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협상에서 진통을 겪고 있는 삼성 구자욱

연봉 협상에서 진통을 겪고 있는 삼성 구자욱 ⓒ 삼성 라이온즈

 
2010년 이후 6시즌 연속으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며 최전성기를 구가했던 삼성 라이온즈는 9위로 추락한 2016년 이후 4시즌 연속 하위권을 전전하며 암흑기를 보내고 있다.

2015년 5년 연속 정규시즌 우승이라는 초유의 성과를 달성했을 당시 나왔던 'KBO리그는 1년 내내 경기를 하고 삼성이 우승하는 스포츠'라는 반쯤 농담 섞인 평가도 그해 한국시리즈 패배를 끝으로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국민타자'로 불렸던 이승엽의 은퇴 이후 삼성 선수단에서 가장 주목받는 스타를 꼽으라면 단연 구자욱이다. 2015시즌 상무를 제대하고 1군에 데뷔한 구자욱은 스프링캠프서부터 두각을 드러내며 쟁쟁한 스타 선배들이 대거 포진해있던 라인업에 당당하게 이름을 올렸다. 

그해 0.349라는 높은 타율을 기록하며 신인왕을 거머쥔 구자욱은 이후로도 꾸준한 활약을 보이며, 삼성 구단을 대표하는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통합우승 시절 이승엽과 함께 타선을 이끌었던 최형우, 채태인, 박석민 등이 모두 팀을 떠났기에 구자욱의 존재감은 더욱 돋보일 수 밖에 없었다.

2010년대 후반 삼성을 대표하는 스타인 구자욱이지만, 지난 31일 떠난 삼성 선수단의 스프링캠프 명단에서 그의 이름을 찾을 수 없었다. 1군 스프링캠프 명단은 대개 40명 내외로 꾸려진다. 구자욱처럼 1군 주전 선수가 스프링캠프 명단에서 빠지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다.

이유는 연봉 협상의 지연이었다. 삼성은 연봉 협상을 완료하지 않은 구자욱과 이학주를 스프링캠프 명단에서 제외했다고 발표했다. 물론, 스프링캠프가 시작된 이후라도 연봉협상이 완료된다면, 추후에 합류가 가능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구자욱은 당초 삼성으로부터 지난해 연봉 3억원에서 4천만원 삭감된 2억 6천만원을 제시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구자욱 역시 2019시즌 성적이 떨어진 점을 인정하고 연봉이 삭감되는 것은 이해하지만 그동안의 인상에 비해 삭감 폭이 지나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이후에도 삭감 연봉액에 대해 팽팽한 줄다리기를 펼치던 삼성과 구자욱 측은 캠프가 시작되고 열흘을 넘긴 2월 10일에야 비로소 2천만원 삭감된 2억 8천만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여기에 최대 2000만원의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는 옵션을 설정했기에 옵션을 충족한다면 구자욱의 연봉은 지난해와 동결이 되는 셈이다.

※ 삼성 구자욱 데뷔 이후 주요 기록
 
 삼성 구자욱 데뷔 후 주요 기록(출처=야구기록실 KBReport.com)

삼성 구자욱 데뷔 후 주요 기록(출처=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구자욱이 연봉 협상에서 삭감액을 제시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도 그럴 것이 구자욱은 2015시즌 1군 합류 이후, 4시즌 동안 꾸준하게 좋은 생산력을 보여왔다. 데뷔 당시 아쉽다고 평가받았던 홈런도 점차 늘려나며 2017~18시즌에는 2년 연속으로 20홈런 고지에 오르기도 했다.

그랬던 구자욱이 2019시즌에는 생애 처음으로 3할 타율 달성에 실패하며 부진한 한 해를 보냈다. 타율, 출루율, 장타율 등 대부분의 지표에서 모두 커리어 로우를 기록했다. 2019시즌 구자욱은 타격 생산력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는 지표인 OPS에서 0.771을 기록하며 리그 28위로 추락했다.

신인왕을 차지한 2015시즌 구자욱은 0.951의 OPS를 기록하며 이 부문 리그 12위에 올랐다. 이후 단 한번도 시즌 OPS 20위 밖으로 밀려난 적이 없었던 구자욱은 지난해 간신히 30위 안에 들며 삼성을 대표하는 강타자로서의 체면을 구겼다. 구자욱 만의 장점이 사라진 평범한 성적표는 결국 연봉 협상 과정에서 갈등을 초래했고 봉합에도 불구하고 깊은 생채기를 남기고 말았다.
 
 2020시즌 반등이 절실한 구자욱

2020시즌 반등이 절실한 구자욱 ⓒ 삼성 라이온즈

  
자존심에 깊은 상처를 입은 구자욱으로서는 2020시즌 반등을 통해 삼성을 대표하는 강타자의 위상을 회복해야 한다. 데뷔 시즌만 해도 구자욱은 히어로즈의 김하성을 누르고 신인왕을 차지했을만큼 리그에서 가장 주목받는 신성이었다. 당시만 해도 이승엽의 후계자라 불리며 향후 리그를 대표할 타자로 성장할 것이라 예상됐다.

하지만 지난 2019년은 탄탄대로를 달리던 구자욱에게 악몽과도 같은 시기였다. 반면, 2015시즌 신인왕을 다퉜던 김하성은 리그 최고의 유격수로 거듭나며 현재 KBO에서 가장 가치있는 야수 중 하나가 되었고 메이저리그 진출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구자욱은 매년 비시즌마다 충실한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몸을 만들고, 시즌에 돌입하는 성실한 선수라는 평을 받고 있다. 그랬던 구자욱이기에 2019년 뼈저린 시행착오를 통한 더 큰 도약이 기대되기도 한다.

과연 구자욱은 올시즌 구겨진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까? 지난한 연봉 협상을 마무리하고 캠프에 합류한 구자욱이 반등의 해법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관련 기사] 'KBO 2년차' 삼성 이학주, 최고 유격수 될까?

[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STAT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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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정민 / 김정학 기자)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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