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도 없고 해리 케인도 없는 토트넘이 결국 공격수 부재를 극복하지 못하고 라이프치히에 덜미를 잡혔다.
 
토트넘은 20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20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 라이프치히에 0-1로 패했다.
 
이날 패배로 토트넘은 2차전 원정 경기에서 최소 2골차 이상으로 승리해야만 8강 진출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무기력한 토트넘, 라이프치히전서 내용-결과 모두 완패
 
토트넘은 손흥민이 팔 부상으로 결장한 가운데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최전방은 루카스 모우라, 2선은 스티븐 베르바인-델리 알리-제드송 페르난데스로 구성됐다. 허리는 해리 윙크스-지오바니 로 셀소가 맡았고, 포백은 벤 데이비스-다빈손 산체스-토비 알더베이럴트-세르쥬 오리에가 포진했다. 골문은 위고 요리스가 지켰다.
 
라이프치히는 3-4-3을 들고 나왔다. 티모 베르너-파르틱 쉬크-크리스토퍼 은쿠쿠가 최전방을, 앙헬리뇨-마르첼 자비처-콘라드 라이메르-노르디 무키엘레가 허리를 책임졌다. 스리백은 마르셀 할슈텐베르그-에단 암파두-루카스 클로스터만으로 이뤄졌고, 골키퍼 장갑은 피터 굴라시가 꼈다.
 
토트넘은 시작부터 흔들렸다. 전반 3분 만에 4개의 슈팅을 허용했다. 쉬크, 앙헬리뇨, 베르너가 번번이 토트넘 골문을 조준했다.
 
토트넘은 전반 8분 베르바인이 페널티 에어리어 왼쪽에서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굴라시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토트넘이 전반에 기록한 유일한 유효 슈팅이었다.
 
전반 30분에도 한 차례 기회는 있었다. 하지만 왼쪽에서 베르바인이 로셀소의 침투패스 타이밍을 파악하지 못하며 기회를 무산시켰다.
 
이날 라이프치히는 모든 면에서 토트넘을 압도했다. 강한 압박과 중원 장악력에서 앞섰다. 그리고 빠른 공격과 원터치 패스로 수많은 기회를 창출했다. 손흥민이 없는 상황에서 라이프치히는 라인을 대폭 끌어올리며 공격적으로 나섰다.
 
전반 볼 점유율에서 토트넘은 37% 대 63%로 크게 뒤졌다. 또, 슈팅 숫자 역시 3-11이었다. 전반을 0-0으로 마친 게 다행일 정도로 무기력했다.
 
후반 초반은 괜찮았다. 토트넘은 후반 2분 오리에의 크로스에 이은 모우라의 슈팅이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토트넘이 분위기 반전에 성공하는 듯했으나 흐름은 오래가지 않았다. 선수비 후역습으로 실점을 최소화하려는 1차전 전략은 후반 8분 산산조각났다. 데이비스가 라이메르의 침투를 제대로 막지 못하고 파울을 범해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티모 베르너가 페널티킥을 성공시켰다.
 
조제 모리뉴 감독은 부진한 알리, 페르난데스를 후반 19분 교체 아웃시키고, 에릭 라멜라와 탕귀 은돔벨레를 투입하며 변화를 줬다.
 
베르바인이 전진 배치돼 모우라가 투톱 형태를 이뤘다. 라멜라와 로 셀소는 좌우 측면에 포진했다. 그럼에도 별다른 효과는 없었다. 그나마 기회를 잡은 것은 세트 피스였다. 후반 26분 로 셀소, 후반 40분 라멜라의 프리킥 슈팅이 굴라시 골키퍼에게 가로막히며 동점골 사냥에 실패했다.
 
'손흥민 결장' 토트넘, 해결사 부재 여실히 드러나
 
이 경기를 앞두고 토트넘은 크나큰 악재를 맞았다. 손흥민의 수술 소식이었다.
 
토트넘은 지난 18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손흥민이 지난 일요일 아스톤 빌라전 도중 오른팔 골절로 인해 이번주 수술을 받게 됐다"라며 "수술 이후에는 재활 때문에 한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할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현지 매체들은 손흥민의 결장 기간을 최대 2개월로 전망하고 있다.
 
손흥민은 지난 16일 열린 아스톤 빌라와 2019-20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6라운드 원정 경기에 선발 출전해 멀티골을 터드리며, 토트넘의 3-2 승리를 이끌었다. 팔 통증에도 불구하고 참고 경기를 뛰는 투혼을 발휘했다.
 
시즌 15·16호골을 쏘아 올린 손흥민은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5경기 연속골을 기록했다. 또 프리미어리그 통산 50골 고지를 넘어섰을 뿐만 아니라 한국인 프리미어리거 100호골에도 이름을 올렸다. 이러한 득점 페이스라면 2016-17시즌 자신이 작성한 한 시즌 최다 골(21골)을 충분히 뛰어넘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나마 케인의 부재는 손흥민이 메우고 있었다. 최근 5경기 연속골로 절정의 골 감각을 이어갔다. 팀도 7경기 연속 무패를 내달렸다.
 
손흥민은 모리뉴 감독 전술에 있어 가장 중요한 핵심 자원이다. 빠른 스피드, 공간 침투, 슈팅력, 결정력 등을 두루 겸비한 손흥민은 현재 가장 믿음직한 득점원이자 카운터 어택의 축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손흥민마저 빠졌다. 팀 내 첫 번째, 두 번째 득점원의 부재를 극복하는 것은 어려웠다. 손흥민의 결장으로 모리뉴 감독은 다시금 모우라 원톱을 꺼내들었지만 역습 상황에서 라이프치히 수비를 전혀 위협하지 못했다. 이에 라이프치히는 라인을 상향 조정시키고, 공수 간격을 좁히면서 압박을 가할 수 있었다. 

토트넘은 다음달 11일에 2차전 원정을 앞두고 있지만 손흥민과 케인 모두 결장한다. 차포를 뗀 상황에서 토트넘이 대역전극을 이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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