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 대회 연속 8강 진입을 이뤄낸 권순우는 다음 주 발표되는 세계 랭킹 순위에서 70위대에 이름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권순우 선수 ⓒ 위키미디어 커먼스

 
한국 남자 테니스 간판 권순우가 생애 첫 출전한 세계 프로테니스협회(ATP) 500대회인 멕시코 오픈 본선에서 첫승을 거뒀다. 세계 랭킹 76위의 권순우는 이날 타로 대니얼(27세, 세계 랭킹 110위) 상대로, 세트 스코어 2대1(6-2, 2-6, 6-3)로 승리했다.

권순우는 이로써 16강 전에서 세르비아 출신의 두산 라요비치(29세, 랭킹 24위)를 만나게 됐다. 라요비치는 이번 대회에 8번 시드를 받았으며, 키 183cm로 크지 않지만, 기술을 고루 갖춘 선수이다.
 
승리했음에도 불구하고 다소 아쉬운 경기였다. 특히 내준 2번째 세트와 가져온 3번째 세트 초반에서 권순우의 약점이 드러난 경기였다. 권순우의 가장 큰 기술적 단점인 매치 템포 조절 능력 부족은 하위 랭커를 상대로 했을 때도 예외는 아니었다.

매치 템포 조절은 믹스 업과 체인지 업이 핵심인데, 이게 잘 되지 않다 보면 결과적으로 상대에게 끌려다는 경우가 생긴다. 이날 맞붙은 대니얼은 2009년 프로에 데뷔, 올해로 12년 차인데 첫 세트에서 자신의 주특기인 안정적 수비 스트로크 중심으로 경기를 풀어나가려다 잘 되지 않자, 2번째 세트에서는 보다 공세적으로 경기를 운영해 권순우의 리듬을 깨뜨리는데 성공했다.
 
3번째 세트 초반은 서로 브레이크를 주고 받으며 대등한 경기를 벌였다. 그러나 권순우가 7번째와 9번째 상대의 서브 게임을 거듭 브레이크하며 경기를 6-3으로 끝낼 수 있었다.
 
권순우는 또 지나칠 정도로 공격 일변도여서 찬스 상황에서 '오버 쿠킹'이 많은 결점도 있는데, 2세트와 3세트에서도 이런 현상이 나타났다. 오버 쿠킹이란 필요 이상으로 과도하게 공을 세게 치거나 회전을 많이 주는 경우를 말한다.
 
지나칠 정도의 공세적 경기 운영은 상위 랭커를 만났을 때는 종종 적지 않은 효과를 본다. 하지만 상대의 실수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는 대니얼 같은 수비 중심 선수를 만났을 때는 리듬이 흐트러지는 등 애를 먹을 수도 있다.
 
권순우는 이날 승리로 ATP 500경기 첫 16강에 진입하며 랭킹 포인트 45점을 확보했다. 16강전에서 라요비치를 꺾고 또 8강에 오른다면 라파엘 나달 선수를 만날 확률이 한층 높아졌다. 권순우는 2월 들어 이 대회 직전까지 출전한 3번의 투어 대회에서 모두 8강에 진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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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우 테니스 나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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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축년 6학년에 진입. 그러나 정신 연령은 여전히 딱 열살 수준. 역마살을 주체할 수 없어 2006~2007년 북미에서 승차 유랑인 생활하기도. 농부이며 시골 복덕방 주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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