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배구 한국 대표팀 김연경(192cm)-일본 대표팀 이시이(180cm) 선수

여자배구 한국 대표팀 김연경(192cm)-일본 대표팀 이시이(180cm) 선수 ⓒ 박진철 기자

 
숙명의 한일전이 도쿄 올림픽 여자배구의 최대 승부처로 급부상했다.

국제배구연맹(FIVB)은 지난 1월 31일 도쿄 올림픽 본선 남녀 배구의 조별 예선 리그 조편성과 경기 방식을 확정해 공식 발표했다.

그런데 FIVB는 올림픽 조편성의 기준이 되는 세계랭킹 산정 방식을 지난 1일자로 전면 개편했다. 그리고 새로운 방식을 적용한 세계랭킹 순위도 발표했다.

기존에는 올림픽, 세계선수권, 월드컵 3대 국제대회 결과에만 세계랭킹 점수를 부여해 왔다. 그러나 전면 개편된 세계랭킹에는 올림픽, 세계선수권, 월드컵 대회뿐만 아니라, 추가적으로 발리볼 네이션스 리그(VNL), VNL 승격 팀을 가리는 발리볼 챌린저 컵(Volleyball Challenger Cup), 각 대륙별 선수권 대회, FIVB가 공인한 대륙별 배구협회가 매년 개최하는 기타 국제대회까지 광범위하게 세계랭킹 점수가 주어진다.

한 마디로 세계랭킹을 높이거나 유지하기 위해서는 웬만한 국제대회에 모두 출전해서 랭킹 점수를 쌓아야 한다는 뜻이다. 배구에서 세계랭킹은 매우 중요하다. 주요 국제대회 출전권과 조 편성을 모두 세계랭킹을 기준으로 결정하기 때문이다. 세계랭킹이 높을수록 올림픽 본선 티켓이 걸린 올림픽 예선전은 물론, 올림픽 본선에서도 유리한 조에 편성될 수 있다.

'죽음의 조' 피한 한국... 조 2~3위 차지해야 8강전 유리
 
 .

. ⓒ 김영국

 
그러나 FIVB는 1일 새로운 세계랭킹 산정 방식과 새로운 세계랭킹 순위를 시행한다고 공식 발표하면서 중요한 단서를 하나 달았다. "2020 도쿄 올림픽 조편성은 개편 이전의 세계랭킹 시스템, 즉 2020년 1일 31일자 세계랭킹이 적용된다"고 발표했다.

2020년 1월 31일자 세계랭킹은 지난해 9월 월드컵 대회가 종료된 직후인 2019년 9월 29일자 세계랭킹과 동일하다.

그에 따라 도쿄 올림픽 조편성은 12개 출전 팀을 2020년 1월 31일자 세계랭킹을 기준으로 'ㄹ'자 형식으로 A, B 2개 조에 각각 배치했다.

A조는 일본(홈팀·세계링킹 7위), 세르비아(3위), 브라질(4위), 대한민국(9위), 도미니카(10위), 케냐(19위)가 편성됐다. B조는 중국(1위), 미국(2위), 러시아(5위), 이탈리아(8위), 아르헨티나(11위), 터키(12위)가 포함됐다.

결국 B조가 '죽음의 조'가 됐다. 객관적인 전력상 아르헨티나를 제외하고 5개 팀이 8강 진출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 상황이다.

한국이 포함된 A조는 한국 입장에서 8강 진출 가능성이 B조보다 한층 높다고 할 수 있다. 성급한 예단은 금물이지만, 잘 준비하면 조 2~3위도 노려볼 만하다.

한일전, 양 팀 '운명' 결정한다

도쿄 올림픽 조별 예선 리그에서는 8강 진출도 중요하지만, 조 4위를 하지 않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각 조의 4위는 8강에서 상대 조의 1위 팀과 대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조 1위 팀은 올림픽 본선에서 가장 전력이 좋은 팀일 가능성이 높다.

조별 예선 리그는 A, B 각 조별로 6팀이 풀 리그를 펼친다. 때문에 팀당 5경기씩을 치른다. 그리고 각 조의 4위 팀까지 8강에 진출한다. 8강전은 A조 1위-B조 4위, A조4위-B조 1위가 맞붙는다. 이는 고정된 대진이다. 그러나 각 조의 2위와 3위는 추첨을 통해 상대 조의 2위 또는 3위와 맞붙는다.

때문에 한국이 A조 2위나 3위를 차지한다면, 8강에서 B조 3위와 만날 가능성도 생긴다. 그만큼 준결승(4강) 진출 가능성이 높아진다. 준결승에 올라가야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이 꿈에도 그리는 올림픽 메달 획득도 가능해진다.

결론은 한국이 A조에서 1위를 하는 게 최상이겠지만, 조 2~3위로 8강에 진출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서는 '한일전 승리'가 필수적이다. 한국이 A조에서 객관적 전력상 승리를 노릴 수 있는 팀은 일본, 도미니카, 케냐다. 한국이 3팀에게 모두 승리할 경우, 조 3위 이상을 차지할 가능성도 매우 높아진다.

그 중에서도 한일전이 최대 승부처이자 분수령이다. 한국과 일본은 전력상으로도 팽팽할 뿐만 아니라, 양국의 특수 관계까지 겹쳐 있어 도쿄 올림픽 여자배구의 최고 빅매치이다. 한일전에서 패한 팀은 8강 진출도 위태로울 수 있다. 양 팀 모두 도미니카에 승리한다고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반대로 홈팀 일본에게 승리할 경우 한국 대표팀 선수들의 사기가 크게 오를 것이 확실하고, 이는 8강전에서도 선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월드컵, 최정예 멤버 충돌... 한국, '장신·스피드'로 승리
 
 2020 도쿄올림픽 '배구 경기장' 아리아케 아레나(Ariake Arena·1만5천석)

2020 도쿄올림픽 '배구 경기장' 아리아케 아레나(Ariake Arena·1만5천석) ⓒ 위키디피아 江?村のとくぞう

 
한국과 일본이 가장 최근 맞대결한 경기는 지난해 월드컵 대회였다. 한국 대표팀은 지난해 9월 16일 일본 요코하마 아레나에서 펼쳐진 '2019 여자배구 월드컵 대회' 일본과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1(23-25, 25-19, 25-22, 27-25)로 승리했다.

특히 이 경기는 양 팀 모두 '1군 최정예 멤버'가 정면 충돌했다. 또한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의 경기 스타일이 라바리니 감독이 추구하는 '토털 배구를 바탕으로 하는 스피드 배구'로 진일보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장신을 활용한 블로킹 대결에서도 압도적 우위를 보였다. 그런 바탕이 다져지면서 한국 여자배구는 지난달 태국에서 열린 도쿄 올림픽 아시아 예선전에서 본선 티켓을 획득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반면, 당시 한국에 패한 일본은 나카다 쿠미 여자배구 대표팀 감독이 기자회견에서 눈물까지 흘렸다. 언론 언론도 '굴욕적 패배'라는 표현을 써가며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일본은 이후 경기에서 선전하며 월드컵 대회 최종 순위는 6위 한국(6승5패·승점 18점)보다 높은 5위(6승5패·승점 19점)를 차지했다.

무엇보다 인상 깊은 대목은 한일전에 대한 관심이 실로 대단했다는 점이다. 일본 지상파 방송사인 '후지TV'가 생중계한 여자배구 한일전의 시청률은 무려 12.3%나 됐다. 이는 후지TV가 한 주간에 방영한 모든 프로그램 중에서 최고 시청률이었다. 인기 드라마를 능가한 것이다. 또한 2019 여자배구 월드컵 대회 전 경기를 통틀어서도 최고 시청률이었다. 한일전이 열린 요코하마 아레나에는 1만 2000명의 만원 관중이 가득 들어찼다.

국내에서도 당시 여자배구 월드컵 경기를 생중계한 케이블TV 방송사가 높은 시청률로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월드컵 한일전은 해당 방송사가 지금도 거의 매일 재방송을 실시하고 있다. 이번 도쿄 올림픽 본선에서 여자배구 한일전이 얼마나 뜨거운 관심을 몰고 올지 짐작케 하는 대목들이다.

이번엔 '도쿄 대첩'이다... 최후 승자는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은 지난달 7~12일 태국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아시아지역 예선전(대륙별 예선전)'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단 1장 남은 올림픽 본선 출전권을 획득했다. 그러면서 '3회 연속 올림픽 출전'이라는 영광스런 대기록을 달성했다.

대표팀 선수들이 한국 배구의 최대 염원이었던 도쿄 올림픽 본선 티켓 획득에 성공한 것은 서로에 대한 믿음, 반드시 해내야 한다는 간절함과 책임감으로 똘똘 뭉쳤기 때문이다.

대표팀의 부상 투혼과 감동적인 스토리는 국민과 언론의 뜨거운 관심을 불러모았고, 국내 프로 리그인 V리그에도 인기 급등으로 '즉각' 영향을 미쳤다. 이는 시작에 불과하다. 도쿄 올림픽 본선에서 여자배구에 대한 국민과 방송·언론매체의 관심은 지난 2012년 런던 올림픽, 2016년 리우 올림픽 때보다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을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도쿄 올림픽 아시아 예선전 한국-태국 경기는 올림픽으로 가는 길목에서 만난 '끝장 승부'였다. 도쿄 올림픽 본선에서는 한일전이 기다리고 있다. 결전의 장소는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1만5천 석)다.

8강 진출은 물론, 메달 획득에 가까이 가기 위해서도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두말할 것 없이 최고 빅매치이자 숙명의 한판이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