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연예 서비스가 2020년 3월부터 댓글 기능을 잠정 폐지키로 결정했다.

네이버 연예 서비스가 2020년 3월부터 댓글 기능을 잠정 폐지키로 결정했다. ⓒ 네이버

 
네이버가 연예 뉴스 댓글 서비스를 잠정 폐지하고 인물명에 대한 연관 검색어 서비스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20일 네이버는 유봉석 서비스 운영 총괄 명의로 서비스의 일부 변경사항을 고지했다. 이에 따르면 4.15 총선을 앞두고 네이버는 4월 2일부터 15일까지 '급상승 검색어 서비스'를 일시 중단한다. 또 이와 별개로 연예 댓글 및 관련 검색어 서비스 역시 3월 중 잠정 폐지 및 중단 등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지난해 두 연예인의 잇따른 극단적 선택 이후 '악플'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은 더욱 커졌다. 특히 포털사이트 연예 뉴스 댓글은 악플의 주요 진원지였다. 건전한 의견 소통의 통로라는 목적은 사라지고, 연예인 인신 공격 및 비방만 가득했다.

카카오는 지난해 10월 중단 발표... 뒤늦게 대응한 네이버
 
 네이버의 악성 댓글 A.I 클린봇을 활용해 욕설 등을 필터링 했지만 이것만으론  넘쳐나는 악플 대응에는 역부족이었다.

네이버의 악성 댓글 A.I 클린봇을 활용해 욕설 등을 필터링 했지만 이것만으론 넘쳐나는 악플 대응에는 역부족이었다. ⓒ 네이버

 
포털 서비스 다음을 운영하는 카카오는 지난해 10월 30일자로 연예뉴스 댓글 서비스를 중단했다. 하지만 국내 최대 포털 네이버는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악성 댓글 필터링 A.I(인공지능) '클린봇' 기능을 2019년 11월부터 적용했지만 적극적인 악플 방지 대책으로 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여전히 포털 기사 댓글창에서는 특정 인물에 대한 노골적인 조롱과 비방을 손쉽게 목격할 수 있는 게 현실이다.

연관 검색어 서비스 역시 마찬가지다. 연관검색어란 포털사이트에서 인물을 검색하면 그와 연관된 단어, 그를 검색한 사람들이 함께 검색한 단어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가리킨다. 가끔 이유를 알 수 없는 단어 조합이 연관검색어로 뜨는가 하면, 민망한 단어들이나 제3의 인물이 등장해 악플러들의 공격 대상이 되기도 했다. 

결국 '잠정'이라는 단서를 달긴 했지만 네이버 카카오와 비슷한 방식으로 운영 정책 변경을 선언했다. 일단 뒤늦은 네이버 측의 결정을 환영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여전히 아쉬움과 부족함을 지적하는 의견도 적지 않은 편이다.

또 다른 악플 온상 네이버 스포츠 대책은 여전히 부재
 
 네이버 스포츠 댓글은  스포츠 스타를 겨냥한 악플의 온상으로 지적되지만 이에 대한 보완책은 여전히 등장하지 않고 있다.  (네이버 스포츠 댓글 화면 캡처)

네이버 스포츠 댓글은 스포츠 스타를 겨냥한 악플의 온상으로 지적되지만 이에 대한 보완책은 여전히 등장하지 않고 있다. (네이버 스포츠 댓글 화면 캡처) ⓒ 네이버

 
스포츠 팬들뿐만 아니라 현직 운동 선수들 사이에서 포털사이트 스포츠 기사의 댓글은 '보지 말아야 할 기피 대상'으로 낙인 찍힌 지 오래다. 경기에 패한 팀이나 부진한 선수에 대한 비난글은 차라리 낫다. 경기 내용과 상관없이 특정 구단 혹은 선수에 대해 지속적으로 아무런 죄 의식 없이 악플을 쏟아내는 사용자들이 네이버 스포츠 기사 댓글창을 점령하다시피 하고 있다.  

키움 히어로즈 박병호 선수에게 지속적인 악플을 쏟아내는 누리꾼 닉네임 '국거박'은 이미 야구 팬들 사이에서는 악명 높은 인물이다. 그를 흉내내는 누리꾼들도 속속 등장할 만큼 폐해는 여전히 심각하다. 하지만 이에 대한 네이버 측의 방지 대책은 딱히 찾아보기 어렵다. 19일 발표된 내용에서도 스포츠 기사 댓글 문제는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 

기사에 대한 의견 개진 경로 마련 등 보완책 필요
 
 일부 네이버 악성 유저들은 트위터, 페이스북 등 외부 계정을 통해 특정 연예인에 대한 악플을 쏟아내기도 한다. (네이버 화면 캡처)

일부 네이버 악성 유저들은 트위터, 페이스북 등 외부 계정을 통해 특정 연예인에 대한 악플을 쏟아내기도 한다. (네이버 화면 캡처) ⓒ 네이버

 
물론 온라인 상에서도 표현의 자유는 존중되어야 한다. 그러나 표현의 자유를 핑계 삼는 극단적인 악플은 누군가의 인생을 병들게 만들기도 한다. 국민 여론 역시 심각한 악플에 대해서는 제재해야 한다는 데 대체로 공감하는 편이다. 

연예 댓글 서비스 중단에 따른 보완책 마련도 필요해 보인다. 댓글창이 사라지면 가령 오탈자부터 팩트 오류 등 기사 내용에 문제가 있더라도 독자가 이를 쉽게 지적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비록 한참 늦은 대응이지만 네이버가 연예 뉴스 악플에 칼을 뽑아 들면서 많은 이들은 이번 결정이 악플 문화 근절을 위한 시발점이 되길 기대하고 있다. 소수 악성 사용자들의 악플 배출구로 전락한 네이버 연예 서비스로선 명예회복의 기회로 삼는 것과 동시에 이를 계기로 연예인 인권 보호를 위한 노력을 최대한 기울여야 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에도 수록되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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