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배구 대표팀, 이재영(가운데)-김연경(오른쪽) 선수

여자배구 대표팀, 이재영(가운데)-김연경(오른쪽) 선수 ⓒ 박진철 기자

 
김연경, 이재영, 김희진에게 대한민국배구협회가 지급한 '특별 위로금'이 일부 언론의 진의 왜곡, 허위 보도 논란으로 선수들만 흠집 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번 특별 위로금은 배구협회가 '도쿄 올림픽 아시아지역 예선전(2020.1.7~12)'에서 3회 연속 올림픽 진출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한 여자배구 대표팀 선수 중에서 부상으로 연봉 삭감, 장기간 결장 등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김연경, 이재영, 김희진에게 격려 차원에서 지급하기로 결정한 돈이다.

물론 도쿄 올림픽 티켓 획득은 대표팀 14명 전원이 크고 작은 부상을 무릅쓰고 투혼을 발휘해서 만들어낸 성과다. 때문에 일각에선 일부 선수에게만 위로금을 지급한 것은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 비공개로 지급한 것도 절차상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배구협회 관계자는 13일 기자와 전화 통화에서 보다 구체적인 설명을 했다. 그는 "대표팀 선수 전원에게 똑같이 위로금을 지급했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았겠지만, 김연경·이재영·김희진의 경우 중요한 시기에 부상으로 '장기간' 소속팀 경기에 출전할 수 없어서 지켜만 보기 안쓰러웠다. 그래서 세 선수에게 특별 위로금을 마련해서 주자고 결정한 것"이라며 "다른 대표팀 선수들도 충분히 이해해줄 것으로 판단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또 "대표팀에서 부상을 입거나 악화된 선수들의 '치료·재활 비용'은 예외 없이 모든 선수에게 배구협회가 책임지고 지급한다"며 "배구협회와 한국배구연맹(KOVO)이 도쿄 올림픽 본선 티켓 획득시 지급하기로 약속한 2억 원의 포상금도 대표팀 선수 전원과 코칭 스태프에게 이미 균등하게 지급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왜 3명일까... "연봉 삭감·장기 결장, 안쓰러웠다"
 
 여자배구 대표팀, 2020 도쿄 올림픽 티켓 획득... 3회 연속 올림픽 출전 '금자탑'

여자배구 대표팀, 2020 도쿄 올림픽 티켓 획득... 3회 연속 올림픽 출전 '금자탑' ⓒ 국제배구연맹

 
김연경은 올림픽 본선 티켓이 확정되는 태국과 결승전에서 움직이기도 힘들 정도로 고통이 심했음에도 '진통제'를 맞고 출전을 강행했다. 그럼에도 양 팀 통틀어 최다 득점(22득점)을 올렸다. 이재영, 김희진은 소속팀에서부터 크고 작은 부상을 안고 있었다. 그럼에도 도쿄 올림픽 아시아 예선전에서 투혼을 발휘하며 눈부신 활약을 했다. 결국 부상이 악화됐다.

세 선수는 올림픽 티켓 획득에 크게 기여했지만, 현재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연경은 장기간 부상 치료·재활뿐만 아니라, 소속팀으로부터 장기 결장에 따른 '연봉 일부 삭감'까지 당했다. 이는 대표팀 선수 중 김연경이 유일하다. 또한 전례가 드문 일이다.

올 시즌이 끝나면 FA(자유계약선수)가 되는 이재영과 김희진도 현재 부상 치료와 재활 때문에 한 달 가까이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결국 도쿄 올림픽 아시아 예선전 대표팀 선수 중에서 한 달 이상 경기 출전을 못하고 있는 경우는 김연경, 이재영, 김희진 3명이다.

배구협회 관계자도 "세 선수의 특별 위로금은 그런 배경에서 나온 것이다. 다만, 공개는 하지 않기로 했다"며 "공개와 비공개를 놓고 고민을 했었다. 그런데 공개를 하면, 또 공개했다고 비난하는 분들이 반드시 나오게 돼 있다. '배구협회가 위로금 쥐어주고 생색내는 데 치중한다'고 비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렇게 되면 순수한 취지가 왜곡되고, 위로금을 받는 선수들도 마음이 편할 리가 없다. 그래서 조용하게 전달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배구협회는 지난 주에 김연경, 이재영, 김희진 세 선수에게 위로금 지급을 모두 완료했다. 선수들에게도 '외부에 알리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3인 지급' 완료, 4일 지났는데... 왜 김연경만 줬느냐 '황당 보도'

그런데 이후 '엉뚱한 논란'이 발생했다. 김연경, 이재영, 김희진에게 위로금 지급을 모두 완료하고 4일이나 지났는데, 일부 언론이 "배구협회가 김연경에게만 연봉의 일부를 보전해주고(위로금 지급), 이재영·김희진에게는 어떤 행동도 하지 않았고 전화 한 통화도 없었다"며 배구협회와 김연경을 싸잡아 비꼬는 듯한 제목으로 기사를 올렸다.

논란이 일자 배구협회는 세 선수 모두에게 위로금을 전달한 사실을 공개했다. 배구협회 관계자는 "사실과 전혀 다른 내용으로 선수가 억울한 비난을 받아서는 안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관련 기사들의 댓글 창과 배구 커뮤니티에 해당 기자를 비난하는 글들이 폭주했다. 물론 위로금 지급을 비공개로 했기 때문에 해당 기사는 사실 관계를 모른 상태에서 작성됐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사실 확인 부주의 책임이 면해지는 건 아니다.

김연경과 소속사 관계자들이 '허위 사실에 근거한 비판 기사' 때문에 적지 않은 상처를 입었기 때문이다. 김연경 매니지먼트사 관계자도 "사실 관계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쓴 것 같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한 현역 프로배구 관계자도 안타까움을 피력했다. 그는 "죄 없는 선수만 혼자 위로금을 받은 것처럼 돼버렸다. 언론매체가 비판의 근거로 삼은 핵심 팩트조차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허위 사실에 근거해 특정 선수만 흠집을 내놓고 아니면 말고 식이면 곤란하다. 결과적으로 김연경, 이재영, 김희진 세 선수 모두 상처를 입은 셈"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여자배구 대표팀이 이번에 정말 큰일을 해냈고, 국민들도 선수들의 투혼에 뜨거운 관심을 보내주시고 많은 감동을 받으셨다. 그걸 더 빛나게 하고자 하는 큰 방향을 봐주면 좋을 텐데, 자꾸 꼬투리 잡는 듯한 사례가 나와 답답하다"고 말했다.

배구협회 "인터뷰 발언 취지와 다른 창작 소설"
 
 '역대급 단결력' 여자배구 대표팀

'역대급 단결력' 여자배구 대표팀 ⓒ 박진철 기자

 
배구협회와 김연경 측을 당혹스럽게 한 보도는 또 나왔다. 한 언론매체는 12일 김연경·이재영·김희진 위로금 지급과 관련해, 배구협회가 비공개로 진행하면서 불투명한 행정 처리를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배구협회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했고, 김연경이 위로금을 기부하기로 한 이유에 대해 자의적인 해석을 달았다. 문제가 된 기사 원문은 아래와 같다.

협회 관계자는 "다른 선수에게 분란을 일으킬 수 있으니, 회장이 절대 비밀로 하라고 했다"며 "대표팀 희생에 대한 대가가 아니라 소속팀 경기를 못 뛰는 차원의 위로금이니 부담을 갖지 말라고 했다"고 비공개로 위로금 지급을 진행한 이유를 밝혔다. 배구협회 스스로 위로금 지급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알면서도 이를 묵인한 채 강행했다는 의미로도 받아들일 수 있다.

김연경이 배구협회가 위로금 지급 의사를 밝힌 자리에서 곧바로 평소 생각하고 있던 유소년 배구 발전을 위해 사용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하게 표시한 것 역시 사후 지적될 수 있는 과정의 문제에서 자유롭기 위함이었다. 김연경 역시 배구협회의 어설픈 행정에 의문을 가졌다는 의미다.


이 같은 보도를 접한 배구협회와 김연경 매니지먼트사는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해당 기자와 인터뷰를 했다고 밝힌 배구협회 관계자는 "저 인터뷰 멘트를 한 번 읽어보시라. 배구협회 관계자라는 사람이 할 수 있는 말처럼 보이시나"라며 "아무리 무식하고 무능하다고 해도 어떻게 저렇게 대놓고 배구협회와 회장을 욕보이는 멘트를 기자에게 할 수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 발언의 진의와 전혀 다른 창작 소설 같다"고 꼬집었다.

하지도 않은 말 '엉뚱한 해석'

김연경 소속사 관계자도 "선수의 뜻을 왜 그런 식으로 해석을 하는지 안타깝다"고 밝혔다. 김연경 매니지먼트사 관계자도 "김연경 선수가 배구협회 규정을 얼마나 안다고 위로금 지급에 대해 행정적 의문을 가지고, 사후 문제가 될 수 있는 것까지 판단해서 기부를 하기로 결정했겠는가"라며 보도 내용에 또다시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그동안 대표팀 생활를 하면서 배구협회가 선수의 어려운 사정까지 감안해 위로금을 지급한 적은 처음인 것 같다. 그 진의에 대해서는 지금도 고맙게 생각한다. 액수가 중요한 게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김연경 선수는 배구협회로부터 위로금 지급 의사를 전달 받을 때, 애초부터 뜻깊은 곳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또 "이왕 주신다고 하니 취지를 보다 크게 살리기로 했다. 요즘 학교 배구 현실이 매우 열악하다. 이런 기회에 유망주들이 있는 학교 배구팀과 장애인 배구팀까지 총 92개 팀에게 '배구 훈련 용품'을 전달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기부를 결정한 것이다. 행정이니 절차니 그런 것 잘 알지도 못할 뿐만 아니라 따질 상황도 아니었다. 배구 유망주와 장애우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생각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보도 내용만 보면, 마치 사후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서 면피용으로 기부한 것처럼 자의적으로 해석을 붙여 놨다"며 "김연경 선수의 뜻과 전혀 다르다"고 일축했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