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금요일 금요일 밤에>의 한 장면

tvN <금요일 금요일 밤에>의 한 장면 ⓒ CJ ENM

 
<아이슬란드 간 세끼> <라끼남> 등 유튜브를 통해 공개하는 짧은 예능으로 파격적인 실험을 진행한 나영석 PD가 이번엔 아예 6개의 숏폼(Short-Form) 코너로 구성된 옴니버스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지난 10일 첫 방송된 tvN <금요일 금요일 밤에>(이하 <금금밤>)는 그간 동시간대를 장식했던 기존 나PD표 예능과는 다른 형식을 취한다.

보통 90분 안팎의 분량을 지닌 <신서유기> <강식당> <삼시세끼>에 익숙했던 시청자의 입장에선 이질감을 느낄 만큼 <금금밤>은 기존 TV 예능이 지닌 고정관념 중 하나인 방송시간(60~120분 안팎)을 파격적으로 줄였다. tvN 채널에서 방송되지만 15분 내외 짧은 길이의 영상으로 제작하면서 유튜브 웹예능에 최적화 시킨 것.

이서진, 이승기, 은지원, 송민호 등 그간 나PD와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춘 출연진 외에도 장도연, 박지윤, 홍진경 등 다양한 예능인들로 판을 구성한 <금금밤>은 신선함과 익숙함이 어우러져 첫 방송을 마무리 지었다. 

15분 짜리 웹예능 모음집 형식
 
 tvN <금요일 금요일 밤에>의 한 장면

tvN <금요일 금요일 밤에>의 한 장면 ⓒ CJ ENM

 
사실 1개의 프로그램 속에서 여러 개의 잘게 쪼개진 코너를 담는 방식은 이미 오래 전부터 존재했다. 8090세대에게 친숙한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개그콘서트> 등)을 비롯해, 과거 주말 저녁을 장식했던 예능 프로그램들 역시 다양한 코너를 개설해 시청자들의 시선을 모았다. 하지만 <금금밤>은 고전 예능보단 최근의 유튜브에 더욱 집중한 화법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최근 유튜브, 네이버TV는 온라인 플랫폼에서 인기를 얻는 웹 드라마, 웹 예능의 상당수는 10~15분 정도의 짧은 길이로 제작된다. 이는 출퇴근길, 일상 속 휴식시간에서 잠깐의 휴식을 취하는 동안 부담없이 시청할 수 있는 분량이기도 하다. 플레이리스트의 각종 웹 드라마 시리즈나 <워크맨>과 <와썹맨> 등 방송사에서 제작한 웹 전용 콘텐츠는 시청자들의 이용 습관을 분석해 여기에 맞춘 내용으로 큰 성공을 거뒀다.  

유튜브의 등장은 분명 방송국을 위협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미디어 환경이 바뀌고 있는 상황에서 누군가는 기존 방식을 고집해 프로그램을 제작하는가 하면, 또 다른 이는 변화에 발맞춰 다양한 시도를 하기도 한다. 

나영석 PD의 선택은 일단 전자와 후자의 절충으로 보인다. <신서유기>를 통해서는 과거 KBS < 1박2일 >의 향수를 자극하는 전형적인 버라이어티 예능을 고수하는가 하면, <아이슬란드 간 세끼> <라끼남>을 통해 의외의 실험을 단행하기도 했다. 

15분짜리 예능 <금금밤>은 새로운 시도이지만 출연진과 코너 내용 면에선 기존 예능의 색깔을 어느 정도 유지한다. 그간 나 PD표 예능에 자주 나왔던 예능인 위주의 출연진은 익숙하지만, 1개 코너가 마무리 될 무렵엔 우측 하단 화면에 곧이어 방영될 다음 내용의 썸네일을 보여주는 것은 유튜브를 떠올리게 하는 시도다.

안타까운 점, 재미 및 내용의 편차는 컸다
 
 tvN <금요일 금요일 밤에>의 한 장면

tvN <금요일 금요일 밤에>의 한 장면 ⓒ CJ ENM

 
아쉽게도 6개 각기 다른 코너의 연결 과정은 썩 매끄러운 편은 아니었다. '신기한 과학나라'와 '신기한 미술나라'처럼 묶어도 될 만한 코너를 제외하면 나머지 방송 내용은 딱히 큰 연관성을 발견하기 어려웠다.  

김상욱(물리), 양정무(미술) 교수를 모시고 진행되는 '신기한 00나라' 시리즈는 MBC <서프라이즈> '음모론'(?)에 심취한 은지원의 기상천외한 질문으로 큰 웃음을 자아냈다. 유튜브상에서도 자주 접할 수 있는 전문가 콘텐츠의 유머 버전으로 봐도 무방할 만큼, 2개의 코너는 기존 TV 예능과 다른 화법으로 관심을 이끌어냈다. 별도의 웹예능으로 제작하더라도 충분한 경쟁력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향후 방영분에 대해서도 큰 기대를 걸 만 했다. 

5년 만에 나영석 PD 예능에 출연한 이승기의 '체험 삶의 공장'는 형식적인 측면에선 연예인들의 일터 체험이라는 익숙함이 먼저 등장한다. 대신 이승기와 일반인 출연자들의 예측 불허 입담에 힘 입어 나름의 차별화 지점을 마련한다. 

반면 홍진경이 중심이 된 '아주 특별하고 비밀스런 내 친구네 레시피'와 나PD도 동행한 '이서진의 뉴욕뉴욕'은 흔한 쿡방, 먹방 예능이나 여행 프로그램과 큰 차이를 보여주지 못한다. 박지윤이 출연한 '당신을 응원합니당'은 초등학교 유도 선수들의 대회 출전기를 통해 가슴 뭉클함을 선사한다. 하지만 최근 방송 중인 MBC 예능 프로그램 <편애중계>를 떠올리게 만들기도 했다.

한편 '신기한 미술나라' 방송 도중 고 김환기 화백을 소개하면서 등장한 출생년도 자막 오류(1913년을 1931년으로 잘못 표기)는 정보성 콘텐츠를 다룬 프로그램임을 감안하면 향후 동일한 실수가 벌어지지 않아야 할 옥에 티였다.

호불호가 나눠졌지만... 변화의 시도는 계속되어야
 
 tvN <금요일 금요일 밤에>의 한 장면

tvN <금요일 금요일 밤에>의 한 장면 ⓒ CJ ENM

 
일단 <금금밤>의 첫 회 시청률은 3.0%(닐슨코리아 유료가구플랫폼 전국 기준)으로 앞서 방영된 <신서유기7>이 기록한 5~6%대의 수치에 비해선 다소 낮게 나타났다. 새로운 시도는 분명 진입장벽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나쁘지 않은 결과물이다

일방향 미디어인 TV가 쌍방형 미디어인 유튜브를 따라 가려다 보니 아쉬운 점도 있을 수밖에 없다. 유튜브에는 다양한 콘텐츠가 있지만, 사용자의 패턴에 맞춘 알고리즘에 기반해 어느 정도 연결고리가 있는 콘텐츠들을 선별해 제공한다. 그러나 이는 TV 프로그램에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관심 시청자층이 천차만별인 코너들을 1개의 프로그램에 모두 집어넣다보니 코너별 일관성이나 재미, 흥미, 타깃 시청자층이 따로 움직이는 형식이 되고 말았다. 90분 남짓한 방영시간 동안 다채로운 변화를 보여준다는 긍정적인 요소는 반대로 일부 시청자 입장에선 채널 고정의 인내심을 저하시킬 수 있는 약점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기존 방식에 안주하지 않고 변화를 추구하는 제작이라는 점에서 <금금밤>의 파격은 시청자 및 방송 종사자 모두 주목할 만하다. 향후 tvN 및 나영석PD표 예능뿐만 아니라 기존 TV 예능이 나아갈 방향, 생존 전략을 마련하는 초기 과정으로 바라본다면 <금금밤>은 등장 자체만으로도 큰 의미를 부여해도 좋을 것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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