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이영희 씨와 이시언 양

엄마 이영희 씨와 이시언 양 ⓒ 박경미

 
댄스스포츠를 추는 소녀들의 이야기 '땐뽀걸즈'가 지난 2017년에는 다큐멘터리로, 그 다음해에는 드라마로 방송됐다. 거제를 배경으로 한 다큐와 드라마는 댄스스포츠를 통해 아이들이 겪는 이야기, 각자가 짊어진 성장의 무게를 보여줬다. 거제에 땐뽀걸즈가 있다면, 당진에는 '땐뽀걸'이 있다. 낭랑 17세 땐뽀걸 이시언 양이다.

지금은 댄스스포츠를 하지만 시언 양은 어릴 때부터 발레, 방송댄스 등 무용을 해왔다. 6살 때부터 발레를 했던 시언 양에게 당시 무용은 취미가 아니라 자신의 건강을 위해서였다. 예정된 날짜보다 5주나 일찍 태어나 인큐베이터에서 자랐던 그는 몸이 많이 약했다. 봄, 가을이면 병원에 입원하기 일쑤였기에 엄마 이영희씨는 딸의 건강을 바라며 운동을 시켰다.
 
 중학교 1학년 댄스스포츠 중등반을 시작하고 첫 공연에 섰다.

중학교 1학년 댄스스포츠 중등반을 시작하고 첫 공연에 섰다. ⓒ 박경미

 
하이힐 동경해 댄스스포츠 입문

하이힐을 동경하며 학원에 들어선 그는 낮은 힐을 신고 시작했다. 초반에는 힘들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5년 동안 이어 갔다. 댄스스포츠에는 시언 양의 내면을 건드리는 무언가가 있었다.

"제가 춤을 추는 모습을 보고 사람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이 좋았어요. 심사위원이 출전 선수들 한 명 한 명 눈을 맞추며 심사하는데 심사위원이 내 눈을 피하면 '내가 이겼다!' 하는 생각이 들죠. 심사위원의 무표정한 얼굴을 웃는 얼굴로 만들거나 리듬을 타면 희열을 느껴요!"
 
 엄마 이영희 씨와 대회에 출전한 딸 이시언 양이 기념사진을 찍었다.

엄마 이영희 씨와 대회에 출전한 딸 이시언 양이 기념사진을 찍었다. ⓒ 박경미

 
춤추며 고민과 갈등도 많아

시언 양은 댄스스포츠 중에서도 차차차, 쌈바, 룸바, 파소 도블레, 자이브 등의 라틴댄스 5종을 춘다. 지도자는 시언 양의 룸바를 매력적이라 뽑았지만 정작 자신은 차차차를 좋아한단다. 그는 "차차차는 음악의 템포가 빨라 흥이 난다"고 말했다. 좋아하기에 오랫동안 댄스스포츠를 해올 수 있었지만 그에게도 고민의 시간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시언 양은 학교 수업이 끝나면 학원으로 달려가고, 주말에도 연습에 매진한다. 여가를 즐길만한 시간이 없으니 쉼 없이 5년간 달려온 길에 브레이크가 서고 만다고. 발목을 다치는 등 부상도 입고, 또한 한 학년으로 올라갈수록 진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미래를 고심하는 딸을 보면서 엄마 이 씨도 고민했다. 미술을 전공한 이 씨는 딸에게 예술은 힘들다고 말리지도, 댄스스포츠를 강요하지도 않았다. 고민하는 딸에게 이 씨는 기다림이라는 답을 줄 수 밖에 없었다.

"언젠가 딸이 '엄마가 날 좀 잡아주면 내가 많은 고민하지 않고 춤을 계속 할 수 있을 텐데'하는 이야기도 했었죠. 하지만 무엇이든 억지로 하게 할 수는 없어요. 저도 대학 시절 그림을 공부하다 결혼하고 아이를 키우면서 그림을 못하게 됐어요. 10년 동안 놓은 붓을 다시 쥐며 제가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사는 것처럼, 딸도 하고 싶은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엄마 이영희씨)
 
 이시언 양(가운데)이 대회에서 댄스스포츠를 추고 있다.

이시언 양(가운데)이 대회에서 댄스스포츠를 추고 있다. ⓒ 박경미

 
"승부욕, 실력, 성실 겸비"

많은 갈등 끝에 시언 양은 댄스스포츠를 자신의 미래로 삼기로 결정했다. 시언 양은 긴 고민 끝에 3년간 열심히 하면 댄스스포츠로 대학도 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할 수 있는 데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당찬 포부로 시언 양은 지난해 12월 국제대회인 2019 ADC 코리아오픈 댄스스포츠 챔피언십 월드 오픈 프로암 쇼댄스 챔피언십에서 최고상인 특상을 수상키도 했다.

오랫동안 시언 양을 지도하고 곁에서 지켜봐 온 류경희드림댄스의 류경희 원장은 "시언이는 목표를 위해 힘든 것을 참아내고 성실하게 해왔다"며 "콩쿠르에서 훈격으로 금상 위에 특상이 있는데, 여러 차례 특상을 수상할 만큼 또래 학생들 중에서도 손에 꼽히는 실력을 가졌다"고 강조했다.

"이젠 다른 길로 새지 않아요. 열심히 댄스스포츠에 집중해 대학도 가고, 대학교수도 하고 싶어요. 큰 꿈을 갖고 춤을 추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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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지역 주간 신문사인 <당진시대>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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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당진시대 박경미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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