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아카데미 시상식의 다양성을 분석한 BBC 뉴스 갈무리.

2020 아카데미 시상식의 다양성을 분석한 BBC 뉴스 갈무리. ⓒ BBC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에 작품상을 안긴 2020 아카데미 시상식이 올해는 무엇보다 다양성을 강조했다.

아카데미 시상식은 지난 2016년 연기상 후보를 백인 배우들이 독식한 것을 계기로 유색 인종이나 여성 등을 지나치게 홀대한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그 이후 수상작 선정에 참여하는 회원의 다양성을 강화하며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기생충> 돌풍, 영화계가 변화하고 있다는 근거"

올해는 흑인 여가수 자넬 모네가 오프닝 공연을 열었으며 주제가상 후보에 오른 <겨울왕국2>의 노래를 원곡 가수 이디나 멘젤을 포함해 독일, 스페인, 일본, 태국 등 10여 개국의 가수가 함께 각자의 언어로 불렀다.

<에일리언>의 시고니 위버, <원더우먼>의 갤 가돗, <캡틴마블>의 브리 라슨 등 3명의 여배우가 나란히 무대에 올라 역사상 처음으로 아카데미 시상식 오케스트라를 이끄는 여성 지휘자를 소개하기도 했다.

다양성을 향한 아카데미의 노력은 비영어권 영화로는 사상 최초로 <기생충>이 작품상을 수상하면서 절정에 달했다. 그것도 유럽이 아닌 아시아 영화를 선택하며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뉴욕타임스>는 "그동안 백인들의 잔치라는 비판을 받았던 아카데미가 인종적 다양성을 위해 노력한 것을 보여주는 역사적 승리"라고 강조했다.

또한 <가디언>도 "아카데미가 자본주의를 풍자한 <기생충>을 작품상 수상작으로 선정하며 화려한 반전을 보여줬다"라며 "이는 영화계가 실제로 변화하고 있다는 낙관론의 근거가 됐다"라고 평가했다.

연기상 후보는 '백인 일색'... 감독상도 '남자들 잔치'

그러나 아직 더 노력이 필요하다는 비판도 나왔다. 연기상 후보에 오른 20여 명의 배우들 가운데 유색 인종은 여우주연상 후보 <해리엇>의 신시아 에리보가 유일했으며, 감독상 후보도 모두 남성으로 채워졌다.

특히 <작은아씨들>이 본상 6개 부문 후보에 올랐으나, 여성인 그레타 거윅 감독이 후보조차 오르지 못한 것에 대한 지적이 쏟아졌다.

남우조연상을 시상하기 위해 무대에 오른 배우 겸 코미디언 크리스 록은 "정말 훌륭한 감독들이 후보에 올랐지만 여성 감독이 빠졌다"라고 꼬집었고, 함께 나온 스티브 마틴도 "그동안 흑인 배우는 후보에도 오르지 못했는데, 올해는 딱 한 명 있으니 많이 변했다"라고 비꼬았다.

영국 BBC도 "영화계의 많은 인사들이 루피타 뇽오나 제니퍼 로페즈 같은 배우가 후보에 오르지 못한 것을 의아해하고 있다"라며 "지루하게 끝날 것 같았던 아카데미 시상식이 <기생충>의 작품상 수상으로 반전을 이뤄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이 다양성을 보여주려 노력했으나 서툴렀다"라며 "유색 인종과 여성에 대한 홀대로 비판받고 있는데 '백인 래퍼' 에미넴이 왜 별다른 이유도 없이 축하 공연에 나와야 했는가"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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