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동일 임금을 주장하는 미국 여자축구 대표팀 선수들의 '유니폼 뒤집어 입기' 시위를 보도하는 AP통신 갈무리.

남녀 동일 임금을 주장하는 미국 여자축구 대표팀 선수들의 '유니폼 뒤집어 입기' 시위를 보도하는 AP통신 갈무리. ⓒ AP

 
미국축구연맹(USSF) 남자 선수와 동일한 임금을 달라는 미국 여자축구 대표팀의 요구를 거부했다.

AP,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11일(현지시각) 미국축구연맹(USSF)은 남자축구와 여자축구의 시장 규모, 경기력 차이 등을 이유로 내세워 동일 임금 원칙을 적용할 수 없다는 주장을 펼쳤다.

지난해 5월 미국 여자축구대표팀은 남자대표팀보다 훨씬 적은 임금, 경기 수당, 우승 포상금 등을 받는 것은 성차별에 해당한다며 미국 연방법원에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여자 대표팀은 출산 휴가에도 돈 받아"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미국 남자축구 대표팀은 16강에서 탈락한 뒤 총 540만 달러(약 65억 원)의 포상금을 받았다. 그러나 여자축구 대표팀은 2015 캐나다 여자월드컵에서 우승하고도 총 172만 달러(약 20억7천만 원)를 받는 데 그쳤다.

그러나 USSF는 법원에 제출한 문서에서 남자와 여자 대표 선수 간의 신체적·기술적 역량의 격차가 크고, 이들이 맡은 책임감에도 차이가 있다고 주장했다.

USSF는 "남자 대표팀이 다른 나라 대표팀과 경쟁하는 것은 여자 대표팀보다 훨씬 더 높은 수준의 경기력을 요구한다"라며 "이는 성차별이 아니라 법적으로 논쟁할 수 없는 '과학'(science)에 관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남자 대표팀 경기의 TV 시청률과 광고 수익 등이 훨씬 높을 뿐 아니라 지난 4년간 출전한 각종 국제대회의 총 상금은 4천만 달러(약 480억 원)에 달하지만, 여자 대표팀이 상금이 걸린 대회에 출전한 것은 여자월드컵밖에 없다"라고 지적했다.

이 밖에도 남자 대표팀은 소집 기간에만 임금을 받지만, 여자 대표팀은 연간 10만 달러(약 1억2천만 원)의 기본 임금을 받고 있는 데다가 주장인 알렉스 모건은 출산 휴가 동안 임금의 75%를 받았다"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여자 대표팀 강력 반발... '유니폼 뒤집어 입기' 시위

여자 대표팀은 강하게 반발했다. 이날 열린 미국 텍사스에서 열린 일본 대표팀과의 쉬빌리브컵 경기에 출전한 여자 대표팀은 USSF 로고를 가리기 위해 일부러 유니폼을 뒤집어 입고 그라운드에 나섰다. 

국제축구연맹(FIFA) 올해의 여자축구 선수상을 두 차례나 받은 미국 여자대표팀의 간판스타 칼리 로이드는 "우리는 더욱 단결하게 됐다"라며 "(유니폼을 뒤집어 입은 것은) 실제로 목소리를 내지 않고도 강력한 메시지를 던졌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동료 대표팀 선수들이 너무 자랑스럽다"라며 "우리는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여자축구 대표팀이 제기한 소송은 오는 31일 첫 심리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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