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의 에이스 역할을 해왔던 손흥민과 해리 케인의 빈 자리는 예상했던 것처럼 큰 구멍을 드러냈다. 듬직하면서도 날카로운 공격수가 없는 상태에선 더이상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토트넘 홋스퍼 선수들이 대신 말해준 셈이다. 지난 시즌 돌풍을 일으키며 대망의 결승전까지 진출했던 영광의 순간을 다시 만나기는 힘들어 보였다.

조제 모리뉴 감독이 이끌고 있는 토트넘 홋스퍼 FC(잉글랜드)가 한국 시각으로 11일 오전 5시 독일 라이프치히에 있는 RB 아레나에서 벌어진 2019-2020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RB 라이프치히(독일)와의 16강 두 번째 어웨이 게임에서 0-3으로 완패하며 두 게임 합산 점수 0-4로 8강행 티켓을 놓치고 말았다.

골 넣어 따라잡을 해결사가 없다

지난 시즌 이 대회 준우승 팀 토트넘 홋스퍼는 1골만 먼저 넣으면 1차전 홈 게임 0-1 패배 기록을 말끔히 지워버릴 수 있었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골을 터뜨려줄 공격수가 새롭게 나타나지 않았다. 

간판 골잡이 해리 케인이 부상 복귀 후 팀 훈련에 합류했지만 아직 실제 게임에 나설 수 있는 컨디션은 아니며 지난달 21일에 팔 골절 수술을 마친 손흥민은 적지 않은 재활 기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토트넘의 모리뉴 감독은 최근 게임에서 자주 선보인 루카스 모우라와 델리 알리가 번갈아 4-2-3-1 포메이션의 맨 앞 공격수로 나서는 전술을 썼지만 압박 수비 조직력이 뛰어난 홈 팀 라이프치히의 골문을 제대로 흔들지 못했다. 41분에 지오바니 로 셀소의 왼발 슛이 라이프치히 골문 구석으로 뻗어갔지만 골키퍼 피터 굴라치의 슈퍼 세이브에 막힌 순간이 유일한 득점 기회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홈 팀 라이프치히는 게임 시작 후 10분 만에 주장 완장을 찬 가운데 미드필더 마르셀 자비처가 티모 베르너의 패스를 받아 오른발 중거리슛으로 먼저 골을 넣고 멀찌감치 달아나 버렸다. 토트넘 페널티 지역 반원 바로 밖 21미터 지점에서 찬 공을 향해 토트넘 골키퍼 위고 요리스가 자기 오른쪽으로 몸을 날렸지만 글러브 끝을 스치며 빨려들어간 것이다.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티켓 따낼 수 있을까?

토트넘 홋스퍼는 비교적 이른 시간에 먼저 골을 내준 것도 모자라 21분에 한 골 더 내주며 완전히 바닥을 보고 말았다. 오른쪽 풀백 세르지 오리에가 높은 공 낙하지점을 잘못 판단한 것이 돌이킬 수 없는 순간을 만든 것이다. 

그렇게 측면으로 넘어간 공을 잡은 라이프치히 왼쪽 윙백 앙헬리노가 가볍게 왼발 크로스를 짧게 올렸고 이번에도 마르셀 자비처가 빠르게 달려와 이른바 끊어먹는 헤더 골을 꽂아넣었다. 

전반전에 넣은 두 골로 이미 8강행 티켓을 확실하게 쥐고 후반전을 시작한 라이프치히는 87분에 교체 선수 에밀 포르스베리가 토트넘 홋스퍼 골문 앞에서 흘러나온 공을 오른발 인사이드 킥으로 차 넣으며 4만2146명 홈팬들을 기쁘게 만들어주었다.

이 승리로 라이프치히는 구단 역사상 처음 챔피언스리그 8강에 오르는 감격을 누린 것이다. 그리고 라이프치히의 감독 나겔스만은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 역사상 가장 적은 나이(32살)의 감독 승리 기록을 세우게 됐다.

반면 16강 두 게임을 통해 단 1골도 넣지 못하고 고개 숙인 토트넘 홋스퍼는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29라운드 현재 8위(승점 41점)를 달리고 있기 때문에 다음 시즌 다시 챔피언스리그에 이름을 올리기 위해서는 정규리그 승점을 차곡차곡 쌓아나가야 하는 어려운 숙제를 안고 돌아오게 됐다.

바로 뒤 9위 자리에 아스널 FC(40점)가 따라붙고 있으며 토트넘 앞으로는 셰필드 유나이티드(43점 7위), 울버햄튼 원더러스(43점 6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45점 5위)가 줄지어 선 형편이다.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쥘 수 있는 4위 자리에는 런던 라이벌 첼시 FC(48점)가 버티고 있기에 7점 격차를 조금씩 줄이는 것이 급선무다.

그 첫 관문이라 할 수 있는 일정이 오는 16일(월) 오전 1시 30분 열리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홈 게임이기에 반드시 승점 3점을 노려야 하는 부담감을 안고 돌아오게 됐다.

2019-2020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결과
(3월 11일 오전 5시, RB 아레나-라이프치히)

RB 라이프치히 3-0 토트넘 홋스퍼 [득점 : 마르셀 자비처(10분,도움-티모 베르너), 마르셀 자비처(21분,도움-앙헬리노), 에밀 포르스베리(87분)]
- 1, 2차전 합산 점수 4-0으로 RB 라이프치히 8강 진출!

O RB 라이프치히 선수들
FW : 티모 베르너, 패트릭 쉬크, 크리스토퍼 은쿤쿠(59분↔아마두 아이디라)
MF : 앙헬리노, 마르셀 자비처(87분↔에밀 포르스베리), 콘라드 라이머, 노르디 무키엘르(55분↔아담스)
DF : 할스텐베르그, 우파메카노, 클로스터만
GK : 피터 굴라치

O 토트넘 홋스퍼 선수들
FW : 루카스 모우라
AMF : 에릭 라멜라, 지오바니 로 셀소(80분↔제드송 페르난데스), 델리 알리
DMF : 해리 윙크스, 에릭 다이어
DF : 라이언 세세뇽, 자페 탕강가, 토비 알더베이럴트, 세르지 오리에(90+1분↔파간-월콧)
GK : 위고 요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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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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