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 포스터

영화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 포스터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아주 오랜 과거부터 많은 공동체들 안에서는 늘 세대교체가 이루어졌다. 하나의 공동체를 이끌던 지도자들이 나이가 들면서 점차 쇠락해가면, 그 뒤를 이을 누군가를 찾아 가장 적절한 이에게 그 권한과 책임을 넘긴다. 하지만 그 과정은 수월하지 않다. 실제 역사적으로 공동체를 이끌던 지도자의 자녀 중 뛰어난 한 사람이 그 자리를 차지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후계자를 찾는 과정에서 누군가는 탈락하면서 패배의 아픔을 맞기도 한다. 그래서 그 과정에서 여러 후계자들은 때론 서로 대립하고 다투기도 하고, 때론 더 각별해지기도 한다. 

모든 공동체는 그런 갈등의 과정을 겪으면서 성장을 해 나가고, 적절한 후계자를 찾지 못한 공동체는 몰락을 향해 간다. 기본적으로 가장 기본적인 대립 관계인 선과 악이나, 정치적인 측면에서 진보와 보수가 있듯이 대부분의 공동체에서도 개개인들은 자신의 생각에 따라 어떤 한쪽을 선택하고 그 길로 나가야 한다. 그 과정에서 후계자로 양성되는 개인들이 자신의 진정한 길을 선택하게 되기까지는 꽤나 고통스러운 혼란을 겪게 된다. 갈등 끝에 선택을 하게 되면, 누군가는 앞선 지도자의 뒤를 이어 공동체를 이끌고 또 다른 누군가는 그 공동체와 대립하는 존재가 되기도 한다. 

스카이워커 인물들의 연대기를 담은 시리즈 <스타워즈>
 
 영화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 장면

영화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 장면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영화 <스타워즈> 시리즈는 아나킨 스카이워커, 루크 스카이워커, 레아 스카이워커 등 스카이워커 일가들의 연대기를 담은 시리즈다. 우리에게 익숙한 사극 속 왕족의 이야기를 SF 장르를 빌려 영웅 서사와 함께 덧붙여 구성한 <스타워즈> 시리즈는 1977년 첫 편이 나온 이래 꾸준히 제작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전체 시리즈를 볼 때, 가장 최근에 나온 트릴로지인 에피소드 7, 8, 9는 쇠락한 루크와 레아 스카이워커가 다음 세대에게 자신들의 짐을 조금씩 넘겨주는 과정을 담고 있다. 

애초 루크(마크 해밀)와 레아(캐리 피셔)의 아버지인 아나킨은 기존의 자신의 공동체에 반하는 선택을 한다. 영화 속 다크 사이드로 점점 빠져드는 그는 결국 시리즈 최악의 악당인 다스 베이더가 된다. 이후 시리즈 속에 등장하는 많은 제다이들은 그들이 가진 포스를 이용하여 공동체를 지키고 중심이 되어 이끌어나갈 좋은 지도자를 찾지만 번번이 실패하고 만다. 우주 공동체들을 위협하는 시스의 존재는 루크가 구세주처럼 새로운 지도자로 등장한 이후 그 위협적인 힘이 없어진 것처럼 보였다. 그렇게 영화에서 강조하는 포스의 균형이 공동체들의 평화를 가져온다고 믿었다. 

기존의 지도자의 자리를 차지했던 루크와 레아는 결국 나이가 들어 다시 다음 세대를 위한 준비를 해야 했다. 영화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는 그들이 자신들의 뒤를 이을 새로운 영웅을 찾는 과정을 마무리짓는다.

시리즈 초반 무수히 많이 등장했던 제다이들은 한 명 밖에 남지 않았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인물 중 포스를 다룰 줄 아는 인물은 마지막 제다이로 등장하는 레이(데이지 리들리)와 그리고 다크 사이드로 빠져든 카일로 렌(아담 드라이버)다. 레이와 카일로 렌 모두 루크의 후계자로서 그들이 앞으로 나아갈 길을 찾으려 애쓴다. 시리즈 내내 그들은 심리적으로 불완전한 모습을 보인다. 젊은 세대 중 유일하게 포스를 사용하는 영웅에 가까운 그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상대방을 자신의 영역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애쓴다. 

기존 지도자와 같이 혼란을 겪는 젊은 제다이들
 
 영화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 장면

영화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 장면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젊은 세대들이 감정적 혼란을 겪는 동안, 그들의 스승인 루크 또한 혼란을 겪는다. 과거 공동체에게 잠깐의 성공을 안겼던 그는 그를 이을 제다이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지만, 유능한 제자였던 카일로 렌을 다크사이드로 이끄는 결과에 충격을 받는다. 시리즈 내내 그는 그의 선택을 후회하지만, 결국 새로운 제자 레이를 받아들이고 교육시키는 루크는 마지막에 자신들의 제자를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 그가 레이를 믿고 이끄는 모습은 이번 영화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레이는 그 기운에 따라 포기하지 않고 카일로 렌을 계속 자신의 공동체로 돌아오도록 싸우고 또 싸운다. 

영화 속 레아 장군이 이끌고 있는 저항군은 무너지기 일보 직전이다. 많은 사람들이 시스의 조종을 받는 퍼스트 오더에 희생되었고, 남은 사람들은 힘겹게 전쟁을 끝내기 위해 노력한다. 초반에는 레아를 중심으로 저항군이 움직이지만 영화가 중반을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공동체를 이끄는 무게 중심이 다른 인물들에게 옮겨간다. 포(오스카 아이작)와 핀(존 보예가)은 저항군의 중심에서 전투에 나서 그 공동체 사람들이 대항할 수 있는 기운을 만든다. 그들에게 제다이와 같은 포스는 없지만 그들이 가진 의지는 그 공동체를 하나로 뭉치게 만든다. 

영화의 말미에 포와 핀, 그리고 레이가 함께 끌어안는 장면이 있다. 그들이 맡은 역할을 각자 다르지만 그들은 루크와 레이, 한 솔로(해리슨 포드) 등이 앞장서 이끌었던 그 공동체를 그대로 이어받아 계승하는 데 성공한다. 결국 그들이 중심이 되는 과정을 그린 <스타워즈> 시리즈는 기존 지도자들의 장엄한 퇴장과 함께 새로운 세대가 등장해 자신의 자리를 잡아가는 과정을 장중하게 그린다. 

공동체의 방향을 결정하는 제다이의 선택

공동체의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제다이의 선택은 늘 두 가지였다. 어두운 쪽을 선택할지, 밝은 쪽을 선택할지를 힘을 수련하는 과정에서 고민하게 된다, 레이도 어두운 힘에 끌리지만 카일로 렌도 밝은 힘에 끌린다. 자신의 방향을 결정하고 나아가려 하지만, 마음속의 두려움은 그 전진을 막는다. 그들이 자신들의 포스로 연결되거나 직접 만나서 대결하는 순간들은 자기 자신이 끌리는 반대편의 힘으로 끌려가지 않기 위한 대립각이기도 하고, 상대방을 자신의 영역으로 끌어들이려는 과정이기도 하다. 그들 각자의 보이지 않는 설득은 상대방을 어느 정도 그들의 힘에 이끌리게 만든다. 즉, 레이는 어두운 힘 쪽으로 한 발 다가서고, 카일로는 밝은 힘 쪽으로 한 발 다가선다. 

어쩌면 모든 공동체를 올바른 방향으로 한 발 더 나아가게 하는 건, 내부의 갈등 과정일지도 모른다.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그 힘이 균형을 이룰 때, 약간의 갈등 끝에 좀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간다. 우리 사회 속에서 정치적 갈등이 늘 있듯이 누구나 한쪽 방향을 선택하고 그에 맞는 지도자를 선택해 나아간다. <스타워즈> 시리즈는 그 갈등을 절대 선과 절대 악으로 표현했지만, 결국 그 둘 사이의 적절한 지점을 찾아낼 때 그 공동체가 가지는 힘이 더욱 강력해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

사실 새로운 트릴로지의 마지막 편으로서 무언가 대단한 것을 보여주지는 못했다고 느끼는 관객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스카이워커 일가의 이야기를 마무리한다는 측면에서 시리즈는 같은 톤을 유지하며 웅장하고도 장엄한 전개를 흐트러지지 않고 전개했다. 과거 시리즈의 등장인물은 루크, 레아, 랜도, 한 솔로, 추이 등을 모두 등장시켜 기존 팬들에게 작별인사를 하면서 이전 세대가 훌륭하게 공동체를 이끌 다음 세대들을 찾았다는 것을 마지막 유일하게 남은 제다이의 모습으로 담는다. 

성공적인 세대교체를 알리며 장중히 퇴장하는 시리즈
 
 영화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 장면

영화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 장면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과거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이번 시리즈의 마지막 편에서도 캐릭터의 비밀이 드러나는 순간이 있는데, 그건 사실 이번 시리즈에서 중요한 부분은 아니다. 그 비밀이 어떤 것이든 각 캐릭터들이 겪는 갈등은 그 비밀에 영향을 받지 않고 개인의 선택이 결말로 이어지기 때문에 크게 충격적으로 느껴지지 않기도 하다. 

영화 속 가장 긴장감 넘치는 장면은 바로 레이와 카일로 렌의 광선검 대결이다. 영화 내내 부딪히는 캐릭터를 연기하는 데이지 리들리와 아담 드라이버는 상대방의 힘에 이끌리는 두 캐릭터의 모습을 광선검을 휘두르는 몸으로 표현해 냈다.  그리고 또 다른 주인공인 <스타워즈> 특유의 음악과 현란한 전투 장면이 영화의 마지막까지 이어지며 마무리되는 시리즈의 아쉬움을 느끼게 한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동근 시민기자의 브런치, 개인 블로그에도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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