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자이언츠 성민규 신임 단장

롯데자이언츠 성민규 신임 단장 ⓒ 연합뉴스

 
작년 시즌 최하위 롯데 자이언츠가 성민규 신임단장을 중심으로 빠르고 과감한 개혁을 단행하고 있다. 이미 허문회 1군 감독과 래리 서튼 2군 감독, 행크 콩거(한국명 최현) 배터리 코치 등을 선임하며 코칭스태프 구성을 마친 롯데는 2차 드래프트와 트레이드, FA계약을 통해 내년 시즌 전력을 착실히 꾸려가고 있다. 특히 지난 6일 FA 2루수 안치홍 영입은 야구 팬들을 놀라게 하기 충분한 대형 이벤트(?)였다.

실제로 안치홍 영입과 전준우 재계약을 통해 롯데의 야수진은 몰라보게 탄탄해졌다. 롯데의 최대 약점으로 꼽히던 안방엔 장타력을 갖춘 지성준이 첫 풀타임 시즌을 준비하고 있고 1루 전주우, 2루 안치홍으로 이어지는 강타자들로 내야진을 구성했다. 내야 수비를 이끌 유격수 자리에는 빅리그 4년 경력의 딕슨 마차도가 합류한다. 3루수와 중견수만 자리를 잡으면 롯데의 야수진은 어느 팀에게도 밀리지 않을 전망이다.

아드리안 샘슨과 댄 스트레일리, 박세웅, 노경은이 나설 선발진도 우려보다는 기대치가 높다. 무엇보다 작년 시즌 3선발이었던 김원중이 올해 5선발 후보가 됐다는 사실은 그만큼 롯데 선발진이 강해졌다는 방증이다. 하지만 몰라보게 강해진 타선과 선발진에 비해 불펜진의 높이는 작년과 비교해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과연 롯데 불펜진은 올 시즌 롯데의 승리를 지켜낼 만큼 안정감을 뽐낼 수 있을까.

마무리 손승락과 셋업맨 구승민의 부진, '총체적 난국'을 불러오다

롯데는 작년 시즌 타고투저의 흐름이 크게 떨어졌음에도 4.87의 팀 평균자책점으로 10개 구단 최하위에 머물렀다. 그리고 불펜 평균자책점 역시 4.67로 9위에 그치며 별반 나을 게 없는 성적을 나타냈다. 실제로 작년 시즌 롯데가 기록한 16세이브는 9위 한화 이글스(28개)보다도 12개나 적은 리그 최하위였던 반면에 승리를 날려 버린 블론세이브는 리그 3위(16개)였다. 작년 시즌 롯데 불펜은 '총체적 난국'이라는 한마디로 요악할 수 있다.

롯데 불펜의 부진은 마무리 손승락의 부진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2017년 37세이브, 2018년 28세이브를 기록하며 롯데의 뒷문을 든든히 지켰던 손승락은 작년 시즌 단 9세이브에 그쳤다. 작년 시즌이 시작하기 전 오승환(삼성 라이온즈, 277개)과의 통산 세이브 격차가 15개에 불과했던 손승락은 끝내 오승환을 추월하지 못했다. 손승락은 오승환이 KBO리그로 복귀한 올 시즌부터 다시 동일선상에서 경쟁을 해야 한다.

2018년 7승 4패 14홀드 평균자책점 3.67을 기록하며 일약 롯데 불펜의 희망으로 떠올랐던 구승민도 1년 만에 추락을 경험했다. 구승민은 작년 시즌 41경기에서 1승 4패 2세이브 6홀드 ERA 6.25로 부진했고 4월 28일 두산 베어스전에서는 정수빈의 등을 향해 시속 148km짜리 빠른 공을 던지며 비난 여론에 휩싸이기도 했다. 믿었던 셋업맨 구승민의 부진은 불펜 전체의 난조로 이어졌다.

그나마 노장 고효준이 2승 7패 15홀드 ERA 4.76으로 분전한 가운데 롯데는 미래를 책임질 좌완 불펜요원을 키워내지도 못했다. 삼성 시절이던 2014년과 2015년 불펜에서 쏠쏠한 활약을 했던 박근홍은 1승1홀드 ERA 6.11로 제 몫을 해주지 못했고 정태승(1경기 ERA 27.00)과 차재용(9경기 ERA 3.72)도 1군에서 자리를 잡지 못했다. 한국 나이로 37세 시즌을 보낸 노장 고효준이 무려 75경기에 등판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불펜 투수들의 부진이 이어진 가운데 그나마 롯데 팬들에게 위안을 줬던 선수는 롯데의 새로운 셋업맨 진명호와 시즌 중반 손승락 대신 임시 마무리로 활약했던 박진형이었다. 60경기에 등판한 진명호는 3승 2패 9홀드 ERA 3.41로 투구 내용만 보면 2018년의 구승민을 능가하는 활약을 펼쳤다. 시즌 초반까지 어깨 통증으로 고전했던 박진형 역시 41경기에서 2승 1패 5세이브 5홀드 ERA 4.02를 기록하며 한창 좋았던 2017년 후반기의 구위를 어느 정도 회복했다.

전력 보강 없이 기존 선수들 성장과 분발에만 기대는 롯데 불펜

롯데는 작년 시즌이 끝난 후 윤길현과 박근홍, 송창현, 송주은, 오영욱 등을 방출했다. 그리고 LG 트윈스에서 방출된 통산 121승의 좌완 장원삼과 대타로 프로 데뷔전을 치렀던 우완 신동훈을 영입했다. 하지만 롯데는 작년 11월 2차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 지명권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외야수 최민재 한 명만을 지명한 채 일찌감치 철수했다(당시 2차 드래프트에는 이보근, 김세현, 변진수 등 즉시전력감으로 꼽힌 경험 많은 불펜 투수가 많았다).

FA시장에서도 안치홍을 영입하고 야수인 전준우와 재계약한 롯데는 안치홍에 대한 보상선수로 우완투수 김현수를 KIA 타이거즈에 내줬다. 김현수는 작년 1군 6경기에서 1패 ERA 1.42를 기록했던 장래가 촉망되는 유망주 투수다. 설상가상으로 FA 고효준과의 협상이 결렬된 롯데는 '사인 앤 트레이드'로 고효준을 놓아 줄 수 있다고 선언했고 마무리 손승락과의 FA 협상에도 난항을 겪고 있다.

이미 박근홍을 방출한 롯데가 고효준과의 계약에 이르지 못하면 좌완 불펜은 사실상 '전멸'이나 다름 없어진다. 작년 상무에서 1승 1패 3홀드 ERA 2.66을 기록했던 2014년 신인 드래프트 1차 지명 출신 유망주 김유영이 있지만 김유영의 1군 통산 성적은 91경기 1패 1세이브 5홀드 ERA 5.36에 불과하다. 아직 프로 데뷔 첫 승도 올리지 못한 젊은 투수에게 이명우와 강영식, 고효준이 했던 역할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이적 확률이 높지 않아 재계약이 유력한 마무리 손승락이 올해 30대의 마지막 시즌을 맞는 것도 롯데에게는 큰 불안요소다. 이미 작년 시즌 큰 에이징 커브(나이에 따른 기량저하)를 경험했던 손승락이 39세 시즌에 반등에 성공하지 못한다면 허문회 감독의 불펜 운용 계획은 크게 어긋날 수밖에 없다. 롯데에는 손승락을 제외하면 커리어 내내 시즌 10세이브 이상을 기록했던 마무리 경험이 있는 투수가 한 명도 없기 때문이다. 

결국 롯데 불펜이 살아나기 위해서는 작년 활약이 좋았던 셋업맨 진명호를 비롯해 구승민,박진형 등 상대적으로 젊은 투수들이 동시에 분발해 줘야 한다. 여기에 김원중, 서준원, 윤성빈 등 5선발 경쟁에서 탈락한 투수가 불펜에서 뜻밖에 적성(?)을 찾는다면 롯데에겐 큰 호재가 될 것이다. 하지만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시즌이 개막할 때까지 별다른 보강을 하지 못한다면 롯데는 불안하기 짝이 없는 불펜을 거느린 채 시즌을 시작해야 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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