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김재환

두산 김재환 ⓒ 두산베어스

 
지난해 프로야구는 공인구 변경을 통해 수년째 지속되던 타고투저 종식, 투고타저 귀환이라는 결과물을 얻었다. 줄어든 공의 반발력은 자연스레 홈런수 감소로 이어졌다. 불과 1년 만에 리그 전체 홈런 갯수는 전년 대비 42% 하락(1756개->1014개)했다. 이는 거포 타자들에겐 힘겨운 시즌이었음을 증명해줬다. 거의 모든 KBO 1군 타자들 홈런 숫자가 지난해 대폭 줄어든 상황 속에서 유독 극심한 부진을 겪었던 리그 대표 거포들로선 2020년 시즌 명예회복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지난해 체면 구긴 거포들... 김재환, 한동민, 이대호
 
 2018년 홈런 10걸 타자들의 홈런 및 장타율 순위 변화

2018년 홈런 10걸 타자들의 홈런 및 장타율 순위 변화 ⓒ 김상화

 
2018년 홈런 10걸 타자들이 그해 쏘아올린 홈런포는 총 386개였지만 이들이 지난해 기록한 홈런은 223개에 불과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동료보다 감소폭이 적을 수록 홈런 순위가 올라가는 현상이 빚어질 수밖에 없었다. 2018년 홈런 3위였던 박병호(키움)만 하더리도 1년 만에 10개가 줄어들었지만 그는 2019년 홈런왕을 차지했다. 

2018년 홈런 10걸 중 7명은 이듬해에도 10위 이내 이름을 올리면서 선전을 펼쳤지만 김재환(두산), 한동민(SK), 이대호(롯데)는 예외였다. 특히 2018시즌 홈런, 타점 1위이자 리그 MVP 였던 김재환(두산)은 지난해 가장 큰 부진의 늪에 빠지고 말았다.  

전년 대비 무려 19개나 줄어든 홈런 갯수, 2할 이상 하락한 장타율이 보여주듯 그는 불과 1년 만에 평범한 1군 중심타자 수준으로 위상이 급락했다.  부문별 순위 역시 홈런 1위->19위, 장타율 2위->26위라는 급락세를 기록하고 말았다.

2018년 소속팀 우승에 크게 기여했던 한동민 또한 김재환 못잖은 극과 극 시즌을 맞았다. 김재환과 마찬가지로 홈런수 19개 감소, 장타율 2할 이상 추락하다보니 홈런 5위->28위, 장타율 4위->31위의 민망한 성적표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  

국가대표 4번 타자 이대호 역시 쉽지 않은 한 해를 보냈다. 게다가 소속팀까지 꼴찌로 추락하면서 팬들의 질책이 쏟아졌다. 

중거리 타자들의 뱐격... 양의지, 김하성, 강백호
 
 양의지

양의지 ⓒ NC다이노스

 
양의지 2019년 타율 1위, 홈런10위, 출루율 1위, 장타율 1위 (OPS 1위)
2019년 타율 0.354, 출루율 0.438, 장타율 0.574, OPS 1.012 (홈런 20개) 
2018년 타율 0.358, 출루율 0.427, 장타율 0.585, OPS 1.013 (홈런 23개)

강백호 2019년 타율 5위, 출루율 2위, 장타율 5위 (OPS 5위)
2019년 타율 0.336, 출루율 0.417, 장타율 0.495, OPS 0.913 (홈런 13개)
2018년 타율 0.296, 출루율 0.356, 장타율 0.524, OPS 0.871 (홈런 29개)

김하성 2019년 장타율 10위 (OPS 10위)
2019년 타율 0.307, 출루율 0.389, 장타율 0.491, OPS 0.880 (홈런 19개)
2018년 타율 0.288. 출루율 0.358. 장타율 0.474. OPS 0.832 (홈런 20개)


일부 거포들의 몰락과 달리, 일부 중거리형 타자들은 투고타저 환경에서도 제 역할을 다하며 도약의 한 시즌을 보내는 데 성공했다. 두산의 주전 포수에서 NC로 자리를 옮긴 대형 FA 양의지는 2019년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끌며 제 역할을 톡톡히 담당한 바 있다. 지난해 타격왕 타이틀 획득뿐만 아니라 OPS (출루율+장타율) 1.012을 기록하면서 강타자로서의 진면목을 보여줬다. 

특히 2018, 2019시즌 2년 연속 OPS 1.0 이상을 기록한 KBO 타자는 양의지 단 한 명뿐이었다. 2016년 이래 최근 4시즌 동안 우수한 볼넷 vs. 삼진 비율 (176볼넷 163삼진)을 기록할 만큼 세밀한 눈야구를 자랑하는 그는 정교한 타격으로 지난해 줄어든 공의 반발력을 이겨내는 데 성공했다.

2018년 신인왕 강백호는 향상된 선구안과 컨택 능력(2018년 52볼넷 124삼진->2019년 61볼넷 87삼진)으로 극복하면서 2년 차 징크스 없이 기분 좋게 2019년을 마감할 수 있었다. 홈런 갯수는 반토막 수준으로 급락한 데 반해 늘어난 타율과 출루율로 이를 만회했다. 

양의지와 더불어 지난해 주요 야구 통계 사이트의 야수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 1, 2위를 다툰 김하성 역시 마찬가지다. 홈런 갯수도 단 1개만 줄어들었을 뿐만 아니라 타율, 출루율, 장타율 모두 전년 대비 상승세를 나타내며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이끈 주역으로 맹활약했다.

지난해의 시행착오... 올해는 재도약의 기회로
 
 한동민

한동민 ⓒ SK와이번스

 
일부 타자들의 2019년 몰락 이유로 공인구 변화에 대한 적응 실패를 손꼽는 이들이 적지 않다. 과거엔 정확히 맞지 않은 타구도 타자의 힘만으로 외야 담장을 넘기는 모습을 종종 목격할 수 있었지만 지난해엔 그런 현상은 거의 사라졌다. 정확함이 동반되지 않은 타격으론 홈런 및 안타 생산이 쉽지 않아진 데 반해 예전 습관 그대로 타석에 임했던 몇몇 타자들은 결국 시즌 내내 힘겨운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이는 앞서 소개한 일부 거포 타자 뿐만 아니라 박해민(삼성), 노수광(SK) 같은 빠른 발을 앞세운 몇몇 단타 위주 타자들에게도 마찬가지였다. 불과 한시즌 전까지만 해도 가볍게 툭 치기만 해도 빠른 주력의 도움으로 안타를 양산했지만 이젠 그런 방식의 타법이 통용되지 못하면서 극심한 슬럼프에 빠지고 말았다. 

투고타저 시대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많은 전문가 및 선수들은 빠른 타격 타이밍을 갖추고 빠른 배트 스피드 확보, 보다 강하게 때리는 나름의 해법을 제시하기도 한다.  방법이야 어떻게 되건간에 지난해의 시행 착오는 2020년을 임하는 KBO 타자들에겐 새로운 도전 목표를 마련해줬다.  이를 재도약의 발판으로 삼는 타자들이 늘어난다면 올시즌 프로야구는 보다 흥미진진한 재미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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