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대결은 절대 지지 않는다"고 호언장담했던 블라코비치가 자신의 말을 지켰다.

UFC 라이트헤비급 6위 얀 블라코비치는 16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뉴멕시코주 리오 란초의 산타 아나 스타 센터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167 메인이벤트에서 랭킹 5위 코리 앤더슨을 1라운드 3분 8초 만에 KO로 제압했다. 지난 2015년 9월 앤더슨에게 판정으로 패했던 블라코비치는 4년 5개월 만의 재대결에서 앤더슨을 1라운드 KO로 눕히며 멋지게 설욕에 성공했다.

한편 앞서 열린 코메인이벤트에서는 2005년부터 UFC에서 활동했던 1981년생 노장 디에고 산체스가 신예 미첼 페레이라에게 다소 민망한 반칙승을 거뒀다. 페레이라는 3라운드 산체스를 몰아 붙이며 승기를 잡았지만 산체스의 무릎이 바닥에 닿은 상태에서 안면에 니킥을 시도하면서 다 잡은 승리를 놓치고 말았다. 국내 격투단체 로드FC에서도 활약해 국내 격투팬들에게도 친숙한 페레이라에게 우려했던 장면이 나온 것이다.
 
혜성처럼 등장해 로드FC를 접수한 케이지의 재주꾼

지난 2018년 7월 원주에서 열린 로드FC 48번째 넘버링 대회 미들급 매치에서 브라질 국적의 낯선 파이터 페레이라가 코메인이벤트에서 양해준을 상대했다. 레슬러 출신의 양해준은 격투기 데뷔 후 스피릿MC, 네오파이트, 레전드FC 등에서 활동하며 데뷔 첫 5경기를 모두 1라운드 KO로 승리했던 선수다. 작년 6월에는 미들급 챔피언 라인재를 꺾고 로드FC 미들급 챔피언에 등극하기도 했다. 

하지만 국내외 격투단체에서 잔뼈가 굵은 양해준은 페레이라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페레이라는 자신의 로드FC 데뷔전에서 슈퍼맨 펀치, 270도 회전킥, 백덤블링 스탬핑 같은 게임에서나 볼 법한 화려한 기술들을 선보이며 원주에 모인 관중들을 놀라게 했다. 페레이라는 경기 도중 탭댄스를 추는 여유를 부리며 양해준을 3라운드KO로 완벽하게 제압하고 로드FC 미들급에 엄청난 신성이 등장했음을 알렸다.

페레이라는 5개월 후 로드FC 051 대회에서 최원준을 상대로 두 번째 경기를 가졌다. 이번에는 자신이 무게감 떨어지는 변칙적인 기술에만 의존하는 선수가 아님을 증명했다. 페레이라는 경기 시작 41초 만에 최원준의 안면에 강력한 오른손 스트레이트를 적중시키며 승리를 따냈다. 페레이라는 후속 파운딩을 위해 최원준에게 달려 들었지만 눈이 풀린 최원준은 더 이상 경기를 이어갈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

최원준과의 경기에서 체력소모가 거의 없었던 페레이라는 두 달 후 열린 로드FC 052 대회 무제한급에서 김대성을 상대했다. 김대성은 씩씩하게 페레이라에게 덤벼 들었지만 김대성 역시 페레이라가 펼치는 화려한 기술의 희생양이 되고 말았다. 페레이라는 김대성을 일방적으로 압도하다가 2라운드 1분 2초 만에 펀치에 이은 니킥 연타로 가볍게 승리를 따냈다. 로드FC 입성 7개월 만에 파죽의 3연승을 거둔 것이다.

3경기 연속 압도적인 경기 내용으로 KO승을 거둔 페레이라는 격투 팬들로부터 사실상 로드FC 미들급 최강자로 인정 받았다. 그리고 페레이라의 다음 경기는 당연히 로드FC 미들급 타이틀전이 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페레이라의 로드FC 미들급 타이틀전은 끝내 열리지 않았다. 로드FC에서 3연승을 거둔 페레이라는 작년 3월 세계 최고의 종합격투기 단체 UFC와 계약을 체결하며 더 큰 무대로의 도전을 선택한 것이다.

반칙패 포함 UFC 전적 1승2패, 옥타곤은 만만한 곳이 아니다

로드FC에서 미들급(-83.9kg)으로 데뷔해 무제한급까지 소화했던 페레이라는 UFC 진출 후 웰터급(-77.1kg)으로의 감량을 선태택했다. 페레이라는 로드FC에서 3연속 KO승을 따냈지만 묵직한 한 방 타격으로 승부를 거는 스타일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따라서 페레이라가 감량 전 체중 100kg 이상의 거구들이 즐비한 미들급에서 활동하는 것은 아무래도 경쟁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페레이라는 작년 5월 옥타곤 데뷔전에서 대니 로버츠를 1라운드 1분47초 만에 플라잉 니킥에 이은 오른손 펀치 한 방으로 KO승리를 거두며 현지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하지만 페레이라는 4개월 후 레슬링 베이스의 트리스탄 코넬리를 만나 만장일치 판정으로 패하고 말았다. 경기를 준비하면서 감량에 어려움을 겪은 탓에 체력이 일찍 고갈된 것이 결정적인 패인이었다. 

코넬리를 상대로 옥타곤 첫 패배를 당한 페레이라는 16일 TUF 시즌1의 우승자 출신인 베테랑 산체스와 격돌했다. 웰터급과 라이트급, 페더급까지 오가며 활동하는 산체스는 지난 2009년 B.J. 펜과 라이트급 타이틀전을 치르기도 했지만 현재는 전성기가 지나 과거의 기량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지명도는 높지만 하락세가 역력한 노장 파이터를 잡아내면 페레이라는 단숨에 자신의 인지도를 끌어 올릴 수 있다.

페레이라는 산체스전에서도 긴 리치를 앞세운 거리 싸움으로 유리한 경기를 이끌어 가다가 3라운드 중반 연속 니킥이 적중하며 승기를 잡았다. 하지만 페레이라는 옥타곤 바닥에 쓰러져 무릎을 바닥에 대고 있던 산체스의 안면에 니킥을 작렬하고 말았다. 산체스의 이마에는 제법 많은 양의 피가 흘렀고 더 이상 경기를 속개할 수 없다고 판단한 심판은 페레이라의 반칙패를 선언했다. 한 순간의 실수로 다 잡은 승리를 놓치고 연패의 늪에 빠지게 된 것이다.

승리가 반드시 필요했던 페레이라는 이날 평소와 달리 다소 얌전하게(?) 경기를 풀어 나갔다. 하지만 자신감이 오른 페레이라는 2라운드 중반부터 다시금 쇼맨십 본능을 발휘했고 경기를 끝내고 싶은 마음에 냉정을 잃어 그라운드 니킥이라는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 관중들을 즐겁게 해주려는 페레이라의 쇼맨십은 분명 UFC에서도 신선한 바람이 되고 있지만 너무 과한 행동으로 경기를 그르친다면 페레이라의 커리어에 악영향을 끼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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