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방영된 코미디TV '맛있는 녀석들'의 한 장면

지난 7일 방영된 코미디TV '맛있는 녀석들'의 한 장면 ⓒ iHQ

 
최근 진행된 MBC <놀면 뭐하니?>와 코미디TV <맛있는 녀석들>의 컬래버레이션은 이전까지 보기 어려웠던 다른 방송사 간의 합작으로 높은 화제성과 인기를 얻는데 성공했다. 지난 1일 <놀면 뭐하니?> 인생라면편은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할 정도로 큰 관심을 누린 바 있다. 이 기세를 몰아 7일 <맛있는 녀석들> 역시 같은 내용을 방영해 시청자들에게 재미를 줬다. 

그런데 이날 <맛있는 녀석들>은 방영 이전 한 가지 궁금증을 유발시켰다.  서로 다른 방송사+프로그램이라지만 앞서 한 주전 상당 분량의 내용을 시청한 입장에선 자칫 '재방송 같은 본방송'이 될 수 있지 않은가? 이미 큰 웃음을 유발시킨 내용으로 또 한번 즐거움을 만들어낸다는 건 생각 만큼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훨씬 많은 시청자를 확보한 지상파 방영 이후 상대적으로 열세에 놓인 케이블 채널 방송이 이뤄진다는 점에서 <맛있는 녀석들>은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전지적 뚱4 시점으로 재해석
 
 지난 7일 방영된 코미디TV '맛있는 녀석들'의 한 장면

지난 7일 방영된 코미디TV '맛있는 녀석들'의 한 장면 ⓒ IHQ

 
장소가 협소한 관계로 <놀면 뭐하니?> 측이 사전에 설치한 장비로 쵤영된 내용을 공유한 <맛있는 녀석들>의 선택은 '편집' 그리고 '시선의 차별화'였다. 동일 시간, 장소, 인물이 담긴 화면을 놓고 <맛있는 녀석들>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했다. 

<놀면 뭐하니?>가 유재석의 라면 요리 과정에 큰 비중을 두고 초대손님 뚱4를 '고명'처럼 활용했다면 <맛있는 녀석들>은 이를 뒤바꿔 뚱4를 중심에 놓고 프로그램을 진행시킨다. 즉 라면 조리 vs. 먹방이란 서로 다른 관점을 기준 삼아 영상을 편집한 것이다. 빠른 속도로 화면을 재생하는식의 효과부터 재기발랄한 자막과 BGM 활용 등 제작진이 그동안 보여온 고유의 방식을 통해 완성된 프로그램 최종본은 당초 우려했던 재방송스런 전개를 피해나갔다. 동일한 상황도 가급적 뚱4가 중심에 놓인 앵글의 화면을 적극 활용하는 등 이 프로그램의 주인공은 본인들임을 강조했다. 

맛집을 찾아가 다채로운 이야기를 나누던 평소 방식대로 유재석을 식당 주인처럼 상대하면서 앞선 <놀면 뭐하니?>에선 누락되었던 내용을 토대로 <맛있는 녀석들>만의 색다른 맛을 만들어낸 것이다. 유재석의 평소 생활 습관을 듣고 등장한 "환자식이냐? 당장 내시경을 해도 될 몸상태다" 등 상상 초월 입담은 금요일 밤 시청자들을 즐겁게 만들었다. 

예능 프로그램의 군상극
 
 지난 1일 방영된 '놀면 뭐하니'(사진 아래), 지난 7일 방영된 코미디TV '맛있는 녀석들'의 한 장면(사진 위)  동일한 촬영분이지만 각 제작진 고유의 방식으로 편집이 이뤄지면서 재미의 차별화를 선사했다.

지난 1일 방영된 '놀면 뭐하니'(사진 아래), 지난 7일 방영된 코미디TV '맛있는 녀석들'의 한 장면(사진 위) 동일한 촬영분이지만 각 제작진 고유의 방식으로 편집이 이뤄지면서 재미의 차별화를 선사했다. ⓒ MBC, iHQ

 
<맛있는 녀석들>과 <놀면 뭐하니?>의 협업은 마치 소설, 영화로 종종 만나게되는 '군상극'의 방식을 연상케 한다. 복수의 등장인물들이 하나의 사건을 놓고 각자의 시선으로 이야기하는 작품마냥 전혀 다른 2개의 예능 역시 자신만의 관점으로 프로그램을 만들어냈다. 

이는 앞선 <놀면 뭐하니?>의 타사 협업과는 다른 방식이기도 하다. 생방송으로 진행되었던  KBS <아침마당>, 최종회 방송에 힘을 보탠 SBS <영재발굴단>과의 합작은 철저히 이들 프로그램의 방영을 기본으로 삼고 제작 뒤풀이 마냥 <놀면 뭐하니?>에서 다룬 바 있다. 반면 이번 <맛있는 녀석들>+<놀면 뭐하니?> 합작은 2개 프로그램이 서로 동일한 위치에서 본인만의 해석과 편집으로 '차별화'를 노린다. 

같은 재료라고 해도 조리사마다 다른 색의 요리를 만드는 것처럼 <맛있는 녀석들>과 <놀면 뭐하니?>는 마치 맛 경연을 펼치듯 각자의 능력을 발휘했다. 특히 연예계 데뷔 후 처음으로 코미디TV에 출연했다는 유재석을 초대손님으로 모시고 <맛있는 녀석들>은 모처럼 최대의 효과를 얻는데 성공했다. 

합작 예능의 좋은 본보기
 
 지난 7일 방영된 코미디TV '맛있는 녀석들'의 한 장면

지난 7일 방영된 코미디TV '맛있는 녀석들'의 한 장면 ⓒ IHQ

 
지상파 인기 프로그램 측의 통 큰 제안이 밑바탕이 되긴 했지만 <맛있는 녀석들>과 <놀면 뭐하니?>의 컬래버는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일을 현실로 만들면서 재미를 극대화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특히 CJ ENM 계열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한 비인기 케이블 채널로선 자사 주력 예능의 화제성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기존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열린 생각으로 제작에 임한 지상파와 조금이라도 더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필요한 케이블의 이해관계가 적절히 맞아 떨어지면서 이번 2개 예능의 결합은 발상의 전환이 이룬 방송 제작의 좋은 본보기가 될 만하다. '< 1박2일 > 등 기존 타 프로그램과의 합작도 언제든 대환영'이라는 뚱4의 방송 말미 발언처럼 일회성 협업이 아닌 꾸준한 정례행사로 이어진다면 정체된 예능 제작에 큰 활력소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자신들의 기량을 최대한 발휘하는 나름의 경쟁이 가미되면  1+1=2 이상의 효과를 얻을 수 있음을 보여주면서 <맛있는 녀석들>과 <놀면 뭐하니?>의 합작은 이렇게 성공적으로 마무리 되었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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