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이 아카데미에서 4관왕에 올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정치권도 잇달아 축하의 마음을 전했다. 칸영화제 수상 때는 별다른 언급이 없었던 자유한국당도 축하 논평 대열에 합류했다. 다만 축하의 마음에는 온도차가 있었다.
 
더불어민주당은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기생충>의 아카데미 4관왕 수상 쾌거를 축하한다"며 "101년을 맞이한 한국 영화가 세계적 반열에 올랐음을 보여준 역사적 사건이며, 한국인과 한국 문화의 저력을 다시 한번 세계에 과시했다"고 평가했다.
 
또한 "그동안 백인 남성 위주의 폐쇄성으로 비판받아 온 아카데미에서 한국영화가 외국어 영화로는 최초로 작품상을 수상한 것은 한국 영화계의 쾌거를 넘어, 세계 영화계가 더욱 풍부해지는 계기가 될 것이며, 아시아 영화에 대한 세계적 관심을 끌어내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세월호 참사를 다룬 이승준 감독의 단편 다큐멘터리 은 수상하지 못해 아쉽지만, 우리 사회의 아픔을 작품으로 기록하고, 세계인들이 공감을 했다는 것만으로도 많은 이들에게 큰 위로가 되었으리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홍준표, 난 기생충 같은 영화 보지 않아
 
자유한국당은 박용찬 대변인 명의로 논평을 냈다.

먼저 "전 세계에 한국 영화, 한국 문화의 힘을 알린 기념비적인 사건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라며 "다른 무엇보다 우한 폐렴으로 침체와 정체, 절망에 빠진 대한민국에 전해진 단 비같은 희소식이다. 영화를 만든 제작자와 배우들, 관계자 여러분들께 축하의 인사를 드린다"고 밝혔다.
 
또한 "세계 주류 영화계에 우뚝 선 한국 영화가 한류의 새로운 동력이 돼 세계 곳곳에 새로운 바람을 몰고 오길 기대한다"며 "문화는 국민 모두가 함께 공유하는 국민적 양식이며 산업이고, 창작자와 소비자 모두를 행복하게 만들고, 사회 전체를 밝고 건강하게 만드는 힘을 가진 것이 바로 영화이고 문화"라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도 문화예술 분야를 지원하는 정책을 마련하고 지원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박근혜 정권에서 블랙리스트로 피해를 입었던 봉준호 감독에 대한 사과는 없었다. 일부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기생충>을 좌파영화라고 비판하기도 했는데 홍준표 전 대표는 지난 1월 15일 기자간담회에서 "난 <기생충> 같은 영화는 보지 않는다"고 했고, 자유한국당의 한 의원은 "영화 <기생충>은 체제 전복의 내용을 담고 있는 전형적인 좌파 영화"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김문수 전 지사는 자유한국당을 탈당하가기 전인 지난해 11월 전광훈 목사가 주도한 장외집회에서 "1000만 영화인 <기생충>도 빨갱이 영화"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세월호 다른 부재의 기억 수상 불발 아쉬워

정의당은 강민진 대변인 이름으로 "<기생충>이 4관왕을 달성하면서 세계 영화 역사를 뒤흔드는 쾌거를 이뤄낸 한편으로 세월호 참사를 다룬 '부재의 기억'이 단편 다큐멘터리 상 후보에 올랐음에도 수상이 불발된 점은 아쉽다"고 밝혔다.
 
강 대변인은 "<기생충>이 오늘까지 걸어온 길에는 수많은 영화인들과 문화예술인들의 피와 땀, 눈물이 서려있다"며 "아카데미 영화제까지 올라서게 된 것은 영화 자체의 완성도가 훌륭한 것이 가장 큰 이유였을 것이고, 영화가 때론 재치있게, 때론 섬뜩하게 다룬 사회 양극화 현상에 대한 날선 문제의식이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세계인들의 깊은 공감을 이끌어냈다"고 평가했다.
 
이어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한 사람은 더 나락으로 내몰리는 양극화 현상이 피부로 와닿을 정도로 심화되었기 때문일 것"이라며 "영화의 주제의식이 세계의 한복판에서 인정을 받은 만큼, 사회 양극화 현상에 대한 해법 역시 세계적인 차원에서 논의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기생충>의 현장 스태프들은 표준근로계약서를 쓰고 노동관계법을 준수해가며 촬영을 진행한 부분을 언급하면서 "노동자들이 희생하지 않고 정당한 대우를 받으면서도 얼마든지 훌륭한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한 것으로, 착취하지 않고 희생당하지 않는 노동문화가 대한민국 영화계와 노동계 전반에 뿌리내리길 기원한다"는 마음을 전했다.
   
바른미래당은 김정화 대변인인 명의의 논평에서 "모두 즐길 수 있는 단 한 가지 언어는 바로 영화다"라며 "봉준호 감독은 계획이 다 있었다. 봉준호 감독과 마스터피스 '기생충'의 아카데미상 수상을 축하한다"고 밝혔다.
 
또 "반지하라는 가장 한국적인 배경으로 빈부격차라는 전 세계에서 가장 보편적인 이야기를 펼쳐낸 <기생충>은 높은 영화적 수준과 완성도로 기념비적인 성과를 남겼다"며 "봉 감독의 <기생충>은 외국 영화 그것도 아시아 영화라는 보이지 않는 한계를 극복하고 세계 최고 영화제들을 휩쓸어 왔다. 그리고 마침내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의 쾌거로 봉준호 감독과 '기생충'은 그 어느 벽보다 뚫기 힘들었던 자막이라는 1인치의 장벽을 넘어섰다"라고 평가했다. 
 
바른미래당은 "누구보다도 영화와 영화인을 사랑하는 봉준호 감독과 그의 작품이 한국영화 100년사를 새로 쓴 것을 넘어, 도도했던 세계 영화계의 인식을 바꿔 놓은 것이다. 놀라운 창의성으로 세계를 하나로 만든 봉준호 감독과 모든 스태프 그리고 그들이 만들어낸 마스터피스 '기생충'에 경의를 표한다"고 전했다.

민주평화당은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 수상은 대한민국의 높은 문화를 전 세계에 알린 쾌거 중의 쾌거가 아닐 수 없고,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등으로 극심한 어려움에 처해있는 국민에게 큰 선물이 되었다"며 "영화에서 신랄하게 꼬집은 우리 사회의 양극화와 불공정이 우리 사회의 주요 이슈가 되어 문제 해결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