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트롯> 방송장면

<미스터트롯> 방송장면 ⓒ TV CHOSUN


트로트를 향한 사랑이 어느 때보다 뜨겁다. 그 중심에는 TV조선의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 <미스트롯>과 <미스터트롯>이 있다. 이 프로그램의 오디션에 참가한 이들은 트로트의 주 향유층이라 볼 수 없는 10대~40대 젊은이들이 대부분이다. 트로트의 붐을 젊은 세대가 나서서 이끄는 모습이 새롭고 신선하다. 

특히 현재 방영 중인 <미스터트롯>의 인기는 가히 신드롬이라 할 만하다. 지난 8회 방송은 전국 시청률 30.4%, 순간 최고 시청률 31.9%(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하며 종편 사상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사실 지상파, 종편, 케이블 가릴 것 없이 예능 프로그램으로는 30%의 시청률을 넘기기가 힘든 현실에서, 마의 벽을 깨부수었다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게다가 <미스터트롯>은 한국인이 좋아하는 프로그램 1위에 올랐다. 한국갤럽이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에게 '요즘 가장 즐겨보는 TV프로그램'을 물은 결과(2개까지 자유응답), <미스터트롯>의 선호도가 11.4%로 1위를 거머쥐었다. 특히 50대 이상 여성의 호응이 가장 크다. 26일 현재 <미스터트롯>은 김호중, 영탁, 장민호, 임영웅, 이찬원, 정동원 등 12명이 준결승에 진출해 경연 중이다.

요즘 이토록 더 열광하는 트로트는 어떤 음악일까. 트로트의 사전적 의미는 '4분의 4박자를 기본으로 하는 한국 대중가요의 한 장르'인데, trot라는 단어는 영어로 본래 '빠르게 걷다', '바쁜 걸음으로 뛰다' 등의 의미를 지닌다(두산백과). 한국에 트로트가 도입된 것은 일제강점기인 1920년대 말이며, 1960~1970년대에 와서 지금의 트로트 형태에 가까운 한국식 트로트가 본격적으로 자리 잡으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주류의 음악으로 인정받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그러다가 2000년대 초중반 장윤정, 박현빈, 홍진영 등으로 이어지는 젊은 가수들의 등장과 활약으로 전보다 더 넓은 세대로부터 관심과 애정을 받기 시작했다. 
 
 <미스터트롯> 방송장면

<미스터트롯> 방송장면 ⓒ TV CHOSUN

 
지난 25일 오후, <오마이뉴스>는 강문 음악평론가에게 최근의 '트로트 열풍'에 관해 물었다. 강문 평론가는 기자와 한 통화에서 "제도권 사회에서 트로트는 철저히 비주류였다"며 "음악계 안에서뿐 아니라 신문과 방송 등 미디어 역시 트로트를 비주류로 생각했기 때문에 지상파에서 트로트를 만나기 어려웠다"라며 운을 뗐다.

"트로트는 선입견에 둘러싸여 소외 받아온 게 사실이다. 그러다가 최근 TV조선 방송을 통해 컬쳐쇼크가 일어났던 거다. 이걸 본 많은 사람들, 심지어 미디어 종사자들까지도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가창과 메시지라는 음악의 핵심 요소를 트로트만큼 훌륭히 충족시키는 장르가 또 있을까.

특히, 트로트는 (퍼포먼스, 비주얼 등이 아닌) 오직 가창으로만 묘사하는 장르이기 때문에 리스너들에게 더 감동으로 다가간다. 트로트에 선입견을 갖고 있던 기존 미디어의 변화, 새로운 세대의 참여와 관심 등 여러 요소가 합쳐지면서 열풍이 분 것이라고 본다." (강문 평론가) 


그에게 이 열풍이 얼마나 지속될 것 같은지 묻자 "당분간은 지속되지 않겠나"라고 긍정하면서도 조금의 우려를 함께 내비쳤다. 강 평론가는 "이렇게 트로트 붐이 일었던 사례는 과거 몇 차례 있었다"며 "장윤정 등으로 시작한 '네오 트로트 열풍'이 있었다. 이와 같이 '톱스타의 출연'은 붐을 부르기 마련"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트로트 시장이 1980년대 이후부터 비주류로 갔는데, 톱스타가 탄생할 때마다 인기를 끌었다. 그런 맥락에서 <미스트롯>과 <미스터트롯>은 톱스타를 낳고 있기에 4~5년 정도는 붐업을 지속할 것 같다. 하지만 시즌6 이상이 되면 여느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그래왔듯이 눈길을 확 사로잡는 톱스타가 출연하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음악의 목적, 그 첫 번째는 위무라고 본다. 서민을 위로하는 그 역할을 트로트가 오랜 시간 철저하게 이행해왔다. (트로트는) 비주류로 취급받아선 안 되는 그런 음악이다. 이 참에 트로트가 제도권의 음악으로 편입되길 바라본다." (강문 평론가)
 
 <미스터트롯> 방송장면

<미스터트롯> 방송장면 ⓒ TV CHOSUN


'트로트 열풍'에 관해 임진모 음악평론가는 기자와 한 통화에서 "아직은 '열풍'이라고 할 순 없을 것 같다. 열풍이라 하면, 그것의 소비인구가 40~60대를 너머 전 세대로 확산됐다는 걸 전제하는데 20~30대들이 현재 트로트를 즐길까 생각하면 아직은 아닌 것 같다"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아시다시피 현재 방영 중인 TV프로그램의 영향이 절대적인 것 같다. 트로트의 현재의 인기가 오래 지속되어 진정한 열풍으로 나아갈 수 있을지는 더 지켜봐야 겠지만, 트로트라는 장르에 기회가 생긴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라고 말했다. 

임 평론가는 한 발짝 떨어진 자리에서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은 견해를 보였다. 그는 "트로트 음악이 <미스트롯>이라는 프로그램으로 주목 받았다면, 그 음악이 그동안 소외되고 있었다는 의미"라며 통찰 있는 한 마디를 덧붙이기도 했다. 

그는 "지금까지 트로트는 가난과 저항의 음악이었는데, 그런 이미지와 다르게 트로트에게도 기회가 온 것이다. 그렇지만 아래에서부터 위를 향해가는 열풍이 아니라 TV라는 매체의 특징이라 할 수 있는 '위에서부터 내려오는' 방향의 열풍이기에 단발성으로 그칠 가능성도 없지 않아 보인다"고 밝혔다.

또한, 트로트라는 음악 장르의 핵심 특징 및 매력을 묻는 질문에는 "어렵지 않은 대중친화적 가사, 쉬운 박자와 가창 덕에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다는 것"이라고 답했고, 특히 '가사'를 트로트의 주요 특질로 강조했다.

<미스트롯>이 끝나고도 송가인을 비롯한 출연진의 인기는 고공행진 중이고 <미스터트롯> 역시 그 화제의 정도가 심상치 않다. 이 가운데, 젊은 계층의 트로트 생산자가 젊은 계층의 트로트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일마저 이뤄낼 수 있을지 애정어린 시선으로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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