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프린세스 : 도둑맞은 공주> 포스터

<더 프린세스 : 도둑맞은 공주> 포스터 ⓒ (주)팝엔터테인먼트

  
기사와 공주가 주인공인 동화를 바탕으로 한 제작물에는 늘 나오는 이야기가 있다. 기사가 위기에 처한 공주를 구하는 장면이 그것이다. 이 고전적 요소는 과거 오랜 시간 사랑을 받긴 했지만, 최근 들어 흐름이 바뀌고 있다. 공주는 위기 속에서 마냥 기사를 기다리지 않는다. 본인 스스로 운명을 개척하고자 한다. 최근 디즈니가 선보인 <모아나>, <알라딘> 속 공주들이 대표적 예라고 할 수 있다. 
 
<더 프린세스: 사라진 공주>는 고전적인 것을 좋아하는 이들과 현대적인 트렌드를 선호하는 이들의 입맛을 동시에 맞춰줄 애니메이션이다. 러시아의 대문호 푸시킨이 쓴 전설적 동화에 기반을 둔 영웅시이자 오페라로 잘 알려진 '루슬란과 류드밀라'를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로맨틱한 기사담과 걸크러시한 공주의 매력을 동시에 보여준다.
  
 <더 프린세스 : 도둑맞은 공주> 스틸컷

<더 프린세스 : 도둑맞은 공주> 스틸컷 ⓒ (주)팝엔터테인먼트

 
지루한 건 딱 질색인 활발한 성격의 공주 밀라는 왕인 아버지 때문에 고민이다. 자신을 도움이 필요한 사람 취급하며 성 밖으로 못 나가게 하는 건 물론 기사들 중 신랑감을 마음대로 정하기로 결정한 것. 이에 밀라는 답답함을 느끼고 몰래 성 밖으로 탈출한다. 하지만 한밤 중 불량배들을 만나 위기에 처하고, 그런 밀라를 한 기사가 구해준다. 어딘가 어설픈 기사 루슬란은 어찌되었건 불량배들을 처치하고 왕국에선 볼 수 없었던 세상을 밀라에게 보여준다.
 
사실 루슬란은 기사 이야기를 연기하는 삼류배우다. 우연히 밀라를 구하면서 얼떨결에 기사라고 거짓말을 해버린 루슬란은 밀라와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회오리 돌풍이 불어와 공주를 납치해 간다. 루슬란은 공주를 납치한 회오리바람이 자신이 연기한 나쁜 마법사 체르노머 이야기와 일치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이를 쓴 친구인 극작가 레스터를 찾아간다.
  
 <더 프린세스 : 도둑맞은 공주> 스틸컷

<더 프린세스 : 도둑맞은 공주> 스틸컷 ⓒ (주)팝엔터테인먼트

 
레스터를 통해 체르노머가 실존하는 마법사라는 걸 알게 된 루슬란은 밀라를 구하기 위해 모험을 떠난다. 이 과정까지는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던 동화 속 기사담과 다를 바가 없다. 왕자 또는 기사는 자신의 사랑을 증명하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공주를 구하기 위해 모험을 떠난다. 이 과정에서 펼쳐지는 마법과 전투는 흥미로운 오락적 요소이며 사랑의 결실은 감정을 한껏 끌어올린다. 
 
이 작품의 특징은 루슬란의 모험과는 별개로 체르노머와 밀라 사이에서 이야기가 펼쳐진다는 것이다. 밀라는 자신을 납치한 체르노머에 저항하고 그의 투명모자를 빼앗아 탈출을 감행한다. 예고편에서 보여준 밀라가 초콜릿, 머핀, 케이크 등 음식들의 모습을 한 괴물요정들과 싸우는 장면은 밀라의 걸크러시한 매력과 현재 디즈니가 추구하는 주체적인 공주상을 보여주며 극적인 쾌감을 더한다.
  
 <더 프린세스 : 도둑맞은 공주> 스틸컷

<더 프린세스 : 도둑맞은 공주> 스틸컷 ⓒ (주)팝엔터테인먼트

 
이런 두 가지 전개는 고전적인 매력과 현대적인 트렌드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아내며 관객들의 마음을 훔친다. 루슬란의 모험은 익숙한 전개를 통해 관객들이 쉽게 느낄 만한 재미를 주고 밀라의 탈출은 신선함을 더한다. 나쁜 마법사에 겁내지 않고 대항하는 모습이나 괴물요정들의 등장에 직접 맞서는 모습은 독창적인 매력을 뽐낸다. 
 
여기에 루슬란의 단짝인 새 버디, 모험의 이정표를 알려주는 귀여운 햄스터 토리, 매직트리를 지키는 똑똑한 마법사 고양이 야옹씨, 판타지 장르의 작품이라면 하이라이트로 보여주는 거대한 용인 매직 드래곤 등 다양한 동물 캐릭터를 통해 시선을 사로잡는다. 동화를 바탕으로 색다른 변주를 시도한 이 애니메이션은 고전과 현대를 동시에 아우르는 넓은 스펙트럼을 지닌 다채로운 매력이 돋보인다 할 수 있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김준모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브런치, 씨네리와인드에도 게재됩니다.
더 프린세스 : 도둑맞은 공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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