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의 늪에 빠져있는 토트넘이 '무패 우승'을 노리는 리버풀을 상대로 반전을 노린다. 토트넘은 12일(한국시간) 오전 2시 30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리버풀과 2019-2020 프리미어리그 22라운드 홈 경기를 치른다.

주제 무리뉴 감독이 이끄는 토트넘은 최근 3경기 무승의 부진에 케인, 은돔벨레, 요리스 등 핵심 자원들의 줄부상까지 겹치며 위기에 봉착해있다. 계속된 수비불안으로 리그와 FA컵에서 약팀들을 상대로도 고전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만 11골을 넣었던 토트넘의 주포 해리 케인은 빨라도 내년 3~4월에나 복귀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며 그야말로 비상이 걸렸다. 지난해 11월 무리뉴 감독이 새로 부임한 이후 팀의 최대 위기다.

지난 연말 첼시전 퇴장으로 3경기 출장 정지를 받았던 손흥민은 최근 징계를 마치고 그라운드에 복귀했지만 미들즈브러와의 FA컵 경기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경기력만 선보이며 아쉬움을 남겼다. 토트넘의 최근 부진이 사실상 손흥민의 퇴장 사건을 전후로 시작된 데다, 그가 케인의 공백으로 당분간 에이스 역할을 맡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책임감이 더 무거울 수밖에 없다.

토트넘이 연이은 악재 속에서 만나게 될 상대는 무패 기록 중인 리버풀...

안팎으로 악재가 겹친 상황에서 토트넘이 만나야 할 상대는 '최강' 리버풀이다. 명장 위르겐 클롭 감독이 이끄는 리버풀은 올 시즌 압도적인 전력으로 프리미어리그 선두를 질주 중이다. 20경기에서 19승 1무(승점 58) 무패라는 경이적인 전적을 기록 중이며 2위 레스터시티와의 승점 차가 무려 13점이나 된다. 사실상 올 시즌 프리머이리그 우승은 이미 예약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리버풀은 내친김에 무패 우승과 EPL 역대 최다승점 기록에도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에서는 2003-2004시즌 당시 아르센 벵거 감독이 이끌던 아스널이 티에리 앙리, 데니스 베르캄프 등 호화 전력을 앞세워 26승 12무(승점 90)의 성적으로 EPL 유일의 무패우승을 달성한 바 있다. 아스널은 무패우승 기간을 포함하여 이듬해인 2005년까지 무려 '49경기 연속 무패' 기록도 보유하고 있다.

한 시즌 최다승점은 2017-18시즌 우승팀이던 맨체스터 시티가 기록한 100점(32승 4무 2패)이다. 당시 맨시티는 지금의 리버풀과 같이 20라운드까지 치른 시점에서 승점 58점을 기록한 바 있다. 현재의 페이스라면 리버풀이 아스널의 승점을 넘어서는 것은 유력하고 맨시티의 기록까지 추월할 가능성도 있다. 리버풀은 최근 EPL와 UCL(유럽챔피언스리그) 외에도 클럽월드컵과 FA컵까지 병행하는 빡빡한 일정상 2~3군까지 기용하는 로테이션을 가동하고도 좀처럼 흔들림 없는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제 축구 팬들의 관심사는 리버풀의 우승이나 최다 승점 여부보다도 남은 기간 동안 과연 어느 팀이 리버풀의 무패 행진을 저지할 수 있을지에 더 모아지고 있다. 무패우승은 타 리그(이탈리아 유벤투스, 포르투갈 FC포르투)에서도 종종 나왔지만, 팀간 전력이 평준화되어있고 이변이 많은 프리미어리그에서는 더욱 나오기 어려운 기록으로 평가받는다. 제아무리 천하의 리버풀이라도 시즌 끝까지 무패 기록을 지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최근 리버풀로 이적한 미나미노 다쿠미(일본)와 손흥민간의 '프리미어리거 한일전'도 양국 축구 팬들 사이에 뜨거운 관심을 모으는 대목이다. 잘츠부르크(오스트리아)에서 황희찬의 팀 동료로 활약했던 미나미노는 최근 이적시장에서 리버풀로 팀을 옮겨 큰 화제를 모았고 에버턴과의 FA컵에서 데뷔전까지 치렀다. 일본인 선수로는 맨유에서 활약했던 카가와 신지 이후 오랜만에 프리미어리그 정상권 클럽에서 활약하는 선수가 되어 일본 팬들의 기대가 뜨겁다. 프리미어리그 정상급 공격수로 성장한 손흥민과의 비교도 뜨거운 이슈가 되고 있다.

미나미노는 이적 이후 아직 눈에 띄는 활약은 보여주지 못했고, 피르미누-마네-살라로 이어지는 리버풀의 공격진이 워낙 두터운 탓에 당분간은 주전경쟁에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클롭 감독은 미나미노의 잠재력에 높은 평가를 내리고 있어서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클롭은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하던 시절부터 차두리, 지동원, 이영표, 카가와 신지 등과 인연을 맺으며 아시아 선수들에 대한 평가가 우호적인 편이다.
 
 토트넘 손흥민

토트넘 손흥민 ⓒ AFP/연합뉴스

 
리버풀전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부분은 역시 무리뉴 감독의 '손흥민 활용법'이다. 케인이 없는 지금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가장 확실한 득점원이다. 포체티노 감독은 케인이 없을 때 종종 손흥민을 공격수로 기용하여 재미를 봤다. 지난해 챔피언스리그에서 토트넘이 케인없이도 토너먼트에서 강호 맨시티-아약스 등을 제압하며 결승까지 올라갈 수 있었던 이유다.

하지만 무리뉴 감독은 포체티노와 달리 손흥민을 스트라이커로 여기지 않고 있다. 손흥민은 역습과 공간침투에 강점이 있지만, 케인처럼 정통 9번형 선수와는 거리가 멀다. 무리뉴 감독이 선호하는 스트라이커는 헤딩과 몸싸움, 포스트플레이에 능한 타깃맨이다. 문제는 현재 케인이 빠진 토트넘의 스쿼드에 더 이상 정통 스트라이커라고 할만한 자원이 없다는 점이다. 리버풀전에서 무리뉴 감독이 어떤 전술적 변화를 들고나올지 주목되는 부분이다.

그나마 수비라인을 깊숙이 내렸던 미들즈브러와 달리, 공격적인 축구를 펼치는 리버풀은 오히려 손흥민의 장점을 더 살릴 수 있다는 게 기대되는 부분이다. 손흥민도 에이스라면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해결해줄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현재 6위(승점30)에 머물고 있는 토트넘은 리버풀전마저 무너지면 순위가 다시 중위권으로 추락하며 사실상 빅4 재진입이 어려워질 수 있다. 무리뉴도 감독교체 직후의 허니문 기간과 비교하면, 최근 경직된 전술과 경솔한 언론플레이로 연이어 도마에 오르며 조금씩 이전 클럽에서 보여줬던 단점들이 재현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서 불안감을 키운다. 어쩌면 손흥민과 무리뉴, 그리고 토트넘에게 있어서 모두 중대한 전환점이 될 수도 있을 리버풀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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