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과 배우 송강호가 23일 기자회견을 열었다고 보도한 일본 매체 <스포니치 아넥스>

봉준호 감독과 배우 송강호가 23일 기자회견을 열었다고 보도한 일본 매체 <스포니치 아넥스> ⓒ 스포니치 아넥스


"제 작품이 세월과 시간을 뛰어넘는 클래식 영화가 됐으면 하는 망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김기영 감독의 '하녀'나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7인의 사무라이' 같은 작품을 만들고 싶다는 마음입니다."(봉준호 감독)
 
영화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과 배우 송강호가 일본에서 첫 기자회견을 열었다. <산케이신문>, <스포니치 아넥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봉 감독과 송강호는 23일 도쿄의 지오다구 일본기자클럽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생충>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에 오른 소감 등을 전했다.
 
봉 감독은 "북미에서 지난해 10월 개봉한 뒤 미국 관객들이 뜨겁게 반응해준 것이 아카데미로 이어진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일본에서도 1월 개봉해 관객들이 뜨거운 반응을 보여줬다. 일본 관객들에게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기생충>은 일본에서도 흥행 중이다. 1월 10일 개봉해 2월 22일까지 220만 명이 넘는 관객이 <기생충>을 봤다. 흥행 수익은 30억 엔(약 327억 원)으로 종전 흥행 수입 1위였던 <내 머리 속의 지우개>(2004)를 넘어섰다.
 
그는 영화에 대해 "'양극화를 들춘다기보다 '미래에 우리 사회에 좋아질 것인가', '양극화는 극복될 것인가'하는 불안감과 두려움 같은 걸 고스란히 표현해보고 싶었다"고 했다.
 
봉 감독은 "일본에는 역사적으로 뛰어난 감독들이 있다. 이마무리 쇼헤이, 쿠로사와 키요시, 사카모토 준지,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작품은 모두 좋아한다"고 했다. 이어 "일본 영화감독들이 가지고 있는 다양함과 세계에 흥분된다"고 덧붙였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괴물>과 관련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고 있는 상황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봉 감독은 "'괴물'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바이러스를 둘러싼 공포를 그렸다"면서도 "두려움이나 공포와 불안에 대해 과도하게 대응하거나 국가적, 인종적, 사회적 편견을 얹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는 "우린 이 사태를 극복하길 희망한다"고 했다.

일본 방문이 두 번째라는 송강호는 영화를 통한 한일교류가 많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2000년대 초에는 일본에서도 한국 영화가 많이 개봉했지만 이후 영화의 교류가 줄었다"며 "가장 가까운 나라이지만 교류가 적어진 것은 아쉽다. <기생충> 계기로 서로의 작품에 관심을 가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200여 명의 기자들이 몰려 <기생충>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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