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스토브리그> 속 윤병희.

드라마 <스토브리그> 속 윤병희. ⓒ SBS

 
"혹시 저 사람 진짜 스카우터 아냐?"

드라마 <스토브리그>의 초반과 중후반 배우 윤병희는 충분히 존재감을 드러냈다. 팀과 조직에서 겉도는 것처럼 보이지만 알고 보니 그 누구보다 선수 생명을 걱정하고 챙기는 스카우터. 윤병희가 맡은 양원섭이라는 캐릭터는 '휴머니즘 스카우터'로 애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회가 거듭될수록 그의 모습이 낯선 시청자들 사이에선 실제 스카우터로 보인다는 의견이 이어졌다는 후문이다.  

TV 화면에선 낯설지만 윤병희는 2007년 연극 <시련>으로 연기 세계에 입문 후 여러 상업영화에서 활약하고 있다. 관객들에겐 <범죄도시> 속 휘발유, <롱 리브 더 킹: 목포 영웅>의 팟캐스트 방송 진행자, <블랙머니>의 수사관 등으로 기억될 것이다. 드라마 <스토브리그> 이후에도 곧바로 <범죄도시2>, <보이스>의 촬영을 이어가는 등 꽤 바쁜 일정을 소화할 예정.

"지금까지 변함없이 하던 걸 하면서 묵묵히 지내왔는데 (<스토브리그>를 하면서) 좀 더 책임감을 느끼는 순간이 많았다. 오디션도 꾸준히 보고 있고, <범죄도시>가 돌아보면 제겐 중요한 전환점이 된 작품이 맞는 것 같다."

직진하는 휴머니스트
 
 배우 윤병희.

배우 윤병희. ⓒ 블레스이엔티


그는 "열성적인 야구팬은 아니었다"며 솔직하게 운을 뗐다. "좋아하는 팀을 응원했는데 다소 시들어진 상황"이었다며 윤병희는 "양원섭 역할로 대본을 받았고, 오디션을 보러 가기 전 스스로 캐릭터의 모습을 생각하며 만들어 갔다"고 작품과 첫 만남을 전했다. 극중 백승수 단장(남궁민)이 "난 휴머니스트랑 일 안 한다"며 질책하는 모습에서도 윤병희라는 캐릭터 개성이 잘 드러난다.

"타 구단 선수 출신인 만큼 정말 야구인일 것이라 생각했다. 현재는 스카우터지만 과거에 선수로서 어떤 상처가 있었을 것이고, 그때 깨달은 게 있기에 지금 나아갈 수 있는 사람이지 않나 싶었다. 야구를 너무 사랑하니까 괴짜처럼 분출될 때가 있지만 정의라는 걸 품고 있는 인물인 거지. (백승수 단장이) 양원섭 보고 휴머니스트라고 했는데 그 말이 참 따뜻하다고 생각했다. 반대로 보면 사람을 아끼는 나머지 사람 때문에 더 속상할 수도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이런 디테일한 해석 덕이었을까. 오디션이 끝나자마자 감독은 "함께 했으면 좋겠다"며 단번에 그의 캐스팅을 결정했다고 한다. 윤병희는 "그래서 더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며 실제 스카우터를 만나기 위해 수소문 한 사연 등을 전했다. 결과적으로 만나진 못했지만 더욱 양원섭의 성격과 행동 방식을 만들어 가는 것에 주력했다.

"<스토브리그>로 저도 야구와 선수에 대해 좀 더 이해하는 계기가 됐다. 어떤 과정을 거쳐 선수가 되는지 말이다. 프로에서 뛰는 선수들은 대부분 고등학생 때부터 널리 알려지는데 그래서 대학야구엔 그늘이 짙더라. 촬영하면서 대학야구 정보도 찾아보곤 했다. 드라마 15부에선 실제로 대학야구의 어두운 부분을 비추기도 했고."

이 대목에서 그는 드라마 대사를 읊었다. 

"대학야구 훈련장을 찾아가서 '아무도 안 보는 노력을 하고 있으면 얼마나 서글프겠냐'는 대사를 하는데 거기서 저도 울컥했다. 저 역시 연기하면서 그런 생각을 했거든요. 열심히 하고 있는데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것 같은... 정말 연기는 하면 할수록 어려워지는 것 같다. 자주 지난 삶을 돌이켜보는 편인데 예전엔 겁 없이 했거든. 물론 지금도 겁 없이 시도하는 편인데 책임감을 지니게 되더라. 작품으로 절 알아봐 주시는 분들도 생겨서, 이제부터가 진짜 싸움일 수 있겠다 싶었다."

동네 이웃의 무언의 눈빛... "힘이 됐다"

드라마 출연이 확실히 영향력이 큰 듯하다. 그의 말대로 동네에서도 그가 배우라는 걸 알아보는 사람이 생겼다고. MBC 예능 <나 혼자 산다>에서 동료 배우 조병규와 우연히 만나는 모습이 전파를 타며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제가 걷는 걸 또 좋아해서. 이웃 분들이 잘 보고 있다는 말을 해주시는데 되게 감사하더라. 편의점에 가든 식당에 가든 그런 걸 느낀다. 직접 말을 거시는 경우도 있지만 눈빛으로 절 알아 봐주신다는 걸 표현하신다. 제가 출연자이긴 하지만 동시에 <스토브리그> 팬이기도 하다. 각 인물이 정당한 대우를 받는 게 당연한데 현실은 그렇지 않으니 슬퍼하면서도, 다른 장면에선 위로받고, 통쾌해하기도 한다."

그는 "좋은 선수 좀 스카우트 해 달라", "우리 팀에서 저런 스카우터가 있어야 한다"는 열혈 야구팬이자 애청자 반응을 언급했다. 윤병희의 자녀 역시 애청자다. "근데 자꾸 절 고세혁(이준혁)이라고 하더라. 양원섭이라고 알려줘도 고세혁이라고 한다. 그게 아이들에겐 쉬운 이름인 것 같다"며 사람 좋은 미소를 보였다.  
 
 드라마 <스토브리그> 속 윤병희.

드라마 <스토브리그> 속 윤병희. ⓒ SBS


아이들을 생각해서라도 윤병희는 좀 더 깊고 진한 여운이 남는 작품에 욕심을 내기 시작했다. "양원섭에게 배우고 위로받은 게 크다"며 "세상에 맞설 수 있는 용기, 동시에 세심하게 바라보는 자세를 배웠다"고 그는 말했다.

"시청자분들에게 아직 생소하니 제 모습을 더 많이 보여드려야 할 것 같다. 예능 출연? 섭외 요청은 없는데 예능보다는 아직 연기로 보이고 싶은 마음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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