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원은 2009년 <집시의 시간>으로 첫 정규작을 낸 후 다섯 장의 정규 앨범을 발표하며 활발한 활동을 펼쳐왔다.

박주원은 2009년 <집시의 시간>으로 첫 정규작을 낸 후 다섯 장의 정규 앨범을 발표하며 활발한 활동을 펼쳐왔다. ⓒ 김도헌

 
그의 손가락 끝에서 기타는 구슬피 운다. 블루스의 기타가 비틀즈의 노래 제목처럼 '조용히 흐느낀다(While my guitar gently weeps)'면, 방랑하는 집시의 기타는 굽이치고 소용돌이치며 격렬히 감정을 뒤흔들어놓는다. 2009년 <집시의 시간>으로 솔로 데뷔한 지 어언 10주년, 지난 5일 홍대에서 만난 기타리스트 박주원은 담담했다. "많은 분들이 내가 하고 싶은 나의 음악을 들어주시고 사랑해주셔서 감사하다"는 명료한 소감엔 깊은 뜻이 담겨 있었다. 

박주원은 오는 29일 서울 송파구 롯데 콘서트 홀에서 '박주원 10주년 기타 콘서트 with Strings'를 통해 자신의 10주년을 기념한다. 데뷔 10주년을 기념하는 공연으로 20인조 스트링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은 물론 최백호, 말로, 고상지 등 그의 음악에 목소리와 연주를 보태온 뮤지션들이 집시 기타리스트를 기념하기 위해 출연한다. 박주원은 "보통 앨범 발매 콘서트 이후 다음 앨범 내기 전까지는 공연 스케줄을 잡지 않지만, 10주년을 기념해서 특별히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언급한 대로 이번 공연은 2018년 11월 24일 다섯 번째 정규 앨범 <더 라스트 룸바(The Last Rumba)> 발매 기념 공연 이후 1년이 조금 넘은 시기에 이뤄진다. 2015년 <더 집시 시네마> 이후 3년 만에 발표한 정규작의 의도를 묻자, 그는 "오랜만에 내는 앨범에 박주원이라는 기타리스트가 끊임없이 진화 중이다, 머무르지 않고 노력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고 싶었다"라는 의도를 풀어 놓았다. 
 
 박주원은 2월 29일 서울 송파구 롯데 콘서트 홀에서 데뷔 10주년 '박주원 10주년 기타 콘서트 with Strings'를 개최한다.

박주원은 2월 29일 서울 송파구 롯데 콘서트 홀에서 데뷔 10주년 '박주원 10주년 기타 콘서트 with Strings'를 개최한다. ⓒ JNH 뮤직

 
2009년 첫 정규작 <집시의 시간> 이후 박주원은 집시 음악의 매력을 화려하고도 섬세한 기타 연주로 꾸준히 알려왔다. 2011년 <슬픔의 피에스타>가 호응을 얻었고, 2013년 아이유의 <모던타임즈> 수록곡 '을의 연애', '아이야 나와 걷자'를 작곡했으며 2012년 공효진, 지진희 주연의 영화 '러브 픽션'의 OST에 참여해 많은 사랑을 받았다. 2015년에는 한국인이 사랑하는 영화 속 노래들을 집시 기타로 옮긴 <집시 시네마> 앨범으로 대중과의 접점을 넓히기도 했다. 

성실한 커리어를 이어온 그지만, 척박한 음악 시장에서 연주자의 삶은 결코 쉽지 않았다. "2011년 <슬픔의 피에스타>까지는 그래도 CD를 사는 사람들이 있었다. 2013년 <캡틴> 이후 시장이 아예 무너져버리면서 대중의 관심도 한 풀 꺾였다"라 고충을 토로했다.

그럼에도 인터뷰 내내 박주원은 '배운다'는 개념을 강조했다. 스페인의 비센테 아미고(Vicente Amigo), 벨기에의 장고 라인하르트(Django Reinhardt) 등 전설적인 기타리스트들의 음악을 소개하며 집시 음악을 설명했고, 어린 시절 클래식 기타의 영웅이어던 니콜라스 드 앙헬리스(Nicholas De Angelis)와 페렝 스넷버거(Ferenc Snetberger)를 언급할 때는 마치 그들에게 헌사를 바치는 듯 목소리에 힘이 들어갔다.
 
 지난 2월 5일 홍대에서 만난 기타리스트 박주원은 데뷔 10주년을 맞아 팬들에게 감사를, 앞으로 더욱 노력하고 정진하는 아티스트의 자세를 표했다.

지난 2월 5일 홍대에서 만난 기타리스트 박주원은 데뷔 10주년을 맞아 팬들에게 감사를, 앞으로 더욱 노력하고 정진하는 아티스트의 자세를 표했다. ⓒ 김도헌

 
데뷔 10년 차 베테랑 기타리스트임에도 열정적이었고 철두철미했다. '영원한 불황'인 한국 음악 시장에서 박주원이 어떻게 고고한 예술가, 최고의 연주자로 지난 10년을 투쟁해왔는지에 대한 해답을 얻은 것만 같았다. 

박주원이 생각하는 집시 음악과 클래식 기타 연주의 매력은 무엇일까. 그는 "말로 설명하기 어렵다"면서도, "신체와 줄이 맞닿는 연주법이라는 점이 중요하다. 피크로 연주하는 것과 손가락으로 연주하는 것의 울림은 전혀 다르다. 듣는 사람, 보는 사람 모두 그 차이를 분명히 느낄 수 있다. 기본기와 숙련도가 충분히 뒷받침되어야 하는 주법이고, 그래서 매력적이다"라 대답했다. 클래식 기타와 함께한 뮤지션의 삶이 눈 앞에 그려졌다. 

29일 데뷔 10주년 기타 콘서트에서 박주원은 "앨범 한 장당 팬분들이 많이 찾으시는, 대중이 선호하는 3~4곡을 선정하여 공연을 채울 계획이다. 많은 분들이 찾는 1집 <집시의 시간>과 2집 <슬픔의 피에스타>에서 많은 곡을 가져왔다. '서울 볼레로', '슬픔의 피에스타' 등 대표곡들을 20인조 스트링 오케스트라와 협연할 계획"임을 밝혔다. 한국의 집시 기타리스트, 박주원은 담담히 그의 길을 걷고 있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대중음악웹진 이즘(www.izm.co.kr)에도 실렸습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대중음악웹진 이즘(IZM) 편집장 / 메일 : zener1218@gmail.com / 더 많은 글 : brunch.co.kr/@zenerkrepresent

  •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