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작은 아씨들>의 포스터.

영화 <작은 아씨들>의 포스터. ⓒ 소니픽처스

 
따뜻한 공기가 퍼지면 겨우내 움츠렸던 꽃망울이 터진다. 화사한 꽃들의 향연에 분위기는 더 무르익는다. 12일 개봉한 영화 <작은 아씨들>(감독 그레타 거윅)을 휘감은 물결이자 공기이다. 1868년 동명의 책으로 출간돼 지금까지 5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돼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는 루이자 메이 알코트(1832~1888)의 고전 소설이 원작. 그동안 연극과 TV 드라마와 오페라와 애니메이션으로 여러 차례 각색됐다. 영화로는 7차례나 만들어졌다.
 
네 자매 중 둘째인 조(시얼샤 로넌)는 작가 지망생이다. 미국 뉴욕에서 소설 원고를 들고 출판사를 찾아간다. 여자 주인공은 결혼하거나 죽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그는 낮은 고료를 받는다. 손가락에 잉크 자국이 숱하게 묻을 정도로 틈만 나면 무언가를 쓸 정도로 열정적이다. 그는 어느 날 셋째 베스(엘리자 스캔런)가 아프다는 소식을 듣고 고향인 매사추세츠 콩코드로 향한다.
 
 영화 <작은 아씨들>의 등장하는 네 자매. 왼쪽부터 첫째 메그(엠마 왓슨),둘째 조(시얼샤 로넌), 셋째 베스(엘리자 스캔런), 막내 에이미(플로렌스 퓨)

영화 <작은 아씨들>의 등장하는 네 자매. 왼쪽부터 첫째 메그(엠마 왓슨),둘째 조(시얼샤 로넌), 셋째 베스(엘리자 스캔런), 막내 에이미(플로렌스 퓨) ⓒ 소니픽처스

 
8번째로 만들어진 이번 작품에서는 미투 운동 이후 시대적 화두로 부상한 페미니즘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배우, 작가, 음악가, 화가를 각각 꿈꾸는 네 자매는 여성이라는 이유 등으로 벽과 마주한다. 모든 것이 남성이 중심이었던 시대. 결혼한 아내는 남편의 소유이고, 천재라는 평가할 수 있는 건 남성들의 영역이었다. 여성들이 돈을 벌기 위해서는 "배우가 되거나 사창가에서 일해야 한다"고 말하는 네 자매의 대고모(메릴 스트립)의 대사는 당시 여성들이 디딜 공간이 거의 존재하지 않았다는 것을 전한다.
 
이 영화의 힘은 네 자매가 이런 시대적 배경에서 벗어나려는 데 있다. 시대의 차별에 의문을 제기하고 자신의 꿈을 향해 전진한다. 또 사랑 앞에서도 솔직하고 주체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150여 년 전 원작에도 담긴 페미니즘 요소다. 이 작품이 동시대와 맞닿아 있는 이유일 것이다. 거윅 감독은 가난 속에서도 꿈과 웃음을 잃지 않는 네 자매를 통해 강력한 자매애를 펼쳐내기도 한다.

이들이 서로 부둥켜안고 장난을 칠 때는 절로 미소가 지어지고 이들이 슬픔에 빠지면 마음 한편이 쓸쓸해진다. 거윅 감독은 네 자매의 따뜻했던 유년시절과 7년 후 어른이 된 성인 시절을 교차하면서 이야기를 풀어낸다. 캐릭터에 대한 이해도는 높아지고 이야기의 끈은 단단해진다.
 
 영화 <작은 아씨들>의 조(시얼샤 로넌)는 작가 지망생으로 꿈을 포기하지 않는다.

영화 <작은 아씨들>의 조(시얼샤 로넌)는 작가 지망생으로 꿈을 포기하지 않는다. ⓒ 소니픽처스

 
 <작은 아씨들>의 에이미 파스칼 프로듀서는 "지금이 이 영화를 발표하기에 가장 완벽한 시기다. 왜냐하면 여성들이 그 어느 때보다도 자신의 선택,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관해서 이야기를 많이 나누고 있는 시기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극 중심인 시얼샤 로넌의 연기를 보는 건 이 영화의 또 다른 즐거움이다. 천방지축이지만 뚜렷한 자기 주관을 가진 그의 당당한 표정과 또렷한 목소리로 만들어낸다. 이웃집 소년으로 네 자매 옆에서 필요할 때마다 도움을 주는 로리 로렌스(티모시 샬라메)의 능청스러운 모습도 잊기 힘들다. 135분. 전체 관람가.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진수 시민기자의 개인 브런치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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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문화부 기자. 팩트만 틀리지 말자. kjlf20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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