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예능프로그램 <트래블러-아르헨티나편>의 한 장면

JTBC 예능프로그램 <트래블러-아르헨티나편>의 한 장면 ⓒ JTBC

 
"오늘은 따로 또 같이 여행했다. 혼자라서 사소한 것에 즐거웠지만 함께일 땐 작은 것에도 더욱 감탄했다. 같은 시간에 같은 기분을 나눌 수 있다는 것 역시, 좋은 시간은 함께 있는 지금이다."

긴 비행 끝에 아르헨티나에 도착해 정신없는 여행 첫째 날을 보냈던 세 명의 트래블러, 안재홍과 강하늘 그리고 옹성우는 둘째 날 오전에는 따로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여행의 본궤도에 접어들기 전에 시차적응도 해야 했기에 각자 자신만의 페이스로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환경에 익숙해지기로 한 것이다. 갑자기 주어진 혼자만의 시간, 그들은 어떤 여행을 만들어 나가게 될까. 

옹성우는 카메라를 들고 거리로 나갔다. 눈길을 사로잡는 이색적인 풍경들이 나타날 때마다 셔터를 눌렀다. 쏟아지는 햇살은 눈앞의 도시를 더욱 아름답게 빛냈다. 옹성우는 현지 사람들과도 적극적으로 교감하고 소통했다. 공원에서 놀고 있는 아기와도 인사를 나눴고, 어느샌가 사람들 틈에 들어가 태극권을 따라하기도 했다. 도전 정신이 돋보이는 유쾌한 시간이었다.
 
 JTBC 예능프로그램 <트래블러-아르헨티나편>의 한 장면

JTBC 예능프로그램 <트래블러-아르헨티나편>의 한 장면 ⓒ JTBC


안재홍은 유튜브 등을 통해 여행에 대한 정보를 취득한 후 움직이는 스타일이었다. 느긋하게 숙소 밖으로 나온 그는 구글에서 추천한 카페로 가서 '낯선' 브런치를 즐겼다. 항구가 보이는 카페의 야외 테이블에 앉아서 아메리카노를 음미하며 그 맛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분위기 좋은 카페에서 즐기는 브런치, 안재홍에게 여행은 평소엔 잘 하지 않는 일들을 해보는 시간이었던 모양이다. 

강하늘은 그저 발길이 닿는 대로 걸었다. 낙천적인 성격이 잘 드러나는 대목이었다. 그러면서 여행을 함께 온 동료들에게 전화를 걸어 간단한 아침 인사를 나눴다. 정이 많고 따뜻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들게 했다. 길가에 위치한 카페에 자리잡더니 연극 ('환상동화') 대본 연습에 매진했다. 폐를 끼치기 싫은 마음이었으리라. 이를 통해 그의 책임감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들을 더욱 끈끈하게 만든 혼자만의 시간
 
 JTBC 예능프로그램 <트래블러-아르헨티나편>의 한 장면

JTBC 예능프로그램 <트래블러-아르헨티나편>의 한 장면 ⓒ JTBC


'혼자 여행'은 짧고 단발성이었지만, JTBC <트래블러-아르헨티나>(이하 <트래블러>)의 트래블러들을 이해하는 데 유익한 시간이었다. 안재홍, 강하늘, 옹성우 세 사람의 성격뿐만 아니라 여행 스타일도 어느 정도 엿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각자의 캐릭터가 좀더 명확히 잡히자 여행에 대한 몰입도도 높아졌다. 다시 뭉친 세 사람은 반가워했고, 그런 만큼 함께 있는 시간에 충실할 수 있었다. 

오후 일정은 알차게 채워졌다. 총 길이가 1.3m에 달하는 세계 최대 주말시장인 '산 텔모'를 방문해 소소한 쇼핑을 즐겼다. 세 사람은 사람들로 가득한 시장의 활기를 만끽했고, 북적이는 그곳의 분위기에 흠뻑 취했다. 서로의 취향에 관심을 기울이고, 쇼핑 물품을 함께 봐주다 보니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함께 하기에 더욱 즐거워 보였다. 혼자만의 시간은 그들을 더욱 끈끈하게 만들었던 모양이다. 

시장 구경을 끝낸 세 사람은 옹성우의 버킷리스트인 스카이다이빙 예약까지 마무리했다. 이번에는 안재홍의 버킷리스트를 지울 차례였다. 안재홍은 축구선수 메시의 단골집으로 알려진 레스토랑 '라 브리가다'에서 스테이크를 맛보길 원했고, 강하늘과 옹성우는 기꺼이 '대장'의 소원을 들어주기로 했다. 입안에서 녹는 사르르 스테이크를 맛보며 감탄하는 세 사람의 모습은 순수함 그 자체였다. 

이어서 세 사람은 영화 <해피투게더>의 배경으로 등장했던 '바 수르'에 방문했다. 그곳은 여행을 떠나기 전 한국에서 미리 예약을 했을 정도로 가보고 싶었던 곳이었다. 부에노스 아이레스에 도착했을 때부터 <해피투게더>에 대한 이야기로 의기투합했던 만큼 '바 수르'로 항하는 그들의 발걸음은 설렘으로 가득했다. '바 수르' 안으로 들어간 세 사람은 영화 속 장면과 똑같은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그곳의 분위기에 젖어들었다. 

좀 더 많은 각자의 이야기를 들려주길
 
 JTBC 예능프로그램 <트래블러-아르헨티나편>의 한 장면

JTBC 예능프로그램 <트래블러-아르헨티나편>의 한 장면 ⓒ JTBC


음악이 라이브로 연주됐고, 풍성한 음량의 가수가 노래를 불렀다. 강하늘은 그 순간 공간감각이 없어졌다고 표현했다. 마치 영화 속에 들어간 듯한 꿈과 같은 시간이었으리라. 안재홍과 옹성우도 각자의 감성에 푹 빠져 넋이 나간 표정을 지었다. 그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노래가 끝나자 아르헨티나의 상징, '3분간의 연애' 탱고춤 공연이 이어졌다. 그 격정적인 탱고의 춤사위에 세 사람은 말을 잃어버렸다. 

아르헨티나로 떠난 <트래블러>는 시즌1의 잔상을 얼마나 지울 수 있는지가 성패의 관건이었다. 첫회에서는 '류준열이었다면 어땠을까'라는 궁금증과 그의 부제에 대한 아쉬움이 조금 느껴졌다. 세미 여행 전문가인 류준열이 리드하는 여행의 묘미가 생각보다 강렬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시즌1은 모든 것이 새로웠던 이제훈과 하모니를 이루면서 여행에 대한 다양한 생각을 품게 하기도 했다. 

솔직히 말하면 안재홍, 강하늘, 옹성우의 여행은 (아르헨티나라는 낯선 그림에도 불구하고) 조금 평범한 그림이다. 어쩌면 tvN <꽃보다 청춘>이 한 차례 훑었던 그림이기도 하다. 맛집을 찾아가고 명소를 방문하는 일정은 특별할 게 없다. 결국 '트래블러'가 발견돼야 한다. 같은 맛집(또는 명소)이라도 '누가' 갔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이야기가 쓰여지지 않던가. 

다행스럽게도 2회에서 '혼자만의 여행'을 통해 트래블러 세 사람의 색이 조금 뚜렷해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여럿이 어울려 있으면 잘 드러나지 않는 것들을 볼 수 있었다. 그러자 '함께'도 더욱 흥미로워졌다. 앞으로 이들이 어떤 여행을 만들어나갈지 조금씩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 부디 <트래블러>가 좀더 많은 각자의 이야기를 들려주길 기대한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필자의 개인 블로그 '버락킴' 그리고 '너의길을가라'(https://wanderingpoet.tistory.com)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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