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폰 끼고 사는 여자, 이끼녀 리뷰입니다. 바쁜 일상 속, 이어폰을 끼는 것만으로도 마음에 여백이 생깁니다. 이 글들이 당신에게 짧은 여행이 되길 바랍니다.[기자말]
 tvN 토일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OST 자켓

tvN 토일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OST 자켓 ⓒ CJ ENM


tvN 토일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종영 하루 전, 이 작품의 대미를 장식해줄 마지막 OST가 공개됐다. 바로 아이유 가창의 '마음을 드려요'가 열한 번째 주인공이다. 시청자의 큰 사랑을 받으며 상반기 대표 흥행작으로 남게 된 <사랑의 불시착>. 비록 드라마는 끝났지만, 여느 흥행작들이 그렇듯 OST로써 그 여운을 이어갈 모양새다. 

탄탄한 음원파워를 자랑하는 크러쉬와 백예린이 앞서 각각 '둘만의 세상으로 가', '다시 난, 여기'라는 곡으로 드라마에 깊은 감성을 보탰는데, 이들의 노래는 음원차트에서도 높은 순위에 안착하며 인기 롱런 중이다. 그 바통을 후발주자로 합류한 아이유가 넘겨받았고, 예상대로 반응이 뜨겁다. 지난 2011년 방영한 MBC 드라마 <최고의 사랑> OST '내 손을 잡아' 이후 9년 만에 아이유가 참여한 OST니, 기대가 모일 수밖에 없었다.  

"당신에게 드릴 게 없어서/ 나의 마음을 드려요/ 그대에게 받은 게 많아서/ 표현을 다 할 수가 없어요."

남혜승과 박진호가 작사·작곡한 '마음을 드려요'는 첫 소절부터 담백하고 소박하다. 화려하지 않으면서, 받기보다 주는 사랑을 원하는 겸손한 사랑의 마음이 잘 느껴진다. 극중 리정혁(현빈 분)과 윤세리(손예진 분)가 대사를 하듯 이 가사를 주고받아도 충분히 어울릴 것 같은, 두 주인공의 애틋한 소원과 고백이 고스란히 담긴 노랫말이다. 

"나지막한 인사에/ 수많은 내 마음 고이 담아/ 그대에게로 건네면/ 내 마음 조금 알까요"

이 노래는 13회에서 리정혁이 윤세리에게 반지를 건네며 사랑을 약속하는 신에 삽입됐다. 순수하면서도 묵직한 리정혁의 성격처럼, '마음을 드려요'는 듣는 이의 감정을 부추기는 대신 멋 부리지 않은 멜로디와 노랫말, 그리고 가창으로 청자의 마음을 차분하게 울린다. 소박한 고백이지만, 그 어떤 말보다 진심이 느껴지는 듯하다.
 
 tvN 토일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tvN 토일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 tvN

 
이 작품의 음악을 총괄한 남혜승 음악감독은 "가장 설레고 아름다운 순간에 눈물 나는 뭉클함을 느낄 수 있는 노래를 만들기 위해 오랫동안 고심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정제되고 단순한 동시에 깊은 가사가, 오래 고심하여 만들었다는 그의 말이 거짓이 아니라는 걸 증명해준다. 특히 다음의 후렴구가 뭉클하다.

"어떤 이유로 만나/ 나와 사랑을 하고/ 어떤 이유로 내게 와/ 함께 있어준 당신/ 부디 행복한 날도/ 살다 지치는 날도/ 모두 그대의 곁에 내가/ 있어줄 수 있길"

리정혁과 윤세리의 만남은 우연일까, 필연일까. 사랑에 빠진 모든 연인들이 한 번쯤 던져봤을 듯한 질문일지도 모르겠다. 우리의 사랑은 우연일까, 필연일까. 이 노래는 '어떤 이유'로 우리가 만났다고 말하며 필연적 사랑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하지만 그 이유를 찾아내어 아는 것보다 중요한 건 '모든 날에 그대 곁에 내가 있어주는' 것이라 말한다.  

2절의 클라이막스 후에 이어지는 무반주는 섬세한 아이유의 목소리를 보다 잘 만끽하게 해준다. 목소리뿐 아니라 숨소리까지 노래로써 표현하는, 때로는 속삭이는 듯한 창법의 그의 보컬이 진가를 제대로 드러낸다. 

"네 번의 모든 계절들과/ 열두 달의 시간을 너와/ 숨이 차게 매일/ 사랑하며 함께 할게"

이 곡은 휘몰아치는 감정을 표현하는 많은 OST와 달리, 잔잔하고 담담함으로 진심을 전하고 있다. 그런 만큼 빨리 지겨워지지 않고 오랫동안 편안하고 따뜻하게 들을 수 있는 곡으로 남을 듯하다. 진심이 담긴 노랫말을 진심을 담아 불렀을 때 그 시너지가 얼마나 큰지 이 곡은 좋은 예로써 보여주고 있다. 특히 짧은 한 문장으로 여러 함의를 담고 있는 마지막 구절이 백미다.  

"부디 추억만 남지 않길 너완"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