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올림픽대표팀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한국 23세 이하 축구 대표팀은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 한국 올림픽대표팀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한국 23세 이하 축구 대표팀은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 대한축구협회

 
우승에 만족할 수 없다. 더 높은 목표로 나아가기 위한 내부 경쟁이 기다리고 있다. 김학범호가 오는 7월 개막하는 2020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마지막 옥석가리기에 돌입하려 한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한국 23세 이하(U-23) 축구 대표팀은 지난 26일(한국시각) 태국 방콕의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사우디 아라비아와의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1-0 승리를 거두고, 우승을 차지했다.
 
2020 도쿄올림픽 아시아 예선을 겸한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대회 3위까지 주어지는 본선 티켓을 확보하며, 9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결승에서는 사우디 아라비아를 연장 접전 끝에 물리치고 6전 전승을 기록, 2013년 1회 대회가 시작된 이후 한국 축구 역사상 첫 U-23 챔피언십 우승이라는 결과를 만들었다.
 
전승 우승 원동력, 선수 경쟁-로테이션 시스템
 
사실 시작은 좀 불안했다. 대표팀은 지난해 10월 우즈베키스탄과의 평가전부터 11월 두바이컵까지 경기력에서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수비 불안은 크게 도드라졌고, 베스트 11이 아닌 매 경기 전혀 다른 선발 라인업으로 경기에 나섰다.
 
결과보단 과정이라고 여긴 김학범 감독은 다양한 선수들을 활용하며 테스트에만 전념했다. 확실한 베스트 11이 없는 상황에서 올림픽 본선행에 대한 불안감을 지울 수 없었다.
 
경기력은 좀처럼 올라오지 않았다. 우즈베키스탄과의 평가전서 1승 1패, 두바이컵에서도 우승에 실패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U-23 챔피언십에선 중국, 이란, 우즈베키스탄 등 강호와 죽음의 조에 묶이면서 가시밭길이 예상됐다. 올림픽 본선 진출을 낙담할 수 없었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 김학범 감독은 3~4일 간격으로 열리는 빡빡한 경기 일정에 맞춰 스쿼드 이원화 정책을 내세웠다. 주전을 미리 확정하기보단 상대팀 전술에 따라 가용할 수 있는 최적의 라인업을 구성했다.

특히 선발 명단이 경기 당일에 발표되기에 선수들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했다. 내부 경쟁은 경기력 향상을 이끌었다. 

김학범 감독은 첫 경기 중국전 이후 이란전(7명), 우즈베키스탄전(6명), 요르단전(8명), 호주전(5명), 사우디 아라비아전(3명)에서 다수의 선발 라인업을 바꾸는 로테이션을 감행했다. 등번호 10번 이동경을 후반 조커로 기용하는 용병술로도 큰 재미를 봤다.
 
6경기를 치르면서 제 각각 다른 선수가 결승골을 터뜨릴만큼 김학범 감독의 팔색조 전술은 완벽에 가까웠다. 주전과 비주전의 적은 격차, 선수들에 대한 믿음, 김학범 감독의 유연한 용병술이 맞아 떨어진 결과였다.
 
김학범 감독 김학범 감독은 로테이션을 통해 선수들의 동기부여를 높이고 경쟁을 유도했다.

▲ 김학범 감독 김학범 감독은 로테이션을 통해 선수들의 동기부여를 높이고 경쟁을 유도했다. ⓒ 대한축구협회

  
본격적인 살얼음판 경쟁, 최소 1/3 탈락
 
이제는 올림픽 본선이다. 김학범 감독은 이번 2020 도쿄올림픽에서 8년 전 런던올림픽 동메달 신화를 뛰어넘는 성과를 내겠다고 천명했다.
 
본선에서는 더 강한 상대와 맞붙는다. 치밀한 준비가 필요하다. 이에 앞서 선수들은 도쿄올림픽 본선 최종 엔트리에 들어가기 위한 살얼음판 경쟁을 이겨내야 한다. 축구 선수에게 경쟁은 숙명이다.
 
올림픽 본선 최종 엔트리는 총 18명에 불과하다. 이번 AFC U-23 챔피언십은 23명이었다. 최소 5명은 본선까지 동행할 수 없게 된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소속팀의 차출 반대로 김학범호에 승선하지 못한 이강인, 백승호마저 가세할 경우 경쟁은 더욱 치열해진다.
 
이뿐만 아니다. 23세 이상의 선수를 엔트리에 포함시킬 수 있는 와일드카드가 올림픽 본선부터 적용된다. 올림픽 메달권 입상에 있어 와일드카드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2012 런던 올림픽에서 와일드카드로 선발된 박주영, 김창수, 정성룡은 풍부한 경험과 경기력을 선보이며 사상 첫 동메달 획득에 기여한 바 있다.
 
김학범 감독도 와일드카드를 고려하고 있다. 그는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도 황의조, 손흥민, 조현우를 와일드카드로 적극 활용하며 금메달을 따냈다.
 
와일드카드 3명과 백승호, 이강인의 발탁 가능성을 감안하면 이번 AFC U-23 챔피언십에 출전한 23명 중 13-15명만 본선에 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약 3분의 1은 탈락을 피할 수 없다.
 
이러한 내부 경쟁은 선수들의 동기부여를 높임과 동시에 팀 경기력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김학범 감독의 최종 선택을 받을 기회는 오는 3월과 6월 국제축구연맹(FIFA) A매치 기간에 열리는 평가전이다. 경쟁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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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범호 도쿄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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