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유미 위원은 유소년 클럽 사업에 대해 “이 유소년들이 나중에 좋은 선수가 되어서 구단의 자원이 될 수도 있고, 미래의 구단 팬을 먼저 확보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한유미 위원은 유소년 클럽 사업에 대해 “이 유소년들이 나중에 좋은 선수가 되어서 구단의 자원이 될 수도 있고, 미래의 구단 팬을 먼저 확보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 한유미


올 시즌은 신인 선수들의 활약이 다른 시즌보다 유독 더 두드러지고 있는 시즌이다. 여자배구에서는 흥국생명의 박현주, 현대건설의 이다현, GS칼텍스의 권민지가 신인왕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고, 남자배구도 오은렬, 구자혁, 김명관 등 V리그에서 첫 시즌을 보내고 있는 선수들이 냉정한 프로 세계에서 주전 한자리를 꾸준히 차지하고 있다. 

이렇게 매년 실력 있는 신인들의 꾸준한 등장은 리그가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데 아주 큰 이바지를 한다. 이와 같은 바람직한 현상이 지속되려면 배구공을 '많이' 만지는 환경이 절대적으로 필요하지만, 최근 들어 배구부를 직접 운영하려고 하는 초등학교가 점점 없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한국 배구의 미래를 걱정하게 했다.

갈수록 쉽지 않은 환경이 되어가고 있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유소년 배구를 위해 땀을 흘리는 배구인들의 노력 또한 멈추지 않고 있다. 2017년부터 KOVO는 구단 자체에서 직접 운영하는 유소년 배구클럽 사업을 시행하고 있는데, 현재 한국전력을 제외한 남녀부 12개 구단이 자체 유소년 클럽을 운영 중이다.

오랫동안 국가대표를 지내고 현대건설에서 은퇴한 한유미 KBSN 스포츠 해설위원도 OK저축은행과 현대건설의 유소년 클럽 지도를 맡고 있다. 21일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한유미 위원이 들려준 '유소년 배구' 이야기는 아주 흥미로웠다.

한 위원은 부모들이 유소년 클럽에 아이를 보내는 유형이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가장 많은 유형은 아이들 성장과 다이어트 목적이다. "요즘 학교 수업 자체에 체육 수업이 많지 않고, 놀이터보다는 집에서 핸드폰 게임하며 노는 아이들이 많아지면서 운동 부족을 염려하는 부모들이 많이 보낸다"는 것이다.

다른 20% 정도는 아이가 배구 선수로서 가망성이 있는지에 대해 테스트를 해보고 싶은 유형이다. "'아이가 운동신경이 있고, 배구를 좋아하는 것 같은데 과연 시켜도 될까?' 하는 물음에서 유소년 클럽을 보낸다"고 한 위원은 말했다.

나머지 5-10%는 선수가 정말 되고 싶은 아이들이다. 앞선 두 가지의 경우에는 유소년 클럽에서 지도를 받다가 중간에 엘리트 배구부가 있는 초등학교로 전학을 가기도 하고, 중학교에 올라갈 때 선수로 전향하기도 한다.

한유미 해설위원이 맡고 있는 구단인 OK저축은행은 초등부(3클래스), 중등부(1클래스), 엘리트 육성반(1클래스)으로 약 110여 명의 학생을 운영하고 있고, 현대건설은 초등부(1클래스) 반을 운영 중인데, 두 구단 유소년 클럽에서 엘리트로 전향한 학생의 숫자가 상당하다.

유소년 클럽이 취미로 배구를 접하고 있는 다수의 아이들부터 엘리트 전향을 꿈꾸고 있는 선수 지망생들까지 다양한 기회의 장이 되는 셈이다. 한 위원은 "처음에는 안 될 것 같은 아이들이 1년 다니니까 어느 순간 늘어서 곧잘 한다"며 유소년 클럽 사업을 "장기적으로 봐야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유소년 클럽 아이들은 프로 구단의 유소년으로 뛰는 것에 대한 굉장한 자부심을 가지게 될 뿐만 아니라 소속팀 프로 선수들의 영향을 아주 많이 받게 된다.

유소년 클럽 아이들은 프로 구단의 유소년으로 뛰는 것에 대한 굉장한 자부심을 가지게 될 뿐만 아니라 소속팀 프로 선수들의 영향을 아주 많이 받게 된다. ⓒ OK저축은행


올 1월에 열린 현대캐피탈 KOVO배 유소년 클럽 배구대회에서는 한유미 위원이 지도하고 있는 OK저축은행이 초등부 혼성 부문에서 우승을 하기도 했다. 한 위원은 "그냥 연습하는 것과 시합 나간다고 했을 때 출석률이 달라지고 연습할 때의 태도나 적극성이 달라진다"고 말하면서 "구단에서 유소년 (관련 사업을) 하는 것이 많아져야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대회를 치르면서) 들었다"고 말을 이어갔다.

이렇게 구단 소속으로 있는 유소년 클럽 아이들은 프로 구단의 유소년으로 뛰는 것에 대한 굉장한 자부심을 가지게 될 뿐만 아니라 소속팀 프로 선수들의 영향을 아주 많이 받게 된다. "아이들이 자기가 속해 있는 팀에 관심이 많아지다 보니 소속팀 경기를 찾아보고 선수들이 하는 플레이를 그대로 따라 하더라"는 한 위원의 말이다.

한유미 위원은 "또 아이들이 선수들의 플레이뿐만 아니라 세리머니나 순간순간 제스처까지도 다 따라 한다"라고 이어 말하면서 "이제는 배구 경기를 성인 팬들뿐만 아니라 어린아이들도 많이 본다는 것을 프로 선수들이 알고 욕을 안 했으면 좋겠다"는 웃음 섞인 이야기도 던졌다.
 
 한 위원은 장소 부족 문제에 대해 “구단과 학교, 시에서 많이 관심을 갖고 도와줘야만 잘 될 수 있는 것 같다”면서 “체육관 대관하는 것만 되면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전했다.

한 위원은 장소 부족 문제에 대해 “구단과 학교, 시에서 많이 관심을 갖고 도와줘야만 잘 될 수 있는 것 같다”면서 “체육관 대관하는 것만 되면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전했다. ⓒ OK저축은행

 
아이들은 이러한 유소년 클럽 교실이 더 많았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많이 내놓지만, 현실적으로 가장 큰 문제는 체육관 대관이다. 배구는 다른 스포츠에 비해 장소가 무조건적인데, 초등학교, 중학교에서 체육관 대관을 잘 안 해주다 보니 아이들이 일주일에 두 번 이상 수업하고 싶어도 장소가 부족한 경우가 부지기수이다. 또 멀리 사는 아이들은 수업을 들으러 차를 타고 장시간 이동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 대해 한 위원은 "구단과 학교, 시에서 많이 관심을 갖고 도와줘야만 잘 될 수 있는 것 같다"면서 "체육관 대관하는 것만 되면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전했다.

또한 한 위원은 "KOVO에서 지원해 주는 금액으로만 운영하기보다 좀 더 관심을 가지고 지원을 넓히는 구단이 더 많아진다면 이 유소년들이 나중에 좋은 선수가 되어서 구단의 자원이 될 수도 있고, 미래의 구단 팬을 먼저 확보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이처럼 유소년 클럽은 여러 긍정적인 효과를 많이 가지고 있는 사업임이 분명하다. 또한 비단 구단뿐만 아니라 모든 배구팬들의 관심을 필요로 하는 일이기도 하다. '변화의 시작은 작고 조용하다'(Change begins with a whisper.)라는 유명한 영화광고 문구의 함의처럼 유소년 클럽이 한국 배구의 어떤 황금기를 가져올지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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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가 너무 좋아서, 뭐라도 기여하고 싶어서 글을 쓰는 저널리스트(journalist)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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