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기생충> 아카데미 수상 불만을 비판하는 CNN 뉴스 갈무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기생충> 아카데미 수상 불만을 비판하는 CNN 뉴스 갈무리. ⓒ CNN

 
미 CNN 방송이 한국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상 수상에 불만을 터뜨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했다. (관련기사: 트럼프, '기생충' 아카데미 수상에 불만... "그렇게 좋은 영화냐")

CNN은 21일(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이 <기생충>의 아카데미상 수상을 축하하지 않고 다양성을 혹평하는 것은 반미국적 행위(anti-American)"라며 "더이상 분열을 멈춰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유권자에게 호소하는 것은 '우리는 미국이다. 우리는 최고다. 최고가 된 것을 사과할 필요는 없다'는 발상에 기반하고 있다"라며 "하지만, 그런 발상의 어두운 면은 분명하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비전이 미국의 건국 이념과 상충한다는 것을 알지 못하거나, 신경 쓰지 않고 있다"라며 "미국은 용광로(melting pot)이고, 다양성을 환영하며 언론의 자유와 다양한 관점을 장려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좋은 영화로 거론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와 <선셋대로>도 혹평했다.

CNN은 "1939년에 나온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와 1950년 작품인 <선셋대로>는 둘 다 백인이 주인공과 감독을 맡은 영화"라며 "사실 백인들 말고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영화"라고 설명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위대하다고 여기며 돌아가고 싶어 하는 미국은 1940∼1950년대의 미국인가"라고 반문하면서 "그 시대로 돌아가고 싶다는 욕구를 거듭 강조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유세 연설에서 <기생충>의 아카데미상 수상을 거론하며 "올해 아카데미상이 얼마나 나빴는지 여러분도 봤을 것"이라며 "한국 영화가 상을 받았다"라고 불만을 나타냈다.

그는 "우리는 한국과의 무역 관계에서 갈등이 많은데 아카데미는 한국 영화에 작품상을 줬다"라며 "그렇게 좋은 영화인가(Was it good?)"라고 깎아내렸다.

그러면서 "나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같은 영화를 찾고 있다. 우리가 그런 영화를 다시 볼 수 있을까. <선셋대로>도 다시 보고 싶다"라며 "미국에는 좋은 영화가 너무 많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미 민주당 전국위원회는 성명을 내고 "<기생충>은 부유층과 노동 계급의 갈등을 그린 외국 영화"라며 "다만 (외국 영화라서) 2시간 동안 자막을 읽어야 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싫어할 것"이라고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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