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수정: 23일 오후 10시 48분]
얼마 전 큰 인기를 끌며 종영한 SBS 드라마 <스토브리그>에서 백승수 단장(남궁민)이 임동규 선수(조한선)를 트레이드 매물로 내 놓겠다 하면서 직원들에게 주장한 내용은 "임동규는 여름에 약하다"라는 것이었다. 그는 "프로야구 순위 경쟁은 여름에 가장 극심한데 정작 팀의 간판 타자가 여름에 약하면 순위 싸움에 추진력을 받을 수 없다"는 말을 덧붙였다.

그런데 드라마를 보며 떠오른 가정이 있다. '팀마다 유난히 강한 달이 있다면 고비를 유독 못 넘기는 달이 있다'는 것. 임동규도 여름엔 고전하지만 가을이 돌아오면 폭발하는 타격이 문제였다. 그렇다면 과연 현재 프로야구 각 팀들의 최근 5년간 월별 성적은 어땠을까. (단, KT는 2015시즌부터 참여하였고 19시즌에야 5할 승률을 기록했다는 점을 염두 해 두자.)  
최근 5년간 월별 팀별 승패마진

▲ 최근 5년간 월별 팀별 승패마진 ⓒ 장정환

 
출발이 가장 좋은 팀... LG, 두산, SK

최근 5년간 봄에 출발이 가장 좋은 팀은 LG, 두산, SK였다. 특히 두산은 3~4월 승패 마진이 무려 5년 평균 +8승으로 시작했다. SK 역시 +6.2승으로 좋았는데 최근 2년간 팀 성적(2018, 19시즌 각각 리그 2위)이 어느 정도 반영돤 게 아닌가 싶다. LG역시 수치상 5년간 평균 +3~4승 사이를 기록해 최근 5년간은 괜찮았다.

반면 KT를 제외하고 출발이 가장 좋지 않은 팀은 2팀은 삼성, 한화로 각각 연평균 약 -5.6, -3.8를 각각 기록했다. 출발은 그렇게 두드러지지 않으나 실속(?)을 가장 잘 차린 팀은 NC다. 표를 확인 해 보면 최근 5년간 승패 마진 적자를 기록한 달이 없었다. 즉, NC는 폭발적이지는 않았어도 안정적으로 정규 시즌을 보낸 팀이라는 반증.

 
 최근 5년간 한 여름의 월별 승패마진

▲ 최근 5년간 한 여름의 월별 승패마진 ⓒ 장정환

   
한 여름의 최강자는 두산, 키움

이번에는 각 팀 별로 최근 5년간 6, 7, 8월에 어느 팀이 잘했는지 살펴보았다. 표를 보면 알 수 있지만 한 여름 최강자는 두산과 키움이다. 두산은 무려 평균 승패 마진 +12.8를 기록해 10개 구단 중 가장 좋았다. 두산에 가려졌지만 키움 역시 대단한 여름을 보냈다. 6, 7, 8월 마진 +10.2인데 두산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아무래도 더위에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 고척돔 효과를 보지 않을까 판단한다. SK도 나쁘지는 않았지만 8월은 평균 -1.8로 6, 7월에 비하여 뒷심이 떨어졌고 NC는 의외로 6월에 큰 재미를 보지 못 한 것이 특징이다.

반대로 한 여름이 정말 '지옥'같았 팀을 꼽자면 롯데, 삼성, 한화. 특히 한화는 6, 7, 8월에 5년 평균 -6을 기록해 순위 경쟁, 상위권 추격에 치명타를 입었다. 삼성도 마찬가지. 7월 +2.2를 기록해도 6월 -3.2, 8월에는 -2.4를 기록해 초반 벌어놓은 평균 마진이 무색했다. 롯데는 8월에 평균 0을 기록했지만 6, 7월에 상대적으로 부진하여 8월 수치가 별 의미 없어졌음을 보여주었다.

의외로 LG가 -2.2를 기록하여 선방했는데 여름만 다가오면 놀림감처럼 돌아오는 'DTD'라는 조롱이 완전히 들어맞지는 않은 편이었다. 하지만 최근 5년간 7월, 8월 평균 승패 마진이 마이너스로 나타나 조롱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점은 껄끄러운 요소다.

이번에는 각 팀 별로 가을야구에 갔던 해의 월별 성적을 돌아보고 가을야구 성패의 조건 역시 돌아보기로 하였다. 대상 팀은 최근 5년 중 2회 이하로 가을 야구 진출에 성공한 LG, 한화, 삼성, 롯데 그리고 아쉽게 지난 시즌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한 KT까지다.
 
가을 야구의 조건

LG는 최근 5년 중 2회 (2016, 2019) 가을 야구 진출하였다. 특이한 점이 있다면 2019 시즌은 5월에 다소 삐끗했지만 초반 3. 4월에 벌어놓은 승패 마진 +8을 잘 유지하였다. 특히 항상 7, 8월에 약했는데 이 시기 오히려 합계 +2를 기록하여 순위 싸움에서 끝까지 버틸 동력을 마련했고 9월 이후도 +3으로 마무리 지었다. 2016 시즌은 한 마디로 '다이나믹'하다. 5월은 비교적 좋은 성적을 거두었지만 6, 7월 무려 -11을 기록했다. 그런데 8, 9월에 +10으로 만회하여 4위로 견뎌낸 것. 이를 미루어 볼 때 LG는 5월도 중요하지만 7, 8월이 중요함을 알 수 있다.

한화의 최근 5년간 월간 평균 승패 마진을 살펴보면 6월을 제외하고 모두 마이너스였다. 특히 한화가 5년간 계속 힘들었던 이유는 3~5월도 좋지 않았지만 본격적으로 순위를 유지해야 하는 7~8월 성적이 치명타였다. 그런데 한화가 2018 시즌 가을 야구에 진출 할 수 있었던 가장 큰 동력은 5, 6월에 +17 때문이었다. 물론 7, 8월도 지난 5년간 평균치에 근접한 승패 마진을 기록했지만 9월엔 5할 승률이었다. 결국 5, 6월에 저축한 승패 마진을 계획적으로 지출한 것이 2018시즌 가을야구 진출로 이어졌다고 볼 수 있다.

롯데는 2017시즌 3~5월까지 지출도 저축도 없는 독특한 시즌을 보냈다. 6월에 -4를 기록해 다소 위태로웠는데 7월에 +3으로 살아 날 조짐이 나타났다. 8월 기록을 보면 팬들 입에서 감탄사 외에는 할 말이 없는 수준. 당시 무려 +11을 기록한 것. 그 기세가 사그라질까 9월 +8을 올렸다. 시즌 중반(3월~6월)까지 다소 잠잠했는데 후반에 돌변한 셈.

하지만 이 수치에서 두 가지 특징이 보이는데 3~5월까지 치고 나가지는 못 했어도 5할을 유지한 것이 순위 경쟁에 큰 원동력이었다는 점. 그리고 또 하나는 7월 성적이다. 지난 5년 롯데의 7월 성적은 약 평균 -3이었다. 그런데 오히려 +3을 기록하면서 다시 한 번 치고 올라 갈 반전의 계기를 마련 한 것이 2017시즌었다. 초반부터 치고 나가지는 못 했지만 후반에 치고 나갈 수 있도록 '2번의 준비'한 것이 잘 작용했다.

사실 삼성은 2015년과 그 이후 급변하여 이 분석이 의미가 없어 보인다. 기록을 보면 알 수 있지만 삼성은 2010년대 초중반 꾸준함의 상징이었다. 2015년 한 해만 보아도 승패 마진 마이너스를 기록한 달이 하나도 없었다. 참고로 2015 시즌은 월평균 승패 마진 +5다.

 
가을야구 진출 당시 팀별 월별 승패마진 각 팀별로 다르겠지만 결국 승패를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가을야구 진출 성패가 갈렸다. KT는 올 시즌 팀 역사상 최초 5할 승률을 기록해 가을야구 진출 가능성에 대해 돌이켜 보았다. 스태티즈 자료 편집.

▲ 가을야구 진출 당시 팀별 월별 승패마진 각 팀별로 다르겠지만 결국 승패를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가을야구 진출 성패가 갈렸다. KT는 올 시즌 팀 역사상 최초 5할 승률을 기록해 가을야구 진출 가능성에 대해 돌이켜 보았다. 스태티즈 자료 편집. ⓒ 장정환

 
이 기록을 따져보면 한 달에 3연전을 9번 총 27경기를 진행한다고 가정하면 그 중 16승을 올린 것이다. 그러면 위닝 시리즈 8번, 루징 시리즈는 1번만 기록한 것이다. 그 정도로 꾸준한 팀이었다. 결국 무엇보다 삼성은 과거와 같은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서는 꾸준함을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다.

KT는 지난 2019시즌을 -12로 시작하였다. 그런데 5월부터 계속 승패 마진 +를 기록하면서 만회하더니 9월 이후 승패 마진 0으로 맞추어 구단 역사상 최초로 5할 승률을 만들었다. 기록을 보면 알 수 있지만 KT는 따져보면 7, 8월 한여름에 강한 팀이었다. 다만 초반이 좋지 않아 그 이상 성적을 낼 수 없었다.

KT가 구단 역사상 최초로 가을야구 진입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조건 3, 4월에 잘해야 한다. 3, 4월에 적어도 승패 마진 -2에서 -4 이내 수준으로 맞춰 놓는다면 오히려 7, 8월 한 여름에 승부를 걸 수 있지 않을까.

꼭 여름 성적만이 답이 아니다

지난 5년간의 팀 성적을 살펴 보았을 때 해마다 변수는 늘 존재했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꾸준한 팀이 결국 가을야구에 간다는 사실. 특히 월별로 상승과 하락이 다소 심하거나 승패 마진에서 적자가 난 것을 만회하지 못하는 팀은 가을야구에 진출하지 못 하는 결과를 낳았다.

그런 면에서 최근 5년간 압도적인 기록을 매월 기록한 두산을 제외하고 NC의 최근 5년간 행보는 높게 평가 할 수 있다. 키움 역시 5월에 다소 약했지만 6월에서 9월까지 보여준 꾸준한 '흑자' 행보를 보였는데 이 역시 쉽게 달성할 수 있는 기록이 아니다. 결국 여름 성적이 중요하지만 초반과 후반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시즌 성패가 더 갈린다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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