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만에 AFC 챔피언스리그(ACL) 본선 무대에 나선 FC서울이 첫 출발을 순조롭게 시작했다. 서울은 18일 밤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2020 ACL 조별리그 H조  2라운드 멜버른 빅토리와의 홈경기에서 1-0의 승리를 거뒀다.

이 승리로 서울은 3년 만에 ACL 본선무대에서 승리를 기록했는데 다음상대가 치앙라이 유나이티드(태국)과의 경기인 점을 고려하면 첫 두 경기에서 2연승을 거둘 수 있는 기회를 잡은 셈이다.

 
 1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E조 FC서울과 멜버른 빅토리(호주)의 경기 전반전. FC서울 박주영(10)이 골을 넣고 기뻐하고 있다.

1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E조 FC서울과 멜버른 빅토리(호주)의 경기 전반전. FC서울 박주영(10)이 골을 넣고 기뻐하고 있다. ⓒ 연합뉴스

 
저조한 경기력속에 신인선수들 활약 돋보여

전반 9분 박주영의 선제골이 터지며 이른시간에 기선제압에 성공한 서울이지만 전반적인 경기내용은 기대이하였다.

박주영의 골장면 외에는 이렇다 할 플레이가 나오지 않았다. 서울은 측면과 중앙을 오가며 연계플레이를 통해 상대수비를 무너뜨리고자 했지만 강력한 피지컬을 바탕으로 한 상대 수비에 밀리면서 슈팅으로 이어가지 못하고 답답한 경기를 이어갔다. 

오히려 실점위기를 맞기도 했다. 전반 9분 박주영의 득점 이후 1분 뒤인 전반 10분 상대의 키 패스에 수비 뒷공간이 무너지며 곧바로 실점위기가 찾아왔다. 자칫하면 실점을 허용해 경기 주도권을 내줄뻔했지만 유상훈 골키퍼가 막아내며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다. 

후반전에 들어서도 좀처럼 슈팅기회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등 답답한 경기운영이 계속 이어지자 최용수 감독은 교체카드를 통해 분위기를 반전시키고자 했다. 

최 감독은 후반 18분 주세종을 빼고 한찬희를 투입한 데 이어 후반 23분에는 박동진을 빼고 아드리아노를 투입했다. 이 두 선수 모두 올 시즌을 앞두고 새로 영입된 선수라는 공통분모를 갖고 있었다. 

결과를 미리 얘기하자면 두 선수는 공격포인트를 올리진 못했지만 경기 내내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한찬희는 미드필드에서의 전진능력을 바탕으로 두 차례 위협적인 중거리슛을 선보이기도 했다.

후반 24분 페널티 박스 바깥쪽 부근에서 기습적인 오른발 중거리슛으로 포문을 연 한찬희는 후반 39분에도 비슷한 위치에서 중거리슛을 시도했다. 첫번째 슈팅이 골키퍼 선방에 막힌데 이어 두번째 슈팅은 한번 바운드 된 이후 골대를 맞고 나가 득점으로 연결되지 못했지만 답답한 경기흐름에 활로를 열기에는 충분했다. 

여기에 뛰어난 스루패스 능력도 보여줬다. 후반 43분 수비 뒷공간을 파고들던 아드리아노를 본 한찬희는 스루패스를 찔러주며 득점기회를 만들어줬다. 아쉽게 아드리아노가 수비보다 앞서있어 오프사이드 선언이 되었지만 이날 중원에서 경기를 풀어나가지 못했던 서울에겐 또다른 옵션이 제공된 셈이다.

3년 만에 컴백한 아드리아노 역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지난해 전북 현대에서 활약할 당시 아킬레스건 파열이란 큰 부상을 입으며 몸상태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기우에 불과했음을 보여줬다. 

상대 수비를 달고다니며 뒷공간을 노리는 움직임은 여전했고 슈팅 타이밍또한 여전했다. 대표적으로 후반 36분 코너킥 상황에서 한번 트래핑 이후 곧바로 발리슛을 시도한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비록 수비에 막혀 유효슈팅으로 이어지지 못했지만 위협을 주기엔 충분했다.

이후 후반 43분 아드리아노의 장기인 상대 수비 뒷공간을 허무는 플레이가 나왔다. 한찬희의 스루패스를 받은 아드리아노는 상대 수비를 허물면서 골키퍼와 1대1 상황을 맞이했지만 아쉽게 오프사이드 선언이 되면서 기회를 놓치고 말었다.

이 경기에서 팀 승리를 이끈건 기존멤버인 박주영이었지만 새로이 합류한 한찬희와 아드리아노의 활약은 올시즌 서울 전력에 플러스 요소가 될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기성용 사건의 후폭풍 컸던 서울... 분위기도 다잡았다

지난 한 주간 국내축구계를 뜨겁게 달군 사건은 바로 기성용의 K리그 컴백여부였다. 이 달초 원 소속팀 뉴캐슬 유나이티드와의 계약을 해지하며 자유계약선수가 된 기성용은 10년 만에 K리그 복귀를 타진했다.

친정팀 FC서울과 K리그 1강 전북 현대가 유력한 행선지로 꼽혔지만 최종적으로 기성용의 K리그 컴백은 이뤄지지 못했다. 서울에서 셀틱으로 이적한 지난 2009년 이적과정에서 서울외의 K리그 팀 이적시 위약금이 발생한다는 조항이 발동되면서 전북 현대 이적이 어려워졌다. 여기에 친정팀 서울 구단의 미온적인 태도까지 더해지며 기성용의 K리그 복귀는 성사되지 못했다. 

최용수 감독 역시 이 상황을 인지하고 있었다. 멜버른전을 앞둔 기자회견에서 최용수 감독은 기성용에 관한 질문이 나오자 "프리미어리그에서 200경기를 뛴 선수를 마다할 지도자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ACL 첫 경기에 집중하고 싶다"고 밝혔다. 기성용과 관련된 일로 논란이 더 이상 커지지 않기를 바라는 듯한 발언이었다. 

사실상 멜버른전에 집중하겠다는 의지가 담겨있음과 동시에 기성용 사건으로 팀 분위기가 흐트러질 수 있음을 경계한 것이다. 

어쨌든 결과적으로는 성공이었다. 경기내용은 기대이하였지만 승리라는 중요한 결과물을 가져온 서울은 기분좋게 ACL 출발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 승리의 원동력에는 기성용으로 인해 팀 분위기가 흐트러지길 원하지 않은 최용수 감독의 의지도 함께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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