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아이돌룸> 포스터

JTBC <아이돌룸> 포스터 ⓒ JTBC


JTBC 예능 프로그램 <아이돌룸>이 막을 내린다. 지난 2018년 5월 '워너원' 편을 시작으로 새로운 출발을 알렸던 <아이돌룸>은 11일 87회 '젝스키스' 편으로 작별인사를 고한다. 

일단 제작진은 "시즌을 마무리한다"라는 표현을 썼지만 1% 미만의 시청률을 고려할때 휴식 후 차기 시즌 편성의 전망은 그리 밝아보이지 않는다.   

<아이돌룸>은 전통의 아이돌 예능이었던 MBC에브리원 <주간아이돌>의 MC와 제작진이 그대로 자리를 옮겨 야심차게 출발했다. 하지만 채널 JTBC의 최근 위상을 감안하면 아쉬움을 남긴 채 만 2년을 채우지 못하고 퇴장하게 되었다. 

<주간아이돌>의 주역들... 2년 만에 아쉬운 퇴장
 
 JTBC <아이돌룸> 스틸 컷

JTBC <아이돌룸> 스틸 컷 ⓒ JTBC

 
지난 2011년 이래 현재까지 방영되고 있는 <주간아이돌>은 가장 대표적인 케이블 아이돌 예능으로 팬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비록 시청률은 높지 않지만 해외 K팝 팬들도 주목할 정도였다. 인기 스타부터 떠오르는 신예까지, 다양한 아이돌 그룹을 매주 초대해 다채로운 볼거리를 마련했고, 특히 MC를 맡은 데프콘과 정형돈의 좋은 호흡은 프로그램 장수의 큰 힘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이런저런 사정으로 기존 제작진과 MC들은 <주간아이돌>에서 <아이돌룸>으로 적을 옮겨야 했다. 초반부터 새로운 코너를 마련하고 인기 아이돌들을 연이어 초청하는 등 시청자들을 모으기 위해 안간힘을 쏟아부었다. 방송 촬영 동안 한 멤버만 따라다니면서 찍는 '픽돌' 1인 직캠이라거나 마치 <뉴스룸>처럼 아이돌에 대한 소문의 진상을 확인하는 '팩트 체크' 코너 등 다양한 시도를 하며 새로움을 꾀하기도 했다. 그러나 예전 만큼의 주목을 이끌어내기엔 힘에 부치는 모습이었다.

예전 <주간아이돌> 시절 활용했던 인기 아이템 대신 새롭게 마련한 코너들은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지 못했다. 또한 출연자들의 개인기에만 의존하다보니 너무 쉽게 한계를 드러내기도 했다. 과거 2배속 댄스 같은 <주간아이돌> 속 인기 코너를 통해 수많은 팀들이 화제를 모았던 것과 비교하면, <아이돌룸>만의 번뜩이는 아이디어는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웠다.

유튜브 시대인데... 특정 어플로만 영상 공개
 
 JTBC <아이돌룸> 스틸 컷

JTBC <아이돌룸> 스틸 컷 ⓒ JTBC

 
특히 <아이돌룸>의 부진에는 국내외 사용자가 많은 유튜브, 네이버 V라이브 같은 동영상 서비스를 활용하지 않는 대신 LG유플러스의 '아이돌Live' 독점 계약이 한 몫을 차지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2019년부터 <아이돌룸>의 전체 및 하이라이트 영상은 아이돌Live를 통해서만 감상할 수 있도록 서비스 형식이 변경되었다.

아이돌 프로그램의 주요 시청자 타켓층은 1020 젊은 세대들이다. 이들은 텔레비전보다는 모바일 플랫폼에 훨씬 익숙한 세대다. <주간아이돌>이나 <아이돌룸> 역시 본방 사수보다는 인터넷 동영상 플랫폼을 통해 시청하고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는 성향이 강한 프로였다. 하지만 '아이돌Live'는 동영상을 퍼가는 기능조차 제공되지 않는다. 감상 경로에 제약을 두다보니 아이돌 그룹 팬들이 주로 상주하는 온라인에서는 <아이돌룸> 및 해당 방송 내용에 대한 언급이 대폭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국내 팬들과 해외 케이팝 팬들로선 <아이돌룸>에 대한 진입장벽이 갑자기 높아진 셈이 됐다. 이는 프로그램의 인기 하락에도 영향을 끼치고 말았다. 인터넷상에서 화제성을 모을 수 있는 확산 경로를 스스로 차단해 버린 게 결과적으론 독으로 작용한 것이다. 

아이돌 예능 프로 종말로 이어질까?
 
 JTBC <아이돌룸> 스틸 컷

JTBC <아이돌룸> 스틸 컷 ⓒ JTBC

 
<아이돌룸> 소식과 맞물려 일부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주간아이돌>도 비슷한 선택을 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그도 그럴 것이, <주간아이돌>은 이미 두 차례의 MC 교체 등 개편을 거쳤지만 정형돈과 데프콘이 있었던 시절과 같은 화제몰이나 인기를 얻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재 특성상 아이돌 예능은 일반 예능 프로그램과 다르게 팬들을 중심으로 콘텐츠가 소비된다. 시청률이나 화제성 역시 그 방영분에 출연한 그룹의 인기에 따라 달라지는, 다소 특이한 성격을 지니고 있기도 하다. 매주 프로그램을 고정적으로 감상하는 사람들 보다는 그때그때 시청자들이 교체되는 셈이다. 이는 아이돌 예능이 장기간 생존하기 쉽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또한 최근에는 아이돌 그룹의 소속사나 멤버들이 직접 자체 생산한 영상물들이 대거 쏟아지면서, 아이돌 예능의 역할을 대신 담당하기도 한다. 팀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종종 제작되는 리얼리티 프로그램도 제작비 부담 및 팬들의 접근성 등을 고려해 최근엔 케이블 TV 대신 유튜브 방송 위주로 선회하고 있다. 특히 해외 팬들에 대한 편의 제공 및 신규 유입을 고려할 때 유튜브 같은 플랫폼의 활용 비중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아이돌룸>의 퇴장은 다매체 미디어 시대를 맞아 아이돌 소재 예능을 준비하는 채널 또는 제작진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기존의 제작 방식은 더 이상 요즘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기 어려워졌음을 의미한다. 뿐만 아니라 인터넷 및 모바일 서비스를 통한 콘텐츠 확산에 대한 고민을 함께 병행하지 않는다면 프로그램의 장기간 유지도 어려워진다는 점도 일깨워준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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