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시즌 개봉 한국영화 <남산의 부장들>, <히트맨>, <미스터 주: 사라진 VIP>

설날 시즌 개봉 한국영화 <남산의 부장들>, <히트맨>, <미스터 주: 사라진 VIP> ⓒ 쇼박스, 롯데컬처웍스, 리틀빅픽쳐스

 
비밀리에 임무를 완수하고 험난한 대결을 마다하지 않는 정보기관.

설연휴를 겨냥해 22일 동시 개봉한 <남산의 부장들>, <히트맨>, <미스터 주 : 사라진 VIP> 등 한국영화 3편에서 공통으로 겹치는 부분은 정보기관이다. 첩보 액션 오락영화에서 정보기관은 가장 기본적인 구성 요소에 해당하지만 설날 시즌 한국영화들이 3편이 모두 정보기관을 주요 소재로 활용한 것은 색다르게 다가온다. 
 
물론 정보기관이라고 해서 다 같은 게 아니다. 영화에 나오는 면면은 각각 다르다. 목표로 하는 관객층이 다르다 보니 각기 다른 역할을 한다. 어떤 소재로 활용했느냐에 따라 완성도의 차이도 크다. 중앙정보부와 국정원, 국가정보국 등 영화마다 각기 다른 이름으로 나오는 정보기관들의 모습은 흥행에도 영향을 끼치는 듯하다. 
 
70년대 말 '중앙정보부' 
 
 <남산의 부장들> 한 장면

<남산의 부장들> 한 장면 ⓒ 쇼박스


가장 흥행 전망이 좋은 것은 <남산의 부장들>이다. 개봉일 50%가 넘는 시장점유율을 기록하며 설 흥행 독주를 예고했다. 과거 일간지에 연재됐던 기사를 묶은 동명의 논픽션 베스트셀러를 바탕으로 한 영화 <남산의 부장들>에 나오는 정보기관은 중앙정보부다. 군사독재시절 정치공작의 대명사로 한국 정치의 뒤편에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했고, '남산'으로 불리기도 했다.
 
영화적 상상력을 가미했다고는 해도 실제적인 사건을 중심으로 전개되기 때문에 몰입도가 가장 크다. 한국 현대사의 굵직한 사건이었던 1979년 김형욱 실종과 부마항쟁, 10,26 박정희 암살로 이어지는 과정을 담백하면서도 사실적으로 다루며 영화적 흥미를 높였다.
 
실명을 사용하지 않고 박통(이성민), 김규평(이병헌), 곽용각(곽도원), 박상천(이희준), 전두혁 등의 창작된 이름을 사용하지만 실제인물이었던 대통령 박정희와 경호실장 차지철, 중앙정보부장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 김형욱, 전두환이 명확하게 드러나며 영화 속에서 사용하는 인물들의 이름이 도리어 낯설게 여겨질 정도다.
 
정치 영화에 속하지만 각종 기록과 자료에 근거해 실제 진행된 것으로 보이는 정보기관의 공작을 재현하고 정치사의 이면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중장년층 관객들이 상당히 흥미로워할 것으로 보인다. 영화 속 김규평 중앙정보부장이 대통령을 암살하기로 마음먹게 되는 과정을 밀도 있게 그리면서, 당시 사건의 구체적인 전개를 이해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
 
10.26 사건 당시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의 의중이 잘 그려져 있어 역사적 재평가 작업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다. 앞서 <내부자들>을 통해 한국 사회 문제를 예리하게 그려낸 우민호 감독의 역량이 도드라진다.
 
암살 공작 '국정원'
 
 <히트맨>의 한 장면

<히트맨>의 한 장면 ⓒ 롯데컬쳐윅스

 
<히트맨>에 나오는 정보기관은 국정원이다. 비밀 프로젝트로 암살을 담당했던 전직 요원이 국정원을 나와 웹툰작가로 사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일을 담았다. 웹툰작가로 변신했으나 주목받지 못하며 살아오다 과거 작전 내용을 그리면서 국정원과 테러리스트들에게 쫓기는 신세가 되고, 이내 옛 본능이 살아난다.
 
국가 기밀 프로젝트로 육성된 요원이고 테러단체를 제압하는 일이 주요 업무이다보니 <히트맨>의 국정원은 액션 활극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국정원을 나온 준(권상우)는 자신이 그린 웹툰으로 인해 테러단체 등에 쫓기지만, 가족들을 지키기 위해 몸을 사리지 않는다.
 
<히트맨>에 나오는 국정원 요원들은 거칠다. 국정원 실무 책임자는 요원들을 심하게 질책하고 냉혈한 모습을 보인다. 일선에서 테러단체와 맞서는 국정원의 모습을 그리고 있으나 코미디영화를 지향하면서 다소 희화화되는데, 이 때문에 후반부로 갈수록 매끄럽게 융합되지 못하는 것은 단점이다.
 
위험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튀어나오는 웃음 코드는 적절한 양념 구실을 하기도 하지만, 반대로 극의 긴장감을 떨어뜨리는 요소로도 작용한다. 초반에 무게감 있게 그려지는 정보기관 요원 활약이 테러범들과의 대결 과정에서 우왕좌왕하는 모습으로 비치는 것은 아쉽다. 
 
권상우의 연기는 과거 명절 연휴의 단골 영화 속 주인공이었던 성룡의 액션-코미디를 연상시킨다. 국정원과 테러범이 나오지만 결과적으로 가족애를 강조하는 영화다. 

VIP 경호 '국가정보국'
 
 <미스터주: 사라진 VIP> 한 장면

<미스터주: 사라진 VIP> 한 장면 ⓒ 리틀빅픽쳐스

 
<미스터주 : 사라진 VIP>는 특사로 파견된 VIP 경호임무를 맡은 국가정보국 에이스 요원 태주(이성민)가 중심인물이다. 하지만 임무 해결사로 동물들이 등장하다 보니 정보기관은 주변부적으로 묘사된다. 여기에 코미디가 강조되면서 국가정보국 요원들은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며 웃음을 유발하는 요소로 더 부각된다. 
 
인간이 동물의 말을 알아듣고 동물들과 대화하면서 사건의 실마리를 찾아가는 판타지 성격이 가미된 영화인데, 동물들의 활약이 강조되면서 영화의 외피를 두르고 있는 국가정보국은 소모적으로 사용됐다. 세 편의 한국영화에 나오는 정보기관 중 국가정보국이 가장 약한 모습으로 비쳐진다. 첨단기계와 모니터 등으로 꾸며진 공간만 정보기관임을 강조할 뿐이다.
 
가족영화에 방점이 찍혀 있긴 하나, 감독의 전작이 <또 하나의 가족>과 <재심> 등 사회문제를 통찰하는 날카로운 영화였음에도 <미스터주 : 사라진 VIP>에선 이전 작품들에서만큼의 힘이 느껴지지 않아 아쉬움이 남는다. 
 
개봉일 관객도 경쟁작 중 가장 저조한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다만 초등학생 이상 자녀들과 부담없이 볼 수 있는 영화라는 점에서 설날 흥행 반전 가능성도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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