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베이지 인터뷰 사진

가수 베이지 인터뷰 사진 ⓒ 베이지

 
베이지(Beige)는 <추노>, <내 딸 서영이>, <오로라 공주>, <왔다, 장보리>, <가족끼리 왜 이래>, <구르미 그린 달빛> 등 인기 드라마 OST에 참여, 자신의 이름처럼 안정감과 편안함, 세련됨과 무난함이 어우러진 음색으로 많은 사랑을 받아 왔다.

무엇보다 발표했던 몇 편의 드라마 주제가 및 자신의 솔로 곡들에서는 직접 가사를 쓰고 멜로디를 만들어 송라이터로서의 면모를 일찍이 드러낸 적도 있다. 2007년 4월 가요계 데뷔를 한 후 2020년 2월 현재까지 베이지는 한 해도 빠짐없이 음원 또는 앨범을 음악 팬들에게 선보일 정도로 꾸준한 활동과 더불어 인기를 얻었다.

2019년 10월에는 '여자의 언어 프로젝트'란 특색 있는 기획을 시작, 첫 번째 에피소드 곡을 공개한 데 이어 지난 1월 16일 두 번째 에피소드로 선보인 '이별 첫날'을 통해 여자의 언어와 시각, 행동을 담은 사랑과 이별의 노래를 발표했다.

이전 작품들과 달리 소속회사 없이 2곡의 음원제작과 프로듀싱, 작사와 보컬, 홍보와 마케팅까지 활발하게 임하며 음악인으로서 홀로서기에 나선 베이지. 어느덧 14년 차 중견뮤지션이란 표현이 어색하지 않을 만큼 그가 추구해 나갈 앞으로의 음악행보가 무척 기대된다. 지난 19일 오후 3시 서울 신사동에서 진행했던 베이지와의 인터뷰를 정리한 내용이다.

14년차 뮤지션, 베이지가 시작한 음악 프로젝트

-1월에 발표한 '이별 첫날'은 어떤 곡인가?
"'이별 첫날'은 작년 10월에 발표했던 '헤어지자는 말은 사랑한다는 말이야'를 잇는 곡이다. 이별직후 여자가 하는 일, 여자가 하는 말을 서정적으로 표현을 했다. 내 이야기도 가사에 녹아 있고, 다른 여성분들의 진솔한 경험담도 접하면서 두 곡의 노랫말을 완성할 수 있었다."

-'여자의 언어 프로젝트'에 대해 소개해 달라
"사랑과 이별에 관한 여자의 시각과 언어로 풀어내는 컨셉으로 기획을 했고, '헤어지자는 말은 사랑한다는 말이야'가 첫 번째, '이별 첫날'은 두 번째 에피소드 곡이다. 나와 공동 프로듀싱을 하고 멜로디를 만든 이래언 작곡가와 '의미 있는 대화와 언쟁'을 하면서 작업을 했다.(웃음) 여자의 이야기를 담아냈지만, 남자가 바라보는 사랑과 이별에 관한 생각을 들을 수 있어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여자의 언어 프로젝트' 관련 앞으로의 계획은?
"남성 보다 여성 팬들이 더 많고 특히 20, 30대 분들이 다수다. 어떤 한 대목의 이야기로 공감대를 이루는 것이 사랑노래인 것 같다. 엇비슷한 사랑과 연애를 경험한 한 여자들의 감정과 심정을 언어로 담아 음악으로 함께 음미할 수 있는 작업을 계속 해나가려 한다. 시점을 확답할 수 없지만 곡들이 축적되면 한 장의 앨범과 공연으로 팬들과 같이 나누고 싶다."

내 음악은 내가 완성한다! - 베이지의 홀로서기
 
 가수 베이지 인터뷰 사진

가수 베이지 인터뷰 사진 ⓒ 베이지

 
- 홀로서기를 시작한 후 첫 프로젝트라고 들었다
"그렇다. 회사에 소속되지 않고 내 음악을 세상에 선보이고 싶었다. 물론 이래언 작곡가가 고맙게도 함께 해줬고, 좋은 노래들을 만들어내기 위해 우리는 아낌없이 투자를 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것에 신경을 쓰고 집중을 해야 하니 소속사가 있고 없음의 차이를 충분히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음악을 직업으로 하는 이상 언젠가 내가 꼭 헤쳐 나가야 할 일이었기에 <여자의 언어 프로젝트>는 정말 소중하게 다가선다."

- 보람된 점, 힘든 점이 있다면?
"음원에 대한 권리를 가진 인접권자로서 처음 정산을 받게 된 것이 보람되고 기쁜 일이다. 다시 회사에 소속되어 활동을 할 수도 있겠지만, 나 스스로 투자해 내 음악을 만들어야 할 상황이 이어진다면 음원소유권자로서 역할을 충실히 하고 싶다. 힘든 일은 주위에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고 있지만 최종 책임자로서 어떤 일이건 결정해야 한다는 것, 향후 지속적으로 음원 또는 앨범을 내기위해 금전적인 면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들이다."

- 어떤 방법으로 곡 홍보를 하고 있는지?
"전문 매니지먼트의 도움 없이 발표했던 '헤어지자는 말은 사랑한다는 말이야'의 경우에는 친한 연예인분들의 적극적인 응원이 큰 힘이 있었다. 배우 김예원씨, 알리 언니, 걸그룹 멤버로 활동했던 김연지씨(씨야), 송지은씨(시크릿), 김은정씨(쥬얼리)를 포함해 여러분들이 '릴레이 라이브'를 통해 내 음원 발매 소식을 전하는 등 너무 감사했다.(웃음) '이별 첫날의 경우 서두르지 않고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최선을 다해 홍보활동을 해나가려 한다."

성대 결절, 작사 작곡에 열정 갖게 된 계기 돼

- 언제부터 싱어송라이터로서 활동하게 됐나?
"20대 중반 심한 스트레스로 성대 결절에 걸렸다. 1년여 가까이 노래를 못하게 되면서 무척 힘들게 지냈었는데 그 시간 내게 위로를 준 것이 바로 글을 쓰는 일이었다. 전문적으로 배우지 못해 여전히 부족한 점이 많지만 나의 진솔한 마음과 생각을 노랫말로 옮겨 팬들과 같이 나누는 것, 작사가로서 값지고 아름다운 행복이다.

2010년 혼성밴드 럼블피쉬가 발표했던 '1초 2초'란 노래의 작사를 했고, 작곡가로 처음 참여했었다. 가장 최근이라면 2017년 10월말에 나온 '꿈 속에 우린', 2018년 3월 발표했던 '봄이 빛나는 봄'은 작곡 작사를 모두 했던 노래들인데 음악이 어려운지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웃음)"

- 싱어송라이터로서 가장 널리 알려진 곡은?
"드라마 <트로트의 연인> 삽입곡 '마주보다'와 드라마 <아이가 다섯>에서 불렀던 'Your Song(유어 송)'은 노래와 가사를 써 많은 사랑을 받았다.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는 '그리워 그리워서'란 곡 가창을 했고, 내가 작곡에 참여했던 'Love Is Over(러브 이즈 오버)'란 곡을 백지영 선배님이 노래해 정말 기뻤고 큰 영광이었다."

- 많은 노래를 발표했지만 아끼는 노래가 있다면?
"굳이 한 곡을 꼽자면 2009년 6월 1.5집 앨범 활동 곡 '지지리'다. 베이지를 대표하는 노래로 널리 알려졌고 방송활동을 통해 많은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노래 제목 때문인지 행사도 안 들어왔고 수입도 없었다.(웃음) 어머니들이 특히 가사 때문에 싫어하셨던 기억이 떠오른다.

OST 곡 가운데는 유동근 선배님이 열연을 펼쳐 깊은 울림을 시청자에게 선사했던 <가족끼리 왜 이래>에서 아버지 순봉(유동근 역)씨를 떠나보내며 드라마 종영 2회분에서만 들을 수 있었던 '송가'는 내게도 잊지 못할 음악작업으로 남아 있다."

- 14년 째 끊임없이 활동을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신인이었을 때 연예계 대선배들의 조언들이 밑거름이 됐다. 그리 길지도 않고 스쳐지나가듯 이야기를 주셨어도 데뷔 10년이 훌쩍 넘은 지금 다시 생각해보니 따스한 온기와 격려로 가득했고 내가 계속 가수생활을 할 수 있는 울타리 역할을 했다.

2007년 가요계 활동을 시작이후 정말 많은 여성 아이돌 그룹들이 등장했다. 연기자로 변신을 하거나 뮤지션, 작사가 등 음악활동을 이어가는 친구들도 있지만, 냉혹한 현실로 가득한 연예계에서 버티지 못하고 다른 일을 하거나 생활고에 시달리는 아이돌 가수도 있다. 그런 와중에서도 힘든 처지에 있는 동료를 돕는 친구들의 모습을 직접 보면서 내 마음의 움직임도 컸다. 지난 14년 동안 나 역시 힘겹고 버거운 시간을 겪기도 했지만, 그럴 때마다 나 자신에게 용기를 북돋워주었고 곁에 있는 좋은 사람들의 존재 역시 지금껏 활동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 듯하다."

드라마 영역 넘어 영화 OST에도 참여하고 싶어
 
 베이지 <이별 첫날> 앨범 커버 이미지

베이지 <이별 첫날> 앨범 커버 이미지 ⓒ 베이지

 
-그래서인지 데뷔 이후 한해도 빠짐없이 작품을 발매해 왔다
"선후배 동료가수들에 비해 강한 개성, 독특한 창법을 가진 보컬리스트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드라마 OST 작업을 할 때 내 곡이 흐르는 장면에서 연기를 펼치는 여배우들로 동화되고 감정이입해 노래를 불러왔다. 참여를 하게 되면 드라마에 관한 중요한 요소들을 면밀히 검토하고 곡 작업을 해왔다. 그런 면이 장점으로 작용했는지 발라드는 물론 다양한 장르의 OST 곡들을 부를 수 있었고, 내 노래들도 꾸준히 발표하면서 매년 노래들을 세상에 알릴 수 있었던 것 같다."

- 그럼에도 후회되거나 아쉬운 점이 있다면?
"연기와 춤, 악기 연주 등 나의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분야에서 활동할 기회가 주어졌을 때 더욱 적극적으로 연습하고 공부하지 못한 점이 아쉬움으로 다가선다. 기회를 못 잡아 후회한 적은 없다. 예를 들어 내가 선택하지 않은 노래가 다른 가수에 의해 히트됐을 때 후회스러운 시간은 그 당시일 뿐이다. 어차피 그 곡의 운명은 이미 정해져있었던 거다."

- 현재 가요계의 변화와 흐름, 어떻게 체감하고 있는지?
"'불공정하면서도 공정한 시대'를 보내고 있다고 생각한다. 음원 시장에 끊임없이 이어지는 논란은 불공정함이 원인이다. 그럼에도 공정하다고 볼 수 있는 면은 회사가 있건 없건 신인이건 기성가수건 거의 동일선상에서 SNS를 비롯해 내 음악을 들어줄 음악 팬들과 소통하기 위해 홍보와 마케팅 활동에도 노력을 기울어야 하는 등 건강한 경쟁의 장이 열렸다는 점이다. 뮤지션들도 적극적으로 참여를 해야 할 만큼 부지런해져야 하는 시대에 아날로그문화에 익숙한 나도 변화와 흐름에 동참하려고 배워나가고 있는 중이다.(웃음)"

- 음악과 관련해서 이루고 싶은 목표 또는 꿈이 있나?
"기회가 되면 정규앨범을 내고 싶다. 디지털 싱글 시대에 정규 음반의 가치가 예전만 못하지만 뮤지션에게는 음악을 하는 하나의 목표가 된다. 데뷔 앨범이후 발표한 적이 없기에 꼭 이루고 싶은 일이다. 다음으로는 콘서트 무대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가수가 되고 싶다. 라이브의 즐거움과 소중함을 너무도 잘 알기에 좋은 작품들을 꾸준히 선보여 관객과 같이 호흡하고 나누는 시간들을 자주 가졌으면 좋겠다. 끝으로 드라마와 게임음악 OST는 참여해 왔지만 기회가 주어진다면 우리 영화 사운드트랙 앨범에서 베이지의 목소리를 들려드렸으면 하는 소망이 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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