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종료까지 30초가 남은 상황에서 스코어는 0-0. 이대로 끝난다면 남은 조별리그 2경기와 토너먼트에서의 진행에 차질이 빚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그 순간 마지막 기회가 찾아왔다. 하프라인 부근에서 김진규가 수비 뒤로 침투하던 이동준을 보고 로빙패스를 시도했다. 패스를 받은 이동준은 침착하게 수비수 한 명을 제치고 왼발 슛을 시도했다. 이동준의 발을 떠난 볼은 중국의 골문을 갈랐고 그렇게 결승골이 되었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23세이하(U-23) 대표팀은 9일(한국시각) 태국 송클라의 틴술라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AFC U-23 챔피언십 C조 조별리그 1차전 중국과의 경기에서 종료직전 터진 이동준의 결승골로 1-0의 승리를 거뒀다.

90분 내내 고전... 부산 듀오가 승리 이끌어

전방에 오세훈을 중심으로 엄원상, 김대원, 이동경을 투입하며 다득점을 통해 승리를 거두고자 했던 대표팀은 첫 경기에 대한 부담감 탓이었을지 경기 내내 무기력했다.

김동현과 맹성웅이 위치한 3선에선 패스 줄기가 원활히 돌아가지 못하면서 공격의 전개가 매끄럽지 못했다. 2선에 포진한 김대원, 엄원상, 이동경을 중심으로 한 연계플레이는 상대의 두 줄 수비에 공간을 만들어내지 못했고 전방에 포진한 오세훈이 제공권과 피지컬을 바탕으로 중국의 수비와 경합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오히려 느슨한 압박과 벌어진 간격으로 인해 중국에게 실점 위기를 맞이하기도 했다. 전반 21분 중국 장위닝에게 첫 번째 실점위기를 맞은 대표팀은 전반전에만 중국에게 3차례 날카로운 슈팅을 허용해 실점 위기를 맞이하는 등 수비진의 불안감 속에 전반전을 마쳤다.

후반전 들어 김학범 감독은 시작과 함께 맹성웅을 빼고 김진규를 투입해 중원에 변화를 주고자 했지만 유효슈팅 한번 기록하지 못했고 오히려 중국의 역습 속에 위기 상황이 이어지기 일쑤였다.

그런 상황에서도 김학범 감독은 김대원, 엄원상을 대신해 이동준과 정우영을 투입하는 등 끝까지 승리를 향한 집념을 보여줬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선수들의 체력저하가 나타나면서 교체 카드가 좀처럼 빛을 보지 못하는 결과가 계속 이어져갔다.

그렇게 시간은 흘렀고 정규시 간이 지나 추가 시간도 3분 가운데 2분 30초가 지난 상황. 모두가 무승부를 생각하고 있던 순간 김진규의 발에서 대표팀의 마지막 공격이 전개됐다. 김진규가 하프라인 부근에서 침투하던 이동준을 보고 길게 로빙패스를 찔러줬다. 이 볼을 받은 이동준은 침착하게 수비수 한 명을 제치고 슈팅 기회를 만들었고 그대로 왼발 슛을 시도해 득점으로 연결시키면서 무기력한 무승부로 끝날 뻔한 경기를 승리로 이끌었다.

부산의 승격을 이끈 듀오가 2020년 한국 축구의 첫 승을 이끈 순간이었다. 날카로운 로빙패스를 찔러준 김진규는 지난시즌 부산 아이파크에서 32경기에 출전해 4골 3어시스트를 기록하는등 22세의 나이로 부산의 주전으로 활약했다.

결승골을 기록한 이동준은 지난 시즌 전 경기에 출전하는 등 K리그 2 MVP에 오르는등 역시 최고의 한 해를 보냈는데 두 선수는 지난 시즌 K리그 2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소속팀 부산을 올시즌 K리그 1 무대로 승격시키는 데 큰 역할을 수행했다.

이 두 선수의 활약은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U-23 대표팀 차출로 이어졌고 김진규는 김학범 감독이 원하는 대표팀의 공격전개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면서 김학범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고 이동준 역시 결승골로 김학범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9회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에 도전하는 한국축구의 첫 발은 아슬아슬 그 자체였다. 그런 문을 부산의 승격을 이끈 두 선수가 활짝 열었던 중국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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