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시티 맨시티가 레알 마드리드와의 UCL 16강 1차전서 2-1 역전승을 거뒀다.

▲ 맨시티 맨시티가 레알 마드리드와의 UCL 16강 1차전서 2-1 역전승을 거뒀다. ⓒ 맨시티 홈페이지 캡쳐

  
천재적인 지략가로 통하는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승부수가 통했다. 맨체스터 시티(맨시티)가 통산 13회 우승에 빛나는 '챔피언스리그의 왕' 레알 마드리드를 제압했다.
 
맨시티는 27일 오전 5시(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2019-20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레알 마드리드와의 16강 1차전에서 2-1 역전승을 거뒀다.
 
원정에서 승리를 챙긴 맨시티는 8강 진출의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맨시티, 전반전 점유율 대신 실리 택하다
 
홈팀 레알 마드리드는 4-3-3을 가동했다. 최전방은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카림 벤제마-이스코, 중원은 루카 페데리코 발베르데-카제미루-루카 모드리치가 포진했다. 포백은 페를랑 멘디-세르히오 라모스-라파엘 바란-다니 카르바할, 골문은 티보 쿠르투아가 지켰다.
 
원정팀 맨시티는 평소와 다른 4-4-2를 가동했다. 공격수가 아닌 두 명의 미드필더를 최전방에 포진시킨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었다. 베르나르두 실바-케빈 데 브라이너가 전방에 배치됐고, 중원은 가브리엘 제주스-로드리-일카이 귄도안-리야드 마레즈였다. 포백은 벵자멩 멘디-아이메릭 라포르트-니콜라스 오타멘디-카일 워커, 골키퍼 장갑은 에데르송 모라이스가 꼈다.
 
경기 초반부터 두 팀은 다소 소극적으로 운영했다. 맨시티는 볼 점유율을 취하는 대신 4-4-2를 기반으로 하는 두 줄 수비로 버티는 전략을 들고 나왔다.
 
레알 마드리드가 근소하게 힘 겨루기에서 앞섰다. 전반 15분 세컨드 볼 상황에서 바란의 왼발 중거리 슈팅이 크게 벗어났다.
 
맨시티도 반격에 나섰다. 전반 20분 제주스가 데 브라이너의 패스를 받아 수비 사이로 침투하며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을 맞았지만 마무리 슈팅이 쿠르투아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전반 27분 데 브라이너의 기습적인 슈팅은 골문을 벗어났다.
 
레알의 공격도 만만치 않았다. 전반 30분 맨시티 문전에서 벤제마의 결정적인 헤더슛이 에데르송 골키퍼에게 걸렸다.
 
맨시티는 전반 31분 주전 센터백 라포르트가 부상으로 빠지는 악재가 찾아왔다. 그 자리를 페르난지뉴가 대신했다. 다소 지루한 전반 45분은 득점 없이 종료됐다.
 
맨시티, 제주스-데 브라이너 연속골로 역전승
 
후반 초반에도 두 팀은 역습을 주로 시도했다. 맨시티가 좀 더 예리한 공격을 여러차례 선보이는 흐름이었다. 후반 4분 역습 상황에서 데 브라위너의 역동적인 돌파가 펼쳐졌고, 패스를 이어받은 마레즈가 페널티 아크에서 왼발로 감아 찬 슈팅이 골문 왼편으로 살짝 벗어났다. 후반 11분 마레즈는 골키퍼와 일대일 기회를 만들었지만 슈팅은 쿠르투아 선방에 막혔다.
 
버티고 버티던 레알 마드리드는 마침내 후반 15분 승부의 균형추를 깼다. 맨시티의 빌드업을 제어하기 위한 전방 압박이 주효했다. 오타멘디의 전진 패스를 가로채면서 빠르게 공격으로 전환했고, 왼쪽에서 비니시우스가 절묘하게 수비 사이로 패스한 공을 이스코가 단독 기회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원정 득점의 필요성을 느낀 과르디올라 감독은 후반 28분 베르나르두 실바 대신 라힘 스털링을 투입했다. 왼쪽 윙어 제주스를 투톱의 한 자리로 전빈 배치시키고, 스털링이 왼쪽 측면에서 움직였다.
 
지단 감독도 곧바로 응수했다. 후반 30분 비니시우스를 빼고 부상에서 돌아온 가레스 베일을 넣었다.
 
과르디올라 감독의 용병술은 완벽하게 적중했다. 후반 32분 왼쪽에서 돌파를 시도한 데 브라이너가 돌아서며 오른발로 올린 크로스를 제주스가 헤더로 마무리지었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조커로 들어온 스털링이 돌파를 시도할 때 카르바할의 태클에 걸려 넘어지며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후반 38분 키커로 나선 데 브라이너가 성공시키며 전세를 뒤집었다.
 
지단 감독은 후반 39분 모드리치, 이스코를 빼고, 루카스 바스케스와 루카 요비치를 투입해 공격적인 승부수를 던졌다.
 
그러나 레알 마드리드는 후반 41분 자멸했다. 카제미루의 백패스 미스가 발단이 되면서 공을 가로챈 제주스가 단독 상황을 맞았고, 라모스가 고의로 밀어 넘어뜨리며 파울을 범했다. 결국 주심은 라모스에게 다이렉트 퇴장을 선언했다. 10명으로 싸운 레알 마드리드는 결국 홈에서 1-2로 패배를 당했다.
 
명장 과르디올라, 지단과의 지략 싸움서 승리
 
과르디올라 감독은 지난 24일 경기를 앞둔 공식 기자회견에서 "레알 마드리드라는 팀의 역사에 항상 감탄했다. 우리는 챔피언스리그의 왕과 맞선다. 그들은 우리가 모방하고 싶은 팀"이라고 존경을 표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최다인 통산 13회 우승을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지단 감독은 2015-16시즌부터 레알 마드리드의 챔피언스리그 3연패를 이끈 명장이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과거 바르셀로나 시절 두 차례 빅이어를 들어 올린 이후 바이에른 뮌헨, 맨시티에서 우승 경험이 없다.
 
맨시티 역시 챔피언스리그 성적은 초라하다. 2015-16시즌 4강이 최대 성과다. 그래서 맨시티는 챔피언스리그 우승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2016년 여름 과르디올라 감독을 선임했다. 하지만 과르디올라 감독 부임 후 맨시티는 챔피언스리그에서 16강-8강-8강에 머물렀다.
 
챔피언스리그 DNA가 풍부한 레알 마드리드의 승리가 조심스럽게 점쳐지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과르디올라 감독은 거함 레알 마드리드를 맞아 상대의 허를 찌르는 전술을 꺼내 들었다. 주로 선호하던 4-1-4-1, 4-3-3이 아닌 4-4-2 포메이션이었다.
 
심지어 공격수 제주스를 왼쪽 미드필더로 내리고, 최전방에 2명의 미드필더를 배치한 것이 이례적이었다. 그리고 전반에는 두 줄 수비를 통해 실점하지 않고자 했다. 높은 볼 점유율과 패스 플레이로 공격 성향이 짙은 과르디올라 감독이 자신의 철학을 버리고 실리를 택한 것이다.
 
후반 15분 이스코에게 선제골을 내주면서 위기를 맞자 곧바로 승부수를 던졌다. 경기 내내 불안감을 보인 레알 마드리드의 오른쪽 풀백 카르바할을 공략하기 위해 개인기와 돌파가 뛰어난 스털링을 투입한 것이다. 스털링을 왼쪽에 포진시키고, 제주스를 전방으로 올린 것도 주효했다.
 
본 포지션에서 뛰게된 제주스는 후반 32분 천금의 헤더 동점골을 터뜨렸다. 후반 38분에는 스털링이 빠른 돌파를 시도해 카르바할로부터 페널티킥을 얻어내는 성과를 얻었다. 다소 낯선 포지션에서 뛰게 된 데 브라이너는 최전방에서 프리롤 역할을 수행하며 1골 1도움으로 맨시티 공격을 이끌었다.
 
이에 반해 지단 감독의 용병술은 전부 실패로 돌아갔다. 베일, 바스케스, 요비치 카드가 전부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맨시티는 강한 동기부여로 이번 챔피언스리그에 임하고 있다. 재정적 페어플레이(FFP) 규정을 위반해 향후 2시즌간 UEFA 주관 클럽대항전 출전금지 징계를 받은 상황이다. 과르디올라 감독이 맨시티의 사상 첫 챔피언스리그 우승으로 인도할지 관심을 모으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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