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피아코스가 아스널을 밀어내고 16강에 올랐다.

올림피아코스가 아스널을 밀어내고 16강에 올랐다. ⓒ 아스널 홈페이지


연장 후반전에 홈 팀 아스널 관중들이 입을 다물 수 없을 정도로 놀라운 슈퍼골이 터져나왔다. 믿음직스러운 골잡이 오바메양의 그림같은 가위차기 골이었다. 이 골로 아스널이 합산 점수 2-1로 달아나는 것이었기에 이후 10분 가까이는 홈팬들이 극적인 승리 기운을 만끽하는 일만 남은 줄 알았다. 그러나 축구는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더 놀라운 극장골이 반대쪽 골문을 뒤흔드는 일이 실제로 일어난 것이다.

페드로 마르틴스 감독이 이끌고 있는 올림피아코스(그리스)가 한국 시각으로 28일 오전 5시 런던에 있는 아스널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19-2020 UEFA(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 32강 2차전 아스널 FC(잉글랜드)와의 어웨이 게임에서 연장 종료 직전 터진 엘 아라비의 짜릿한 극장골에 힘입어 극적으로 16강에 올랐다.

오바메양의 아름다운 슈퍼골

일주일 전 아테네 근교 피레아스에 있는 스타디오 게오르기오스 카라이스카키스에서 열린 1차전에서 어웨이 팀 아스널 FC가 81분에 터진 라카제트의 결승골로 이겼다. 

이어 열린 이 게임이 마침 아스널 홈 게임이었기 때문에 그들은 큰 걱정을 하지 않았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성적으로 자랑할만한 순위(9위)는 아니었지만 유로파리그를 통해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 믿었다.

하지만 아스널은 후반전에 먼저 골을 내주며 흔들렸다. 53분, 코너킥 세트 피스 맨투맨 수비를 놓친 것이다. 마티외 발부에나의 왼쪽 코너킥을 받은 올림피아코스 센터백 파파 아부 시세가 자유롭게 빠져들어가면서 헤더 골을 꽂아넣은 것이다. 아스널 센터백 다비드 루이스가 자신의 바로 앞으로 빠져들어오는 파파 아부 시세를 체크하지 못한 것이 아쉬운 순간이었다.

이 골로 두 게임 합산 점수가 1-1이 되어 연장전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거짓말처럼 근래에 보기 드문 슈퍼골이 연장전을 아름답게 수놓았다. 113분, 아스널 에이스 메수트 외질이 오른쪽 측면에서 왼발로 감아올린 크로스가 골문 바로 앞에서 높은 공 다툼을 벌인 양팀 두 선수 머리에 맞고 포물선을 그리며 뒤로 떨어지는 순간, 아스널 골잡이 피에르-에메릭 오바메양이 몸 중심을 낮추며 날아올랐다. 아름다운 오른발 가위차기가 빛난 것이다.

오바메양의 발끝을 떠난 공은 올림피아코스 골키퍼 조제 사가 도저히 막을 수 없는 왼쪽 톱 코너로 빨려들어갔다. 아스널의 미켈 아르테타 감독도 펄쩍 뛰어오르며 믿기 힘든 슈퍼골에 환호했다.

엘 아라비의 믿기 힘든 극장골

연장전 남은 시간이 7분 정도밖에 안 되기 때문에 아스널이 두 게임 합산 점수 2-1로 16강행을 결정낼 수 있는 흐름이었다. 하지만 마지막 1분이 그들의 발목을 잡을 줄은 아무도 몰랐다. 축구장 사소한 실수 하나가 일을 크게 그르친 것이다.

119분, 아스널 골문 앞에서 그라니트 자카의 백 패스가 골키퍼 베른트 레노에게 흘러갔을 때 레노의 오른발 첫 터치가 길었고 안 줘도 될 코너킥을 올림피아코스에게 헌납한 것이다. 

올림피아코스는 이 마지막 기회를 놓치지 않고 오른쪽 코너킥 세트 피스를 다시 한 번 살려냈다. 아스널 수비수들은 코너킥 자체를 걷어내는 것은 성공했지만 바로 다음 수비 집중력에서 문제점을 드러낸 것이다.

오른쪽 측면에서 세컨드 볼을 확보한 올림피아코스 교체 선수 마수라스는 침착하게 왼발 크로스를 감아올렸고 반대쪽에서 이 크로스를 보고 달려든 유세프 엘 아라비가 미끄러지며 오른발 슛을 정확하게 굴려넣었다. 오바메양의 슈퍼골로 게임이 끝날 줄 알았지만 연장전 종료 직전 더 믿기 힘든 극장골이 이어진 것이다.

아스널로서는 그래도 포기할 수 없었다. 연장전 추가 시간이 3분 이상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정말로 그들에게 또 하나의 기적같은 순간이 찾아왔다. 마지막 추가 시간 3분에 올림피아코스 교체 선수 아브람 파파도풀로스 몸에 맞고 떨어진 공이 슈퍼골 주인공 피에르-에메릭 오바메양 앞으로 굴러온 것이다. 하지만 그의 오른발 터닝 슛이 아슬아슬하게도 골문 오른쪽 기둥을 벗어나고 말았다. 

아스널과 오바메양에게 찾아온 축구장의 신비스러운 기운은 113분에 터진 가위차기 골까지만 영향을 준 것으로 보였다. 이렇게 두 게임 합산 점수는 2-2로 끝났지만 어웨이 골을 하나 더 따낸 올림피아코스가 극적으로 16강행 열차를 올라탄 것이다.

2019-2020 UEFA 유로파리그 32강 2차전 결과(28일 오전 5시, 아스널 스타디움-런던)

O 아스널 FC 1-2 올림피아코스 [득점 : 피에르-에메릭 오바메양(113분) / 파파 아부 시세(53분,도움-마티외 발부에나), 유세프 엘 아라비(120분,도움-마수라스)]
- 1, 2차전 합산 점수 2-2, 올림피아코스 어웨이 골 우선 규정으로 16강 진출!

유로파리그 16강 진출 팀
헤타페, 세비야(이상 스페인)
인테르 밀란, AS 로마(이상 이탈리아)
레버쿠젠, 볼프스부르크(이상 독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울버햄튼 원더러스(이상 잉글랜드)
올림피아코스(그리스)
바젤(스위스)
코펜하겐(덴마크)
이스탄불 바삭세히르(터키)
라스크(오스트리아)
레인저스(스코틀랜드)
샤흐타르 도네츠크(우크라이나)
* 잘츠부르크(오스트리아) - 아인트라흐트 프랑프푸르트(독일)
  연기된 게임(29일 오전 2시) 승리 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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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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