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초부터 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는 코로나19로 인하여 세계 각종 프로 스포츠들도 큰 타격을 입고 있다. 국내에서도 이미 남자 프로농구와 프로배구는 리그가 잠정 중단되었고 여자 프로농구는 무관중 경기를 치르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봄이 다가왔지만 야구나 축구 등 여름 프로 스포츠들이 새로운 시즌을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당초 2월 29일에 개막해야 했던 K리그는 개막을 잠정 연기했고, KBO리그 역시 시범경기 일정을 모두 취소한 가운데 정규 시즌 개막도 연기가 확실시된다.

코로나19가 지구에 있는 다른 대륙들로 전파되고 있는 상황에서 스프링 캠프를 치르고 있는 KBO리그의 10팀도 고민에 싸여있다. 개막을 장담할 수 없지만 지연 개막이 예정되어 있는 시즌 준비는 해야 하고, 무엇보다 해외 캠프장에 있는 선수들이 안전하게 귀국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시범경기 취소, 남는 시간 캠프 연장한 팀들

당초 시범경기는 3월 14일부터 24일까지 모두 50경기가 치러질 예정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라는 돌발 변수로 인하여 계획되었던 시범경기는 모두 없던 일이 됐다. 지난 3일 KBO리그 구단 단장들의 실행위원회에서 오는 28일 정상 개막은 어렵다는 의견을 모은 상태로, 향후 구단 사장들이 모이는 이사회에서 정확한 개막 일정이 결정된다.

시범경기 취소로 11일의 시간이 비게 되면서, 선수들과 각 팀은 언제 시작할지 모르는 개막전까지 실전 감각을 유지할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 스프링 캠프를 현지에서 연장한 팀들도 있지만, 이는 현지 캠프장을 사용하는 다른 팀과의 일정 조율로 마냥 쉽지는 않다.

가장 먼저 캠프 연장 결정을 내린 팀은 KIA 타이거즈였다. 팀과 함께 미국 플로리다 주 포트마이어스에 가 있던 조계현 단장은 캠프장을 사용하는 다른 팀이 없었던 덕분에 현지에서 바로 캠프장 사용을 연장했다. 8일의 캠프를 연장한 KIA는 오는 16일에 귀국할 예정이다. 호주 애들레이드에서 캠프를 진행하고 있는 롯데 자이언츠도 12일을 연장하여 3월 17일까지 캠프를 치른다.

그러나 KIA와 롯데 이외의 다른 팀들은 캠프를 연장하지 않고 일단 국내에 귀국하기로 결정했다. 코로나19가 다른 나라에서도 우려되는 상황이 되었기에 캠프 연장도 안전한 방법이라 확신할 수도 없다. 무엇보다 다른 팀이 캠프를 연장할 수 없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일본 때문이다.

일본은 3월 5일에 갑자기 대한민국 국민들의 입국 제한을 9일부터 강화하기로 결정했다. 일본은 대한민국과 중국에서 입국한 사람들을 지정 장소에서 2주 대기할 것을 결정하면서 단기 무비자 입국까지 제한했다. 이 때문에 일본에서 스프링 캠프를 치르고 있는 일부 팀들은 일단 집에 돌아가는 것이 제일 큰 문제가 됐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2차 캠프를 진행하던 LG 트윈스는 원래 캠프를 19일까지로 연장하려 했다가 조기 종료했다. 오키나와 나하공항에서 인천공항으로 갈 수 있는 마지막 직항편이었던 7일 비행기에는 일단 선수단이 남은 좌석을 확보해 먼저 귀국했으며 일부 직원들은 캠프 현장을 정리한 뒤 8일 미야자키를 경유해 귀국할 예정이다.

다만 LG의 외국인 선수들은 일단 고향으로 귀가 조치했다. 항공편이 확보되는대로 타일러 윌슨은 미국 버지니아 주로, 케이시 켈리는 미국 애리조나 주로 그리고 로베르토 라모스는 멕시코로 돌아간다. 이들은 일단 고향에서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현지 스카우트들과 함께 훈련하고 개막 2주 전에 입국할 예정이다.

삼성 라이온즈 역시 오키나와에서 캠프를 15일까지 연장했다가 상황이 꼬였다. LG 선수단은 급하게 직항 노선 마지막 항공편을 이용했지만 삼성은 직항 노선 좌석을 확보하지 못했다. 결국 삼성은 선수단 일행을 둘로 나눠 8일에 각각 미야자키와 후쿠오카를 경유해 대구로 귀국할 예정이다.

게다가 삼성의 연고 지역인 대구는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가장 많은 지역이라 다른 팀보다 더 위험한 상황이었다. 이 때문에 외국인 투수 데이비드 뷰캐넌은 일단 미국으로 귀가 조치했으며, 다른 외국인 선수들도 귀가 조치했다가 개막 2주 전에 대구로 입국할 가능성이 높다.

일본 미야자키에서 2차 캠프를 진행하던 두산 베어스는 예정대로 7일에 캠프 훈련을 마쳤다. LG나 삼성과 달리 캠프 연장 계획이 없어 항공편을 미리 확보했던 두산 선수단은 예정대로 8일에 귀국한다. 일본에서 캠프를 치르던 한화 이글스의 퓨처스 팀도 예정보다 6일 앞당겨 3월 8일에 귀국하기로 했다.

일본을 제외한 다른 곳에서 캠프를 치르는 팀들의 귀국 일정은 당분간 큰 차질은 없다. 한화의 1군 팀은 미국 애리조나 주 메사에서 스프링 캠프를 치르고 있으며 예정대로 3월 10일에 귀국한다. 대만 가오슝에서 캠프를 치르는 키움 히어로즈는 3월 10일 정상대로 귀국 예정이다.

한화처럼 애리조나 주에서 캠프를 치르는 다른 팀들도 귀국 일정은 그대로 진행한다. 애리조나 주 투산에서는 kt 위즈와 NC 다이노스 그리고 SK 와이번스(1군 2차 캠프)가 캠프를 치르고 있으며 NC가 7일에 귀국하고 kt와 SK는 8일에 귀국한다. 다른 일부 팀들과 달리 NC는 외국인 선수 3명이 창원으로 모두 함께 들어온다.

선수단의 입국, 이제부터가 진짜 비상이다

일본의 입국 제한 강화가 시행되기 전인 이번 주말에는 일단 일본에서 스프링 캠프를 치르던 팀들이 우선 귀국하며, 다른 팀들도 대부분 1주일 안에 귀국 예정이다. 캠프를 연장한 KIA와 롯데만 다음 주 이후에 귀국하는 것을 제외하면 거의 대부분의 구단들이 캠프를 마치고 국내에 들어오는 셈이다.

지금까지는 중국에서 시작하여 대한민국과 일본 등 동아시아에서 확진자가 많았기 때문에 해외에 있는 것이 더 안전하다 싶을 정도였고, 이 때문에 KIA 등은 아예 캠프를 연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위협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제 해외에 오래 머무르는 방법은 통하지 않게 됐다.

스프링 캠프가 끝나고 국내에 들어온 지금 시점부터가 야구계에서는 진정한 코로나19와의 전쟁이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시범경기 일정이 모두 취소되었기 때문에 구단들은 각자 자체 청백전 형식의 연습경기로만 훈련을 소화해야 한다. 시즌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마냥 집에서 사회적 거리를 둘 수만은 없는 일이다.

선수단이 각자 집과 경기장 또는 구단 지정 훈련장을 오가야 하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구단에 확진자 1명만 생겨도 그 구단은 훈련을 중단해야 한다. 프로농구에서 한 구단이 머물렀던 숙소에 확진자가 다녀갔다는 이유만으로 남자 농구 리그 전체가 중단된 지금 상황만 봐도 그 심각성을 알 수 있다.

일단 최대한 숙소 생활을 실시하는 방법이 그나마 안정적일 수는 있다. 각 구단마다 퓨처스 훈련시설 등을 활용하면 숙박과 훈련을 모두 해결하는 동시에 외부인 접촉도 줄일 수 있다. 다만 선수단을 모두 수용할 정도의 규모가 아닌 팀들도 있어 한계가 있다.

개막 잠정 연기, 향후 시즌 일정 모두 미뤄져

시즌이 중단된 프로농구나 프로배구와 달리 축구나 야구는 실외 스포츠로 분류된다. 그러나 실외 스포츠 역시 고척 스카이돔과 같은 실내 경기장이 존재하며, 우리나라의 야구 문화 특성상 KBO리그는 우리나라 프로 스포츠들 중 관중의 응원 참여도가 상당히 높다. 구호 또는 응원가를 제창하는 응원 과정에서 비말을 통해 집단 감염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선수들이나 팬들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

보통 KBO리그의 정규 시즌 일정을 처음 편성할 때 계획은 늦어도 9월까지 일정을 마치고 10월에 포스트 시즌에 들어가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기후적 특성으로 인해 여름에 집중호우로 순연되는 경기들이 재편성되는 점을 감안하면 1~2주 정도 정규 시즌이 늘어난다.

거기에 올림픽이나 아시안 게임이 있는 시즌은 개최지나 개최 시기에 따라 시즌이 중단되는 경우도 있다. 2020년 역시 도쿄에서 올림픽이 있기 때문에 전반기 일정을 7월 23일에 마치고, 7월 25일 인천에서 올스타 게임을 치른 뒤 시즌 휴식기가 예정되어 있었다(7월 29일 올림픽 야구 본선 시작, 8월 11일 후반기 시작).

아직 KBO리그의 개막 연기가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3월 10일 구단 사장들이 모이는 이사회에서도 3월 3일 단장들의 실행위원회와 마찬가지로 개막 일정 정상 진행이 어렵다는 의견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10일 이사회 이후 회의를 지속적으로 진행하여 지연되는 개막전의 최종 일정이 결정될 예정이다.

개막일은 연기될 가능성이 높지만 정규 시즌의 경기수는 팀당 144경기, 전체 720경기 그대로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 보통 포스트 시즌을 가을야구라 칭하지만, 코로나19의 여파로 만일 시즌이 2~3주 이상 미뤄지게 되면 포스트 시즌 전체가 겨울인 11월로 밀릴 가능성도 있다.

포스트 시즌이 미디어 데이 일정부터 우천 순연 없이 한국 시리즈 7차전까지 걸리는 시간이 29일이다(각 시리즈 최종전 바로 다음 날이 다음 시리즈 미디어 데이). 이를 계산하면 늦어도 11월 2일에 와일드 카드 결정전 미디어 데이를 치러야 한국 시리즈 7차전을 11월 30일에 치를 수 있다.

물론 정규 시즌 단축 편성에 대한 논의가 아주 백지화된 것은 아니지만 리그 스폰서, 중계권료 계약 등 여러 가지 요소들을 포함하면 가능성이 적다. 어떠한 결정이 내려지고 언제 개막할지 알 수 없지만, 일단 지금은 선수와 팬 모두에게 건강하고 안전한 환경에서 야구를 즐길 수 있는 시즌이 되도록 준비하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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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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