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단식 이후 일주일이 지났지만, 롯데의 안치홍이라는 수식어는 아직 어색한 것이 사실이다. 2009년 프로에 입단한 안치홍은 그해 한국시리즈에서 홈런을 쳐내는 등 KIA를 대표하는 얼굴로 빠르게 자리잡은 선수이기 때문이다. 

그랬던 안치홍이 KIA 간판을 내려놓고 롯데로 이적하는 과감한 결단을 하게된 이유에는 데뷔팀 만큼이나 소중했던 자신의 포지션인 2루를 지키기 위한 측면이 강했다.

프로 데뷔 이후 안치홍은 리그를 대표하는 2루수로 성장했다. 2루수임에도 불구하고 두 자릿수 홈런을 때려낸 시즌이 4시즌이나 될 정도로 뛰어난 장타력을 보였다. 펀치력 있는 2루수라는 확실한 색깔은 안치홍을 다른 2루수들과 구분하는 최강점이었다.

데뷔 후 10년 동안 2루수 골든글러브를 세 차례나 수상했을 정도로 안치홍 하면 소속팀 KIA와 함께 리그를 대표하는 2루수를 떠올리는 이들이 많았다. 하지만 2018시즌 이후 '2루수' 안치홍에게 의문부호가 붙기 시작했다.

바로 2루 수비에서 생기는 문제였다. 리그 2루수 중 굴지의 생산력을 자랑하는 안치홍의 타격은 여전히 매력적이다. 하지만, 장타를 쳐내기 위해 벌크업을 통해 체중을 불린 탓에 수비가 다소 둔해졌다는 평가를 받기 시작했다. 확실히 군입대 이전 2루에서 기민한 움직임을 보이던 시절과 비교하면 수비가 많이 약해졌다고 볼 수 있다.

원 소속팀이었던 KIA가 안치홍과의 계약에서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은 것도 수비에서의 문제가 크다. 공격력만 놓고 보면 여전히 리그 2루수 중 1,2위를 다투는 생산력을 보이는 안치홍과의 계약을 미적거릴 이유가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자 롯데는 안치홍에게 주전 2루수 보장해주면서 그 빈틈을 파고들었다. 안치홍 역시 본인의 타격과 함께 2루수 수비 실력 역시 건재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새로운 유니폼을 입는 것을 선택했다.

▲ 안치홍의 최근 3시즌 주요 기록
    
롯데는 지난달 28일, FA 영입 선수인 안치홍의 입단식을 거행했다. 안치홍에게 롯데가 거는 기대가 크다는 것을 방증하는 부분이다.

안치홍 역시 입단식에서 "지난해까지는 체중을 불리는 데 집중했다. 올해부터는 밸런스를 위해 안정적인 몸을 만들기 위해 집중하고 있다"라며, 새로운 팀에서 가벼운 몸상태로 2루 수비에 문제가 없다는 점을 경기를 통해 증명할 것임을 예고했다.

안치홍에게는 2루 수비가 건재함을 증명해야 할 이유는 또 있다. 바로 그의 계약 조건 때문이다. 안치홍은 기존의 FA들이 맺는 4년 계약이 아닌 2+2 계약 조건으로 롯데와 사인했다. 계약서에는 안치홍이 롯데에서 2시즌을 뛰고 난 이후, 선수가 원한다면 자유계약 선수로 조건 없이 시장에 풀어줄 수 있다는 내용이 명시되어 있다.
   
안치홍은 2년 후에도 33세로 여전히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는 나이다. 더구나 보상선수 조건이 없는 자유계약 선수이기 때문에, 안치홍이 지금의 공격력을 유지하고 2루수 수비가 건재함을 증명한 상태라면, FA 시장 대어가 될 가능성도 충분하다.

롯데 역시 안치홍의 전성기 2년을 함께하게 됐다며 주저없이 그에게 FA 계약과 2루수 자리를 내밀었다. 과연 안치홍은 새 둥지 부산에서 2020시즌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그의 검증된 공격력과 함께 다시한번 검증받아야 할 2루 수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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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STAT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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