> 역시 이와 비슷한 구성을 보인다. 다만 전달하고자 하는 주제의식에는 차이점이 있다.
 
<내겐 너무 가벼운 그녀>가 타인을 바라보는 시선에 대해 말한다면 이 영화는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을 강조한다. 본인이 절세미인이 되었다 생각하는 르네는 당당하게 화장품 회사 면접에서 자신의 아름다움을 어필한다. 친구들에게 예뻐진 자신을 자랑하는 건 물론 남성에게 헌팅도 시도하는 르네. 바뀐 게 없는 르네이기에 다 실패할 거 같지만 결과는 그게 아니다.
 
화장품 회사에 취업한 그녀는 CEO 에이버리의 총애를 받는다. 에이버리는 솔직하고 당당한 건 물론 일반적인 소비자들이 느끼는 불편함을 알고 있는 그녀에게 매력을 느낀다. 르네에게 헌팅당한 남자 에단(로리 스코벨)은 첫 데이트 중 비키니 콘테스트에 참가한 르네의 모습에 부끄러움을 느끼지만 군중들을 환호하게 만드는 사랑스러운 매력에 외면이 아닌 내면을 바라본다. 르네의 매력은 에이버리의 동생인 꽃미남 그랜트(톰 호퍼)의 관심마저 끌게 된다.
  
 '아이 필 프리티' 스틸컷

'아이 필 프리티' 스틸컷 ⓒ 씨나몬(주)홈초이스

 
에이버리는 자신의 말에 집중하게 만들고 매력을 알아볼 수 있게 유도하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 그녀는 장점이 아닌 단점을 바라보았고 단점을 이겨내기 위해 노력하느라 본인의 장점을 보여주지 못했다. 모든 걸 잘하는 사람은 없다. 장점이 있으면 단점도 있기 마련이다. 겉으로 보이는 외면의 장점만을 먼저 파악하면 그 내면에 숨겨진 장점을 바라보지 못한다. 본인이 그걸 끄집어 내지 못하면 누구도 바라봐 주지 않는다.
 
2018년 개봉 이후 현재까지 상영관을 확보하며 오랜 시간 사랑받고 있는 이 영화의 힘은 이런 메시지에 있다. 내 단점만을 바라보면 자신감을 잃어버리고 불행하다는 생각만 들게 된다. 나를 바라보는 타인 역시 그 시선을 따라 나를 바라본다. 르네는 헬스장에서 살을 빼는 문제로 지나치게 스트레스를 받았고 그런 르네의 모습은 주변 사람들에게 그녀가 본인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인식을 주었다.
  
 '아이 필 프리티' 스틸컷

'아이 필 프리티' 스틸컷 ⓒ 씨나몬(주)홈초이스

 
하지만 자신을 예쁘다 느끼게 된 르네가 당당하게 자신을 어필하고 뻔뻔할 만큼 예쁘다는 점을 강조하자 사람들은 정말 그녀를 예쁘다고 '느끼게' 된다. 르네가 자신을 사랑하는 만큼 타인들도 그녀를 사랑하게 된 것이다. 감정에는 전염성이 있다. 좋은 감정은 긍정을 가져오며 나쁜 감정은 부정을 심어준다. 진정한 자신을 보여주는 시작은 스스로를 아름답다 느끼는 데서 시작된다.
 
현대인들의 정신적인 문제는 '내가 불행하다' 느끼는 데에서 시작된다. 남들보다 돈이 없다고, 학력이 낮다고, 그러니 실패할 거라고 생각하며 단점만 바라본다. 정신은 바라보는 시점에 따라 달라진다. 현실이 힘들어도 정신이 아름답다면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다. 모든 이들에게 르네와 같은 기적이 일어나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스스로를 아름답다 느낀다면 꽃을 찾아오는 벌과 나비처럼 아름다운 기회가 내게도 올 수 있음을 이 영화는 보여준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김준모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브런치에도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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